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실종리포트
실종 사건의 현황과 주요 이슈를 심층적으로 다루며, 실종자 가족의 목소리와 수사 현장의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실종 예방 및 조기 발견을 위한 다양한 정보와 전문가 조언도 함께 제공합니다.
실종 사건의 현황과 주요 이슈를 심층적으로 다루며, 실종자 가족의 목소리와 수사 현장의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실종 예방 및 조기 발견을 위한 다양한 정보와 전문가 조언도 함께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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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가족을 만나는 기적이 이뤄지면… 그 때부터 또 다른 고비를 넘어야 할 때가 있죠." 지난 5월 서울 영등포구 실종아동찾기협회 사무실. 협회 관계자는 예상하지 못한 말을 꺼냈다. 꿈에 그리던 가족과 만나는 기적의 순간도 잠시, '날 버린 건가요' 날 선 물음에 끈질지게 '답하고 증명'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머니투데이 사회부 사건팀은 지난 4개월간 전국 각지에서 실종 가족들을 만났다. '2024 실종리포트-다섯가족 이야기'는 한 공동체에서 함께 살아가는 실종 가족들에 대한 기록이자 오늘날 가족의 의미를 찾으려는 우리의 이야기다. ━실종 가족들과 함께 쓴 '2024 실종리포트-다섯 가족 이야기'━ 수연씨(43)는 19년째 할머니를 찾고 있다. 그의 사랑으로 수연씨가 24살 청년으로 자랐을 때 세월은 할머니에게 인지 기능을 앗아갔다. 2005년 6월 시계방에 간다던 할머니가 사라졌다. 수연씨는 할머니를 찾아 1년간 무료 급식소에 출근 도장을 찍었다. 추석이 다가오니 더 먹먹한 마
"실종 가족분들께서 감격스러워하시는 것을 보면 저희도 보람을 느껴요. 다음 사건을 하게 되는 원동력이 되죠. " - 서울경찰청 폭력계 함명호 팀장(경감) "이전에는 범죄 경력이 있는 사람들만 상대해서 그런지 살짝 지쳤던 것 같아요. (실종 업무를 맡고) 일반 분들도 이렇게 도와드릴 수 있구나, 기뻤습니다.(웃음)" - 서울경찰청 폭력계 전세희 경사 "저도 할머니 손에서 컸거든요. 실종 어르신들을 보호자께 인계할 때 가끔 울컥하기도 해요." - 강서경찰서 실종팀 고병철 경위 "청소년들이 정신을 차리고 제대로 사는 모습을 볼 때 정말 보람을 느끼죠." - 구로경찰서 실종팀 김성열 경사 "쉬운 업무는 아니지만 실종팀에 온 것을 단 한번도 후회한 적 없어요." - 서울 방배경찰서 실종팀 정우재 경장 서울경찰청 및 일선서에서 활약하는 '실종경찰'들은 최근 머니투데이와 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열악한 수사 환경에서도 △7번 실종된 치매 어르신을 찾아내고 △어릴 적 생이별한 남매를
# 지난 6월 요양원에 지내던 치매 어르신이 실종됐다. 실종 신고는 사건 발생 1시간 후 경찰에 접수됐다. 어르신은 3일 후 기력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 # 지난 5월 한 치매보호센터가 어르신을 집 주변까지 모시는 과정에서 어르신이 실종됐다. 경찰 수사 끝에 24시간 후 한 빌라 공실에서 발견됐다. 치매 어르신들이 이른바 '시설 부주의'로 실종되는 사건이 이어지는 가운데 치매 어르신들의 신속히 수색을 위한 사전지문등록제가 활성화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질적 문제로 손 꼽히는 요양보호사 인력난 문제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목소리가 뒤따른다.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병도 민주당 의원이 제출받은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치매 환자 실종 신고 접수는 △2021년 1만2577건 △2022년 1만4527건 △2023년 1만4677건 등으로 해마다 증가세를 보였다. 