PADO
국제정세, 경제, 기술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현장의 목소리와 흐름을 전달합니다. 복잡한 글로벌 이슈를 쉽게 풀어내 독자들이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코너입니다.
국제정세, 경제, 기술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현장의 목소리와 흐름을 전달합니다. 복잡한 글로벌 이슈를 쉽게 풀어내 독자들이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코너입니다.
총 726 건
트럼프 행정부는 불과 두 달 만에 존슨 행정부가 베트남 정책에서 겪었던 5년의 과정을 모두 질주해 지나갔다. 개입, 확전, 답답한 교착 상태, 그리고 협상까지다. 이제는 닉슨 행정부의 영역에 들어섰다. 처음에는 거친 위협을 쏟아내고, 이어 만족스럽지 못한 합의를 통해 빠져나와야 할 필요성을 점차 깨닫는 단계다. 이러한 속도가 유지된다면 이란 개입은 몇 달 안에 끝날 것이며, 그 무렵이면 잘잘못을 따지는 논쟁이 이미 시작돼 있을 것이다. 물론 어떤 역사적 유비(類比)도 완벽하지 않으며, 이란과 베트남의 분쟁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점이 많다. 지역도 다르고, 작동하는 이념도 다르며, 기간은 훨씬 짧고, 미국 지상군 투입이나 징병도 없으며, 행정부 교체도 없고, 첨단 군사기술이 활용되는 등 여러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두 분쟁의 구조에는 주목할 만한 대칭성이 존재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역시 마찬가지로 한국전쟁과 구조적으로 대칭적이다. 그리고 구조는 정책결정자들의 선택을 제약하기 때문에, 이러한 패턴을 인식하는 것은 전쟁이 어떻게 끝날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미국과 중국 간의 차가운 무역 전쟁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승리하고 있는 것 같진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중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큰 기대를 모았던 정상회담을 가졌을 때, 무역 전문가들은 더 많은 것을 기대했다. 양측은 관세를 조율하고 농산물을 교환하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전반적으로 겉치레만 요란했을 뿐 실속은 별로 없었다. 이번 정상회담은 미국이 중국에 요구 사항이 있을지라도 중국은 더 이상 미국의 파트너들을 공개적으로 달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줬다. 트럼프식 관세 위협이 중국의 대규모 미국 제품 구매를 축하하는 서명식으로 이어지던 시대는 지났다. 수년간 강력한 제조업을 구축한 중국은 자신만의 경제적 무기를 갖게 되었다. 중국을 너무 세게 때리면 그들은 상대국이 의존하는 핵심 부품의 공급을 차단하여 상대국의 산업을 무너뜨릴 것이다. 그 위협은 전 세계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과 유럽 국가들도 중국에 의해 입은 상처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미국조차 중국의 위협에 위축된 것처럼 보인다면 더 약한 다른 국가들에게 어떤 희망이 있겠는가? 현재로서는 각국이 공격을 중지하면서 상황이 안정적인, 심지어 평온한 것처럼 보인다.
