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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세, 경제, 기술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현장의 목소리와 흐름을 전달합니다. 복잡한 글로벌 이슈를 쉽게 풀어내 독자들이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코너입니다.
국제정세, 경제, 기술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현장의 목소리와 흐름을 전달합니다. 복잡한 글로벌 이슈를 쉽게 풀어내 독자들이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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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월 24일 새벽 1시경,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심란한 전화를 받았다. 몇 개월에 걸쳐 우크라이나 국경에 10만이 넘는 침략 병력을 집결시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마침내 침공 명령을 내린 것이다. 라브로프는 이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불과 며칠 전 푸틴은 고통스러울 정도로 어설픈 분위기에서 TV에 중계된 연방 안전보장회의에서 돈바스(러시아와 맞닿은 우크라이나 동부의 산업 지역)에서 독립을 선언한 두 개 지역을 국가로 인정하는 데 대한 장관들의 견해를 물었지만 누구도 푸틴의 본심을 눈치채지 못했다. 소수의 측근과만 상의를 하는 경향이 있는 푸틴이 라브로프와 상의 없이 외교 정책을 결정하는 건 드문 일이 아니었다. 이로 인해 러시아의 외교적 입지가 약화되는 경우에도 이를 개의치 않았다. 그런데 이번은 달랐다. 문제의 전화로 라브로프는 침공 시작 전에 러시아의 침략 계획을 알게 된 극소수의 일원이 됐다. 크렘린의 고위급 인사들은 모두 그날 아침 푸틴이 T
미국 정부는 2022년 8월 공포한 '반도체 및 과학법'에 따라 자국 반도체 산업의 부흥을 위해 520억 달러를 투입한다. 반도체를 발명한 곳은 미국이고 반도체의 디자인과 생산 공정에 여전히 미국산 소프트웨어와 장비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대부분은 주로 동아시아에서 생산된다. 그러나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게다가 미국 정부는 중국의 첨단 컴퓨터 기술 확보를 막기 위해 대대적인 규제를 펼치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 생산 능력의 향상이 국가안보 차원에서도 중요한 과제가 됐다. 최첨단 기술이 들어간 프로세서는 미국에서 전혀 생산할 수 없다(주로 대만에서 생산된다)는 사실은 상황을 보다 심각하게 만든다. 반도체 및 과학법이 인지하고 있듯 미국의 반도체 생산 능력을 재건하는 데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세계 최대의 프로세서 칩 생산업체인 TSMC, 삼성, 인텔 모두 미국에 새로운 반도체 생산 시설을 지을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돈을 투입하는 것만으로는 문제의
미국 정부는 2022년 8월 공포한 '반도체 및 과학법'에 따라 자국 반도체 산업의 부흥을 위해 520억 달러를 투입한다. 반도체를 발명한 곳은 미국이고 반도체의 디자인과 생산 공정에 여전히 미국산 소프트웨어와 장비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대부분은 주로 동아시아에서 생산된다. 그러나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게다가 미국 정부는 중국의 첨단 컴퓨터 기술 확보를 막기 위해 대대적인 규제를 펼치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 생산 능력의 향상이 국가안보 차원에서도 중요한 과제가 됐다. 최첨단 기술이 들어간 프로세서는 미국에서 전혀 생산할 수 없다(주로 대만에서 생산된다)는 사실은 상황을 보다 심각하게 만든다. 반도체 및 과학법이 인지하고 있듯 미국의 반도체 생산 능력을 재건하는 데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세계 최대의 프로세서 칩 생산업체인 TSMC, 삼성, 인텔 모두 미국에 새로운 반도체 생산 시설을 지을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돈을 투입하는 것만으로는 문제의