연령별로는 70대 이상이 3만5373건, 지역별로는 서울 지역이 1만1835건으로 가장 많았다. 치
# 지난 5월 A씨는 가출한 여고생을 도와준다며 모텔로 불렀다. 그는 경찰에 검거된 후 억울하다고 호소했으나 '미신고 보호' 및 강제추행 혐의로 형사 입건됐다. 해당 모텔 업주도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 지난 4월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알게된 13세 B양에게 도움을 주겠다며 접근한 40대 C씨도 경찰에 붙잡혔다. 3일간 숙식을 제공하는 등 '미신고 보호'한 혐의다. 그는 실종아동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미성년자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겠다는 이른바 '헬퍼'가 활개치고 있다. 대체로 길거리 청소년 등에게 도움을 주겠다고 접근한 후 성착취 등 범죄를 벌인다. SNS(소셜미디어)상에서 시작된 헬퍼 범죄가 확산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3일 X(옛 트위터) 등 SNS에 '헬퍼'나 '헬프'를 검색한 결과 최근 1시간 내 관련 게시물이 10개 게재된 것으로 파악됐다. 헬프는 헬퍼의 도움을 받으려는 미성년자를 뜻한다. 헬퍼는 거주 지
# "갑자기 울리는 소리 때문에 자꾸 깬다. 문자 좀 보내지 말라." - 민원인 A씨 지난 여름 서울경찰청 실종수사팀으로 한 중년 남성의 민원이 접수됐다. 실종 문자(실종 경보 문자)로 아침잠이 깼다는 내용이다. 경찰은 단기 실종자를 빠르게 발견하고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2021년 6월부터 실종 문자를 발송한다. 발령 가능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실종 문자 발송에 항의하는 민원이 적잖은 것으로 파악됐다. 25년간 딸을 찾던 한 아버지가 교통 사고로 숨진 사건에 한 때 국민 시선이 집중됐지만 실종 사건과 가족에 대한 보편적 관심은 높지 않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최근 실종 사건이 늘어나면서 실종 문자 발령 건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서울 지역에서만 △2021년 66건 △2022년 348건 △지난해 654건의 실종 문자가 발송됐다. 올해는 지난 5월까지 261건의 실종 문자가 전송됐다. 실종 문자는 재난 문자 형식으로 발송된다. 실종자의 성별
'경찰서 010-XXXX-XXXX' 올해 4월 업무차 해외에 있던 김윤수씨(46·가명)는 휴대전화 화면을 바라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두 살 터울 동생 김연수씨(44·가명)가 사라진 지 1년이 된 시점이었다. 순간 안 좋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혹시 동생이 죽은 채 발견된 것은 아닐까' 손과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조심스레 통화 버튼을 눌렀다. "동생 분 찾았습니다." 동생이 무사하다는 사실에 뛸 듯이 기뻤다. 안도의 한숨도 잠시. "동생께서 집으로 돌아오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전했습니다." 동생이 사라진 1년간 윤수씨는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다. 자다가도 숨이 턱 막히는 기분에 수차례 몸을 일으켰다. 아내와 아이들이 있어 내색할 수도 없었다. 동생이 살아있다는 사실이 확인돼 안심이 됐지만 마음 한켠 쓸쓸함을 떨치지 못했다. ━무뚝뚝한 형…자나 깨나 동생 걱정뿐이었다━윤수씨는 동생 연수씨의 '보호자'였다.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거처를 해외에 마련하셨다. 한국에서 연
