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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세, 경제, 기술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현장의 목소리와 흐름을 전달합니다. 복잡한 글로벌 이슈를 쉽게 풀어내 독자들이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코너입니다.
국제정세, 경제, 기술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현장의 목소리와 흐름을 전달합니다. 복잡한 글로벌 이슈를 쉽게 풀어내 독자들이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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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모로왈리 산업단지(IMIP)의 투광조명은 밤새 켜져있다. 4만 명 이상의 노동자가 8000에이커(약 980만 평) 규모의 단지에서 24시간 일한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이곳에는 인도네시아에서 네 번째로 큰 술라웨시의 우거진 우림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오늘날 이 거대한 산업단지에는 항구, 공항, 중국인 노동자 기숙사, 4성 호텔, 모스크 3개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MIP가 존재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니켈을 대규모로 제련하기 위해서다. 오래 전부터 스테인리스 스틸의 핵심 원료였던 니켈은 최근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에서 그 수요가 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2040년까지 전체 니켈 수요의 70%가 클린에너지 기술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인도네시아에게 이는 엄청난 기회다. 인도네시아는 이미 세계 최대의 니켈 산지로 2022년 현재 세계 니켈 수요의 거의 절반을 채취하고 있으며, 이제 전기자동차 생산망의 주요 기지로 발돋움하려 한다. IMIP는
1700년 무렵 마다가스카르는 카리브해 해적들이 막 호황을 누리던 인도양 해로를 약탈하기 위해 이동하는데 필수적인 경유지가 되었다. 이 섬 북동부 해안의 한적한 항구에 해적들은 암보나볼라, 생트마리 같은 타운을 세웠다. 항상 뜨내기 거주자가 수천 명이나 있었지만 제대로 된 정부 같은 것은 없었던 이 정착지 타운은 서인도 제도에서 동아시아에 이르는 수많은 섬으로 이뤄진 비공식 해적질 인프라의 한 부분이었다. 데이비드 그레이버의 유작인 에 따르면, 이 섬들은 정치적 상상력과 자유의 온상이기도 했다. 해적과 마다가스카르 현지인 간의 만남은 비즈니스에도 도움이 되었지만, 파리(루소)와 쾨니히스베르크(칸트)에서 수만 리 떨어진 이 곳에서 급진적인 형태의 민주적 통치와 "계몽주의 정치사상의 여명" 같은 것이 나타나기도 했다. 2020년 5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그레이버는 인류학자이자 사회 이론가로서 최고 수준의 학자였다. 또한 자신이 혐오했던 불평등과 권위에 대한 반대라는
인도태평양에서의 미중경쟁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 참석후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미국 대통령이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파푸아뉴기니 사이에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협정에 따라 미국 해안경비대가 파푸아뉴기니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순찰할 수 있게 되고, 파푸아뉴기니는 미국의 위성정보를 이용해 자국 해역을 감시할 수 있게 됩니다. 참고로 시진핑 중국 주석은 2918년에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했습니다. 중국이 남태평양 지역의 다른 섬나라인 솔로몬제도와 2021년에 맺은 협정이 미국과 호주 등에게는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올해 2월에 솔로몬제도에 대사관을 30년만에 재개관했습니다. 작년 9월에는 미국-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를 열고 8억 달러 규모의 경제지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한국도 남태평양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자니아르는 자신이 태어난 이라크 북부의 주르칸을 떠나 새로운 삶을 꿈꿨다. 자니아르의 가족은 그 꿈을 위해 1만1000유로(약 1600만 원)을 치렀다. 아버지는 땅을 팔았다. 결국 자니아르는 자신의 목숨까지 대가로 치러야 했다. 현지 이민 관련 단체에 따르면 2020~2021년 사이에만 이라크 쿠르디스탄 지역에서 5만6000명 이상이 지정학적 불안과 경제적 기회의 부족으로 이주를 택했다고 한다. 20세의 자니아르도 그 중 하나였다. "자니아르는 학교를 중퇴했어요." 자니아르의 아버지 무스타파 미나 나비는 주르칸에 위치한 자신의 시멘트 집 바깥에 있는 정원에서 장미를 가꾸면서 회상했다. "학교를 졸업한 애들도 직업을 못 구했다고 하더군요. 직업이 없으면 어떻게 정착해서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겠습니까?" 자니아르는 영국으로 건너가 바버샵을 차리는 게 꿈이었다. 그러나 그의 꿈은 2021년 11월말의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차디찬 영국 해협에서 끝을 맞았다. 자니아르는 영국 이주를 위해 프