"저는 국가에 기여하는 기분을 주는 도전을 좋아합니다. 다른 할 수 있는 사업도 많았지만 인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무언가를 만들 때 더 큰 만족을 느낍니다." 가우탐 아다니가 2011년 주간지 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가 일군 인도 굴지의 재벌 기업 아다니 그룹의 여정은 지난 1월 예기치 못한 상황과 맞닥뜨렸다. 한 투자기관이 그룹의 재무상태를 비판했고 그 여파로 그룹 상장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한 것이다. 아다니 그룹과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긴밀한 관계인데다가 모디 총리의 경제 성장 야심이 크다보니 전문가들은 인도 정부도 잘못된 길로 인도 경제를 몰고 가는 건 아닐까 의문을 품는다. 힌덴버그 리서치가 아다니 그룹에 대한 보고서를 낸 지(1월 24일) 2주가 지났지만 그 여파는 아직 가라앉을 줄 모른다. 미국 소재의 이 투자회사는 가치가 과대평가됐다고 여기는 기업의 주식을 공매도하여 수익을 내는데 아다니 그룹이 계열사 주가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아다니 그룹은 이를
"저는 국가에 기여하는 기분을 주는 도전을 좋아합니다. 다른 할 수 있는 사업도 많았지만 인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무언가를 만들 때 더 큰 만족을 느낍니다." 가우탐 아다니가 2011년 주간지 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가 일군 인도 굴지의 재벌 기업 아다니 그룹의 여정은 지난 1월 예기치 못한 상황과 맞닥뜨렸다. 한 투자기관이 그룹의 재무상태를 비판했고 그 여파로 그룹 상장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한 것이다. 아다니 그룹과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긴밀한 관계인데다가 모디 총리의 경제 성장 야심이 크다보니 전문가들은 인도 정부도 잘못된 길로 인도 경제를 몰고 가는 건 아닐까 의문을 품는다. 힌덴버그 리서치가 아다니 그룹에 대한 보고서를 낸 지(1월 24일) 2주가 지났지만 그 여파는 아직 가라앉을 줄 모른다. 미국 소재의 이 투자회사는 가치가 과대평가됐다고 여기는 기업의 주식을 공매도하여 수익을 내는데 아다니 그룹이 계열사 주가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아다니 그룹은 이를
2020년 4월, 모스크바 외곽의 주코프스키 공항에서 화물기 하나가 수단의 수도 하르툼을 향해 이륙했다. 서류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재의 RN트레이딩이란 기업이 하르툼에 보내는 진저브레드 쿠키 2만8000킬로그램이 실려 있다고 써있었다. 당시 화물기는 별다른 관심을 끌지 않았다. 사실 문제의 화물(레인지로버 12대의 무게에 맞먹는다)는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보내는 것이었다. 프리고진은 러시아 정부의 지원을 받는 케이터링 사업가이자 전세계의 독재자에게 무력을 제공하는 사설 용병부대의 창시자다. 프리고진은 오랫동안 그 존재 자체를 부인했지만 '바그너 그룹'이라 불리는 이 용병부대는 러시아 정부의 비공식 대외정책 도구로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전쟁을 수행한 바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상당한 좌절을 겪으면서 바그너 부대의 중요성이 점차 더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프리고진은 그 대가로 천연자원의 사용 승인을 얻어내곤 했다. 미국 정부에 따르면 그는 시리아, 수단, 중앙아프리카공
2020년 4월, 모스크바 외곽의 주코프스키 공항에서 화물기 하나가 수단의 수도 하르툼을 향해 이륙했다. 서류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재의 RN트레이딩이란 기업이 하르툼에 보내는 진저브레드 쿠키 2만8000킬로그램이 실려 있다고 써있었다. 당시 화물기는 별다른 관심을 끌지 않았다. 사실 문제의 화물(레인지로버 12대의 무게에 맞먹는다)는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보내는 것이었다. 프리고진은 러시아 정부의 지원을 받는 케이터링 사업가이자 전세계의 독재자에게 무력을 제공하는 사설 용병부대의 창시자다. 프리고진은 오랫동안 그 존재 자체를 부인했지만 '바그너 그룹'이라 불리는 이 용병부대는 러시아 정부의 비공식 대외정책 도구로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전쟁을 수행한 바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상당한 좌절을 겪으면서 바그너 부대의 중요성이 점차 더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프리고진은 그 대가로 천연자원의 사용 승인을 얻어내곤 했다. 미국 정부에 따르면 그는 시리아, 수단, 중앙아프리카공
우크라이나 남부의 도시 헤르손을 영원히 점령하겠다고 호언장담하던 러시아 군대는 점령한 지 8개월이 된 작년 11월, 헤르손을 포기하고 드네프르강을 넘어 남쪽과 동쪽으로 철수해버렸다. 러시아군이 헤르손의 박물관에서 약탈한 대량의 문화재도 함께였다. 헤르손의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미술품이 인근의 크름반도로 반출됐다.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무력으로 병합한 곳이다. 크름 지역의 한 미술관 관장은 약탈 미술품이 자신의 미술관에 "보관"돼 있다고 자유유럽방송(RFE)에 말했다. 하지만 헤르손의 민속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스키타이, 사르마트, 고트, 그리스(모두 러시아 제국 등장 수백 년 전 흑해와 아조프해 부근에 살던 민족이다)의 고대 공예품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헤르손 과학도서관의 귀중한 장서 수백 권도 행방이 묘연하다. 우크라이나의 소장품 관리자와 큐레이터들은 사라진 소장품의 행방과 그 손실 규모를 파악 중이다. 이들은 러시아의 미술품 약탈을 나치 독일의 만행에 비견