새어머니는 종석이 아버지한테 자녀가 없는 줄 알고 재혼했다. 얼마 후 사별한 전처가 낳은 종석이와 동생 종순, 종자가 서울로 아버지를 찾아왔다. 하루 아침에 자식 셋이 생긴 새어머니는 "보따리 싸서 나가겠다"고 했다. 종석이는 가족들이 함께 있는 단칸방이 싫어 자주 집을 비웠다. 어느날 집에 돌아와 보니 두 동생이 없었다. 아버지는 말이 없었다. 그리고 61년이 흘렀다. ━1962년, 먹고 살기 바빴던 그 때 그 시절…세남매는 그렇게 흩어졌다━ 종석은 1954년 충북 중원군 상모면 화천리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아버지 집안은 지역 유지였다. 그 당시 아버지는 일본 유학을 다녀왔다. 집에 있는 5단 짜리 '단스'(옷장을 뜻하는 일본어)를 열면 지폐가 가득했다. 종석이가 5살 때 가족은 충북에서 서울 성동구 사근동 집으로 이사를 했다. 그 때쯤 어머니에게 병이 생겼다. 병명도 몰랐다. 어머니는 "죽더라도 고향에서 죽고 싶다"며 종석이와 동생 둘을 데리고 충북 중원군 상모면 고향 마을로
눈을 뜨니 옆이 허전했다. 아내가 없었다. 김화선씨(86)는 신발을 구겨 신고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꽃샘추위는 옷깃을 여며야 할 만큼 차가웠지만 떨고 있을 아내를 생각하니 발걸음을 멈출 수 없었다. 방배동 전체를 이 잡듯 뒤졌다. 함께 다니던 등산로부터 사람이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곳은 전부 다 살폈다. "OOO 어딨어!" 답답한 마음에 이름을 소리쳐 보고, 주변 상인들에게 아내 인상착의를 설명하며 근처를 지나간 적 없는지 묻고 또 물었다. '금방 찾겠지' 스스로를 안심시켰지만 가슴은 더 뛰었다. 2시간 후인 오전 9시, 김씨는 인근 파출소·지구대에 신고하고 CCTV(폐쇄회로TV)를 봤다. 화면 속 A씨는 자정쯤 집을 나서고 있었다. 경찰에 신고한 후에도 김씨는 계속해서 A씨를 찾았다. 한밤 중에 탈진하지 않았을까, 제멋대로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팔순이 넘은 김씨는 그렇게 몇시간을 뛰어다녔다. 마음을 따라오지 못하는 두 다리가 야속했다. 1시간쯤 지났을까, 송파경찰서에서 연락이
평범한 4월이었다. 31살 젊은 아빠는 골프연습장 공사에 연일 구슬땀을 흘렸다. 큰 돈을 벌 생각은 없었다. 공부에 관심 없다는 딸 희영이를 위해서였다. 초교 4학년 희영이가 학교에서 받아온 시험지엔 비가 내렸다. '공부 좀 못하면 어때. 운동 뒷바라지를 해줘야겠다.' 아는 문제도 틀려 온 딸 손바닥을 자로 몇 대 때린 일이 내심 마음에 걸렸다. 30년 전 서기원씨(61)는 사업가로서 성공해 딸을 뒷바라지해주는 것만이 딸을 위한 일이라고 믿었다. 동네에는 희영이를 놀아줄 사람이 많았다. 학교, 집, 외갓집, 놀이터까지 모두 반경 1㎞ 안에 있었다. 하교하면 외갓집에 가서 책가방을 두고 집에 들러 용돈을 챙긴 뒤 놀이터로 갔다. 친구들과 봄볕에 얼굴이 그을릴 때까지 놀았다. 저녁 무렵 친구들과 헤어지면 외갓집으로 향했다. 세 명이나 되는 이모와 또 놀았다. 1994년 4월27일 수요일 오후 5시쯤. 여느 때처럼 공사 중이던 서씨는 희영이 이모에게 전화를 받았다. "형부, 희영이가 저
그림을 좋아했던 24살 수연씨는 대학 졸업 후 무역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밤 8~9시. 고단한 하루 끝에는 언제나 그렇듯 할머니가 있었다. 부모님이 맞벌이를 한 탓에 수연씨는 할머니 손에서 '귀하게 자랐다'. 수연씨에게 할머니는 엄마였고, 아빠였다. 매일 아침 냉장고에 있는 콩 우유도, 퇴근 후 식탁 위에 차려진 고봉밥도 할머니가 준 사랑이었다. 할머니는 개봉동에서 가장 목청 큰 싸움꾼이기도 했다. 첫 손녀인 수연씨에게 항상 '내 편'이 돼주는 든든한 존재였다. 수연씨는 이렇게 개봉동 한 주택에서 할머니와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언제나 내 편이었던 할머니가 어느 순간 '깜빡깜빡'했다. 하루는 김치가 냉장고 안에서 썩어 하얗게 곰팡이가 피었다. 수연씨가 출근할 때 버린 김치를 할머니가 다시 냉장고에 넣고 있었다. "할머니 이거 썩었어. 이거 진짜 버려야 하는거야. 이거 못 먹어." "아니야, 아니야!" 매일 밤이 지옥이었다. 밤 9시부터 새벽 6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