수 세대에 걸쳐 미국식 자본주의는 기술 발전, 생활 수준 향상, 막대한 부를 창출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제도, 전문지식, 엘리트에 대한 광범위한 불신, 심하게 양극화된 정치, 그리고 기업과 정부 간의 적절한 균형에 대한 합의 부족이 두드러진다. 미국 자본주의는 기로에 서 있다. 한 길은 역사적 기회로 이어진다. 이 길을 가려면 생산성을 높이고 널리 공유되는 번영을 창출하며 나아가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인공지능(AI) 및 청정 기술과 같은 혁신을 지속적으로 발견하고 활용해야 한다. 다른 길에는 경제적 승자와 패자 사이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포트홀이 파여 있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수십 년 동안 미국이 장려했던 제품, 자본, 인력 및 아이디어의 세계적인 흐름을 차단하기 위해 미국이 세우고 있는 장벽으로 인해 길이 좁아져 있다. 미국인들은 혁신, 세계화, 경쟁의 힘에 대해 불안과 회의감을 점점 더 표출하고 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소득, 부 및 기회의 성장을 경험하지 못했거나 자신들의 자녀가 이를 경험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정상에 너무 오래 머문 챔피언이 그러하듯 리튬이온 배터리는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스마트폰부터 전기차, 드론에 이르기까지 수십 년 동안 모든 기기에서 선호되는 배터리로 자리 잡으면서, 리튬이온 배터리의 설계는 에너지 밀도와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수없이 수정되었다. 하지만 과학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성능 향상이 이론적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말한다. 아무리 뛰어난 모델이라도 추운 날씨에는 쉽게 방전되거나 용량이 빠르게 감소하며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배터리의 경우 자연발화하는 일도 발생한다. 이와 동시에 배터리 수요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2026년에 판매되는 자동차의 30%는 전력을 리튬이온 배터리에 의존하는 전기차(EV)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미국의 가정과 기업들은 기록적인 수의 대용량 배터리를 설치했다. 컨설팅 기업 우드매켄지에 따르면 2030년 말까지 배터리 설치량은 거의 40% 증가할 수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에 맞설 훌륭한 대안이 절실한 상황이다. 재료과학의 발전 덕분에 마침내 몇몇 대안이 가시화되고 있다.
1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다보스포럼 참석자들에게,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국가들은 더 이상 각자 따로 협상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가 식탁에 앉아 있지 않다면 . 우리는 메뉴 위에 올라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 표현은 시대의 분위기를 정확히 포착했다. 각국 수도와 국제회의 현장에서 중견국들은 갑작스럽게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싱크탱크 보고서와 신문 칼럼들은 인도를 핵심 '스윙 스테이트'로 묘사하고, 브라질·인도네시아·사우디아라비아·튀르키예를 성공적인 헤징 전략의 모델로 내세우며, 호주·캐나다·유럽·일본·한국에는 더 긴밀히 공조하고 미국 의존도를 낮추라고 촉구한다. 새로운 용어들도 뒤따랐다. 전략적 자율성(strategic autonomy), 다중정렬(multialignment), 미니래터럴리즘(minilateralism), 가변적 기하(variable geometry) 같은 표현들이다. 일반적인 해석은 이러한 움직임이 다극화 세계의 도래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즉, 미국은 지배력을 잃어가고 있다, 나머지 국가들의 부상은 서방 중심 질서의 대안을 만들어냈다, 기존의 위계질서는 중간 규모 국가들이 협상하고 중재하며 강대국들을 서로 견제하게 만드는 보다 느슨한 체제로 대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휴대폰은 아폴로 우주선을 달로 안내했던 거대한 컴퓨터보다 메모리 용량이 200만 배 더 크고 수천 배 더 빠르다. 이처럼 놀라운 크기 축소는 트랜지스터를 점점 더 작게 만들 수 있는 인류의 능력 덕분에 가능했다. 각 트랜지스터는 모든 컴퓨팅의 기본 언어인 1과 0 사이를 전환할 수 있는 미세한 스위치이다. 트랜지스터 수십억 개가 반도체라고 불리는 작은 실리콘 칩에 집적된다. 칩 하나에 더 많은 트랜지스터가 들어갈수록 더 많은 논리 회로 및 메모리 회로를 담을 수 있으며, 더 많은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첨단 반도체는 단언컨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이다. 지난 5년 동안 반도체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지정학적 발화점으로 떠오르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러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반도체를 제조하려는 모든 국가나 기업은 단 하나의 기업 ASML에 의존하고 있다. 2020년 BBC가 "비교적 덜 알려진 네덜란드 기업"이라고 불렀던 ASML은 직경 30cm 웨이퍼에 트랜지스터 수십억 개를 집적하는 데 필요한 정밀도로 칩에 트랜지스터를 새길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장비를 만든다.