우크라이나 남부의 도시 헤르손을 영원히 점령하겠다고 호언장담하던 러시아 군대는 점령한 지 8개월이 된 작년 11월, 헤르손을 포기하고 드네프르강을 넘어 남쪽과 동쪽으로 철수해버렸다. 러시아군이 헤르손의 박물관에서 약탈한 대량의 문화재도 함께였다. 헤르손의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미술품이 인근의 크름반도로 반출됐다.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무력으로 병합한 곳이다. 크름 지역의 한 미술관 관장은 약탈 미술품이 자신의 미술관에 "보관"돼 있다고 자유유럽방송(RFE)에 말했다. 하지만 헤르손의 민속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스키타이, 사르마트, 고트, 그리스(모두 러시아 제국 등장 수백 년 전 흑해와 아조프해 부근에 살던 민족이다)의 고대 공예품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헤르손 과학도서관의 귀중한 장서 수백 권도 행방이 묘연하다. 우크라이나의 소장품 관리자와 큐레이터들은 사라진 소장품의 행방과 그 손실 규모를 파악 중이다. 이들은 러시아의 미술품 약탈을 나치 독일의 만행에 비견
모든 군대는 전장을 아군에게 유리하게 형성한다. 페르시아의 왕 다리우스 3세는 기원전 331년 알렉드로스 대왕과 일전을 벌이면서 그의 군대가 진군할 것으로 예상한 지역에 마름쇠를 뿌려놓았다. 연합군은 1944년 독일군 지휘부가 연합군이 노르망디가 아닌 파드칼레에 상륙할 계획이라고 속이기 위해 모형 비행기와 모형 상륙정을 사용했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도 그런 시도를 했다. 러시아 전차가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향해 진격하기 한 시간도 안된 시점에, 러시아 해커들이 우크라이나군이 의존하는 위성통신 시스템을 먹통으로 만들었다. 우크라이나의 사이버보안 기관의 수장 빅토르 조라는 당시 러시아 사이버공격의 결과로 "전쟁 초기에 정말 심각한 통신 손실"을 입었다고 작년 3월 말했다. 서방의 전직 안보기관 관계자는 당시 공격이 "1~2년에 걸쳐 매우 진지한 준비와 노력"을 요했으리라고 평했다. 전장을 유리하게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쟁에서 꼭 이기는 건 아니다. 연합군의 경우는 승리했
모든 군대는 전장을 아군에게 유리하게 형성한다. 페르시아의 왕 다리우스 3세는 기원전 331년 알렉드로스 대왕과 일전을 벌이면서 그의 군대가 진군할 것으로 예상한 지역에 마름쇠를 뿌려놓았다. 연합군은 1944년 독일군 지휘부가 연합군이 노르망디가 아닌 파드칼레에 상륙할 계획이라고 속이기 위해 모형 비행기와 모형 상륙정을 사용했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도 그런 시도를 했다. 러시아 전차가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향해 진격하기 한 시간도 안된 시점에, 러시아 해커들이 우크라이나군이 의존하는 위성통신 시스템을 먹통으로 만들었다. 우크라이나의 사이버보안 기관의 수장 빅토르 조라는 당시 러시아 사이버공격의 결과로 "전쟁 초기에 정말 심각한 통신 손실"을 입었다고 작년 3월 말했다. 서방의 전직 안보기관 관계자는 당시 공격이 "1~2년에 걸쳐 매우 진지한 준비와 노력"을 요했으리라고 평했다. 전장을 유리하게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쟁에서 꼭 이기는 건 아니다. 연합군의 경우는 승리했
(This article was produced by and originally published in Noema Magazine.) 2022년 6월, 구글의 한 엔지니어가 자사의 AI 챗봇을 인간이라 선언해 논란이 됐다.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기반으로 만든 람다(LaMDA)가 그 주인공인데 어떤 글귀를 입력하면 그 다음에 나올 가능성이 높은 단어를 예측하도록 설계돼 있다. 사람이 하는 대화는 예측하기 어렵지 않다. 그래서 LLM을 사용한 AI 시스템은 어떻게 하면 대화를 그럴싸하게 이어나갈 수 있는지 쉽게 추론할 수 있다. 람다의 예측은 매우 훌륭해 문제의 구글 엔지니어 블레이크 르모인(Blake Lemoine)은 이 AI가 진짜 영혼을 가진게 아닐까 생각하기 시작했다. 르모인의 이야기에 대한 반응은 다양했다. 어떤 이는 기계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비웃었다. 이번 LLM은 사람이 아니지만 나중에 등장할 LLM은 사람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반응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