코로나19의 창궐부터 러시아의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세계 경제는 복합적인 위기를 맞고 있으며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은 경제 위축과 외채 상환 능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과거의 부채 위기와는 달리, 중국은 지난 몇 년 간 글로벌 노스의 전통적 금융기관 및 정부와 비슷한 수준으로 차관을 제공한 결과, 이제 세계적인 채권국이 됐다. 채권국으로서 중국은 채무국의 상환 위기를 해결하는 데 다자 협상보다는 양자 협상을 선호했다. 중국 당국은 파리클럽의 주요 채권국이 확립한 선례를 종종 따르긴 했으나 한편으로는 부채 위기를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해결하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주권국 파트너의 부채 문제를 다룰 때 내정 불간섭 원칙을 준수해왔다. 다시 말해 어떠한 정치적 조건, 특히 채무국의 통치 원칙이나 정책에 변화를 가져오는 식의 조건을 내걸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중국은 부채 규모가 큰 나라(주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의 무이자 차관을 탕감해준 바
고양이 '스트로베리'를 처음 만났을 때, 16세의 스트로베리는 등을 바닥에 대고 대자로 누워 있었다. 복부의 털은 깨끗하게 깎여 있었고, 훤히 드러난 분홍빛 살갗에는 몇 인치 길이로 꿰맨 흔적이 보였다. 짙은 파란색 수술복을 입은 수의대 학생 2명이 스트로베리의 다리를 가볍게 잡고 있었고 (굳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방사선사가 스트로베리의 배에 초음파 검사용 액체를 발랐다. 마취제가 너무 강한 건지 아님 지친 건지. 어쩌면 전날 수술을 받은 터라 저항할 힘이 없는 듯 했다. 검사실의 희미한 불빛 아래에서 스트로베리의 동공은 깊고 검은 웅덩이처럼 팽창했다. 스트로베리는 천천히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곤 다시 방향을 바꿔 자신을 둘러싼 의료진을 둘러보았다. 도대체 자신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궁금해하는 듯. 스트로베리는 신장 이식을 받았다. 조지아대학 외과 의료진이 스트로베리의 긴 붉은빛 털을 깎고, 다리와 목에 카테터를 삽입했다. 마취제와 진통제, 항생제, 혈액
1990년대와 21세기 초반에는 미국의 글로벌 지배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어떤 힘의 지표를 보더라도 미국의 압도적 우위를 확인할 수 있었다. 17세기 중반 근대 국제체제가 탄생한 이래 군사, 경제, 기술 영역 모두에서 동시에 이렇게까지 앞서 나간 나라는 없었다. 한편 미국과 동맹을 맺은 국가들은 대다수의 가장 부유한 국가들이었으며, 이들은 미국이 주도적으로 구축한 일련의 국제기구와 제도에 의해 하나로 묶여 있었다. 미국은 근대 이후 역사에서 그 어떤 강대국보다 외부의 제약을 덜 받으며 외교정책을 수행할 수 있었다. 중국, 러시아, 그리고 다른 야심 찬 강대국들이 체제 내 지위에 불만을 품었지만 그들은 이 체제를 뒤집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이제 미국의 힘은 많이 약화된 것처럼 보인다. 그 사이 20년 동안 미국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대한 값비싼 개입 실패, 파괴적인 금융위기, 국내정치의 양극화 심화, 고립주의 충동을 가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의 유명 시사문예지 애틀랜틱(The Atlantic)의 기자 어맨다 뮬은 과거 패션 기자로 일하면서 얻게 된 독특한 '직업병'이 있습니다. 바로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핸드백을 유심히 관찰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기이한 현상을 눈치챘다고 하더군요. ━"패션 업계를 떠난 지도 거의 5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강박처럼 남아있는 직업병이 하나 있다. 바로 사람들의 백을 보는 것. 이게 아니면 어린 시절 추억이나 향후 병원 예약 날짜 따위나 생각하고 있었을 텐데, 내 머릿 속에서는 누가 어떤 백을 들고 다녔는지가 엑셀 문서처럼 정리된다. 보테가 베네타 카세트 백, 녹색 패딩 가죽, 소호(Soho) 지역, 20대 여성. 루이비통 포쉐트 메티스 백, 로고 캔버스, 호이트셔머혼 역, 40대 여성. 나는 10년간 이 데이터를 이용해 명품백 시장을 집요하고 상세하게 취재했다. 이제 이 정보들은 그저 쌓이기만 한다. 내가 알아보지 못하는 가방을 보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런데 최근 1~2