루스벨트 몬타스는 도미니카공화국의 작은 산골 마을에서 자랐다. 12번째 생일을 이틀 앞두고 그의 어머니는 그를 뉴욕으로 데려왔고, 그곳의 한 의류 공장에서 최저임금을 받는 일자리를 구했다. 몇 년 후 그가 고등학교 2학년이었을 때, 아파트 건물에 사는 이웃 몇몇이 책 한 무더기를 버렸다. 그중 하나는 소크라테스 대화록의 양장본이었다. 몬타스는 그 책을 집어 들었고 소크라테스는 그의 삶을 바꿔놓았다. 고등학교 시절의 은사 한 분 덕분에 몬타스는 컬럼비아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으며, 이곳 학생들은 학교의 '코어 교육과정'을 통해 서구 문명의 훌륭한 고전들을 접하게 된다. 그곳에서 몬타스는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저작을 접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자신의 내면 깊은 곳을 탐구하면서 내 자신의 내면에 접근할 수 있는 언어를 주었다. 의심과 혼란으로 가득 찬 감정의 광야였던, 미국에서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되어가던 내 자신의 성장기를 탐험할 수 있는 모델과 일련의 질문들을 주었다. " 몬타스는 회고록에 썼다. 역설적으로 몬타스는 아우구스티누스로 인해 기독교 신앙을 잃었지만 철학에 대한 믿음을 얻게 되었다.
보병에게 좋았던 시대는 한번도 존재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오늘날은 특히 비참하다. 우크라이나 동부의 양측 드론이 만들어낸 '킬존' 안에서는, 자신이 치명적인 비디오게임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다. 지난 2월, 도네츠크의 도시 미르노흐라드에 아직 남아 있던 소수의 전우들과 합류하려 했던 우크라이나 병사들은 은밀히 숨어 있는 조종사들이 운용하는 러시아 드론 때문에 차량 이동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숲을 통해 조심스럽게 잠입해야 했다. 그 과정에는 몇 주가 걸릴 수도 있었다. 그리고 몇 달 동안 빠져나오지 못할 수도 있었다. 그 후유증은 수년간 이어질 수도 있다. 전선에서 돌아온 병사들은 전투지역에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어도 창문을 가리고 불빛을 어둡게 유지한다.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과잉경계와 과잉각성 상태에 갇힌 채, 드론 소리만 들어도 공포와 무력감을 느낀다. 그들은 걸어가면서도 위를 올려다본다. 미르노흐라드를 둘러싼 전투가 지리하게 이어지는 동안, 또 다른 강대국의 전쟁에서 미국과 이스라엘 전투기들은 이란을 마음대로 폭격하고 있었다.
헬렌 마틴은 자신의 여행사 고객을 위해 싱가포르에서 며칠 밤을 보내고 말레이시아 랑카위로 향하는 2027년 초 일정의 꿈같은 신혼여행을 막 예약한 참이었다. 그리곤 이란 전쟁이 터졌다. 치솟는 항공유 비용이 업계 전반의 항공권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일정은 축소되었다. 이제 그 행복한 커플의 여행 계획은 보류 상태다. "고객분께서는 가격이 내리는지 두고보고 싶어하십니다. " 영국 소재 트래블카운슬러 소속 상담원인 마틴은 말한다. 일생에 단 한 번뿐인 호화로운 여행부터 저렴한 유럽 주말 휴가에 이르기까지, 항공권 가격 상승은 호황을 누리던 글로벌 여행 시장의 기세를 꺾을 위협이 되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아주 많이 들어요. " 마틴은 덧붙였다. "사람들은 기대치를 낮추거나 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죠. " 수십 년 동안 지속적으로 낮아진 상대적 비용 덕분에 과거 가장 부유한 사람들의 전유물었던 항공 여행은 서양의 대부분 가정이 이제 1년에 최소 한 번은 휴가철 비행을 기대할 정도로 흔한 것이 되었다.