이란의 종교지도부를 모든 위험과 불화의 근원으로 보는 사람들은 최근 몇 달 그러한 생각을 입증하는 증거를 많이 보았다. 이란 정권은 러시아에 수백대의 자살공격 드론을 공급했고 이것이 우크라이나의 민간 목표물 폭격에 이용되었다. 또 더 많은 드론을 공급하기 위해 러시아에 공장을 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3월 초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민수용으로 보기에는 너무 순도가 높고 핵폭탄으로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정제된 우라늄의 흔적을 이란의 어느 시설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광범위한 대중 시위에 대한 이란 정부의 폭력적인 진압은 이제 6개월째에 접어들고 있다. 그리고 이번 주에는 중국 및 러시아와 함께 남쪽 근해에서 해군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하지만 최근 몇 주 동안 이란과 역내 라이벌 국가들 사이에는 수년 만에 가장 큰 긴장 완화가 있었다. 3월 10일 이란 정부는 중국의 중재로 사우디아라비아와 7년 만에 국교를 회복하는 협정에 서명했다. 사우디 정부는 이란의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
현대영미시의 다양한 목소리를 가만 살피다 보면 시의 몫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때론 누군가의 순전한 정서의 토로일 시는 어떤 장에서는 적극적인 정치발언으로 존재하고, 때로는 순전히 미학적인 실험으로 존재하기도 한다. 시의 유구한 역사를 생각해보았을 때 이런 식의 단순화는 어불성설이겠지만 그럼에도 시에 대해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시의 목소리가 시인의 외부세계와 유리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20세기 초 미국의 시인 뮤리얼 루카이저(Muriel Rukeyser)의 그 유명한 말, "경험을 들이쉬고 시를 내쉰다"(Breathe-in experience, breathe-out poetry)는 이러한 현대영미시의 특징을 가장 간결하고도 핵심적으로 드러내는 말이겠다. 시인은 언제나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어떻게든 "시를 내쉰다." 이러한 맥락에서 오늘날 우리가 접할 수 있는 동시대 영미시들을 살펴보면 그간 우리가 시에 대해 생각해 온 바 이상으로 정치적이거나 사회참여적
이슬람 근본주의 정권이 신호를 던지자, 수십만 명이 거리로 나왔다. 이란 전역의 도시들에서 대부분 전통의 검정 차도르로 몸을 감싼 여성들이 수많은 남성들과 함께 행진했다. 그들은 구호가 적힌 깃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호메이니의 대형 초상화, 이란 국기 등을 흔들며 1979년 이란 혁명 44주년을 축하했다. 지난 달에 벌어진 군중집회는 지난 몇 달 동안 전국적으로 전개된 저항으로 이 이슬람 공화국이 수립된 지 최대의 국내적 위협에 시달려온 현 정권 지도부에 한껏 군중의 지지를 과시할 기회가 되었다.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테헤란의 '자유광장'에서, 반체제 시위가 몇 달 전 휘몰아쳤던 바로 그곳에서, 그는 '공화국의 적들'을 비난하고 국민의 단합을 과시했다. "오늘 여기 모인 이 수많은 분들은 적들에게 '당신들은 가망이 없다'는 낙심천만의 메시지를 주고 있습니다." 이만큼 많이 모인 숫자야말로 "이슬람 혁명의 승리입니다." 그가 말했다. 그러나 반체제의
이슬람 근본주의 정권이 신호를 던지자, 수십만 명이 거리로 나왔다. 이란 전역의 도시들에서 대부분 전통의 검정 차도르로 몸을 감싼 여성들이 수많은 남성들과 함께 행진했다. 그들은 구호가 적힌 깃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호메이니의 대형 초상화, 이란 국기 등을 흔들며 1979년 이란 혁명 44주년을 축하했다. 지난 달에 벌어진 군중집회는 지난 몇 달 동안 전국적으로 전개된 저항으로 이 이슬람 공화국이 수립된 지 최대의 국내적 위협에 시달려온 현 정권 지도부에 한껏 군중의 지지를 과시할 기회가 되었다.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테헤란의 '자유광장'에서, 반체제 시위가 몇 달 전 휘몰아쳤던 바로 그곳에서, 그는 '공화국의 적들'을 비난하고 국민의 단합을 과시했다. "오늘 여기 모인 이 수많은 분들은 적들에게 '당신들은 가망이 없다'는 낙심천만의 메시지를 주고 있습니다." 이만큼 많이 모인 숫자야말로 "이슬람 혁명의 승리입니다." 그가 말했다. 그러나 반체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