내항(內港)을 둘러싼 방어 네트가 열리자 검은 지느러미를 가진 포식자가 미끄러지듯 빠져나온다. 몇 분 뒤 열린 바다에 도달한 그것은 크게 숨을 내쉰 뒤 열대 수면 아래로 모습을 감춘다. 괌의 아프라항을 출항한 미 해군 애너폴리스 함은 바다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 중 하나로, 태평양의 지배권을 둘러싸고 중국, 러시아와 조용하지만 점점 격화되는 경쟁에 나서고 있다. 군함은 시끄럽다. 트럭처럼 굉음을 내며 움직인다. 그러나 핵추진 공격잠수함은 다르다. 테슬라 차량처럼 낮게 윙윙거릴 뿐이다. 수개월 동안 애너폴리스 함 승조원 145명(기자가 방문했을 당시 여성은 1명이었다)은 인공 조명과 재활용 공기로 가득한 초현실적 세계 속에서 살아간다. 외부와 거의 단절된 채, 창문 없는 우주선처럼 숨 막히는 암흑 속을 가로지르는 것이다. 핵추진 덕분에 항해를 제한하는 주요 요소는 연료도, 공기도, 담수도 아니다. 식량이다. 이 같은 공학의 경이로움은 그래서 과적된 캠핑카처럼 출항한다. 바나나는 배관에 매달려 있고, 땅콩버터 병은 좌석 쿠션 틈 사이에 쑤셔 넣어진다.
준 잠비하는 전형적인 '악바리'였다.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의 많은 이들처럼 그는 비공식적인 기업가로서 옷을 팔았고, 2018년 그의 수입은 심하게 요동쳤다. 어느 때는 한 달에 400달러(56만 원)를 벌다가 다음 달에는 60달러(8만 원)를 버는 식이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저축하거나, 돈을 빌리거나, 다음 주 이후의 어떤 일에도 전념하기 어렵게 만들어 계획을 세우는 것을 거의 불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일자리의 80% 이상이 비공식적인 케냐에서는 치열하게 닥치는대로 일하는 것이 유일한 옵션이었다. 준은 나의 회사 와소코(Wasoko)에 텔레세일즈 상담원으로 합류했다. 와소코는 소규모 상점과 대규모 제조업체를 연결하는 B2B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다. 그의 초봉은 옷을 팔아 가장 많이 벌었던 달보다 적었지만 처음으로 예측 가능해졌다. 그는 다음 달과 그다음 달에 자신의 계좌에 얼마가 들어올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승 궤도가 있었다는 점이다. 경력이 성장할 수 있었다. 와소코에 합류한 것은 준에게 월급뿐만 아니라 경력을 주었다.
집산주의의 모범이었던 스웨덴이 거친 개인주의로 전환하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스웨덴은 국영 병원, 학교, 요양원을 통해 요람에서 무덤까지 국민의 삶을 관리하는 고세금, 고지출 정부의 대명사였다. 더는 그렇지 않다. 인구 1100만의 북유럽 국가 스웨덴은 조용히 자본주의를 받아들였다. 오늘날 1차 의료 기관의 거의 절반이 민영이며 그중 다수는 사모펀드 회사가 소유하고 있다. 고등학교의 3분의1이 사립인데 이는 2011년의 20%에서 증가한 수치이다. 사학법인들은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다. 스웨덴의 경험은 미국을 포함한 다른 선진국에게 좋든 나쁘든 교훈을 준다. 미국에서는 뉴욕시의 조란 맘다니 시장이 보편적 보육 및 시영市營 상점과 같은 스웨덴식 국가중심 모델의 일부를 모방하고자 하고 있다. 자본주의적 변신은 스웨덴이 최근 몇 년간 소수의 산업화 국가만이 해낸 일, 바로 국가의 규모를 줄이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이는 정부가 세금을 대폭 인하할 수 있게 했으며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기업가 정신과 경제 성장의 급증을 촉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