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성과급 갈등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45조에 해당되는 성과급을 요구하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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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수억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을 거란 소식에 직장인들이 또 한 번 씁쓸한 박탈감을 체감하는 분위기다. 22일 삼성전자 노사의 파격적인 보상안 합의 소식이 전해지자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에는 이에 대한 부러움과 폭발적인 반응으로 들썩였다. 공무원인 한 이용자가 "삼전 형들 포르쉐 뽑는 거냐. 너무 부럽다"는 글을 남기자 "빨리 계약금 걸어", "포르쉐? 페라리!", "페라리 뽑는 사람 꽤 있을 듯" 등의 댓글이 달렸다. 실제 삼성전자를 다니는 친구 2명이 포르쉐 계약을 했다며 "근로의욕이 완전히 사라졌다. 성과급으로 포르쉐를 사도 돈이 한참 남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는 직장인도 있었다. '삼전 출근길'이라는 제목의 글에는 람보르기니와 페라리 등 수억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외제차가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의 AI(인공지능) 이미지가 담겨있었다. 이미 수억원대 성과급을 확정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묶어 부러움을 드러내는 글도 있었다. '하이닉스·삼전 다니는 사람들 특징'이라는 제목의 글을 작성한 이용자는 "요플레 뚜껑 핥아먹지 않고 그냥 버림, 차 기름 넣을 때 주유소 가까운 곳 가서 주유, 배민(배달의민족) 시킬 때 배달비 신경 안씀, 짜장면 시킬 때 그냥 짜장면 말고 간짜장 시킴"이라고 적었다.
반도체 호황으로 역대급 성과급이 예고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을 한국전력공사도 나눠 받아야 한다는 한전 직원 글이 직장인들 공감을 얻었다. 지난 21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삼성전자 하이닉스의 이익을 한전도 공유받아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한전 직원 A씨는 "반도체 기업들의 막대한 영업이익에는 기술 경쟁력, 업황 사이클뿐 아니라 저렴한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도 일정 부분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또 "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던 시기에도 산업용 전기를 원가 이하 수준으로 공급했다는 지적을 받아왔고 2022년에는 산업용 전기요금의 원가 회수율이 62%에 불과하다는 보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한전이 천문학적인 누적 적자를 떠안게 됐고 누적 부채 규모가 200조원 수준까지 거론될 정도로 재무 부담이 커졌다는 주장이다. A씨는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가동되는 초대형 전력 소비산업인 만큼 전기료 비중이 상당히 높다. 전력 단가가 낮게 유지되면 생산원가 부담이 줄어들고 이는 곧 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진다"면서 "메모리 업황이 호황이던 시기에는 낮은 전기요금이 수조 원 단위의 이익 확대에 간접 기여했다는 평가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노사가 파업 미참여자에 대한 이른바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과 관련한 각종 민·형사 고소를 취하하기로 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 성과급 조정회의 회의록에는 파업 기간 중 발생한 민·형사 사건에 대해 상호 고소를 취하하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회의록은 지난 20일 이뤄진 성과급 관련 노사 잠정 합의의 의미를 명확히 하기 위해 작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9일 일부 직원이 다른 임직원의 개인정보를 활용해 노조 가입 여부가 담긴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려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기 화성동탄경찰서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어 같은 달 16일에는 임직원 개인정보를 대량으로 무단 수집해 타인에게 전달한 직원을 특정해 추가 고소했다. 경기 화성동탄경찰서는 지난 8일과 18일 두 차례에 걸쳐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수사를 확대해왔다. 노사는 또 OPI(초과이익성과급) 재원 기준과 관련해 노사가 합의하되 부문별로 달리 정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삼성전자 주주단체가 주주총회 결의 없는 삼성전자 노사 합의안이 법률상 무효라고 반발했다. 단체는 법적 대응까지 예고하면서 사측에 임시주주총회를 열어달라고 촉구했다. 파업 재개시 긴급조정권 발동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삼성전자 주주단체인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는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합의의 본질은 세전 영업이익에 12%를 사전 적산·할당하는 구조에 있다"며 "이는 주주총회 결의 절차를 거치지 않는 이상 법률상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어 "영업이익 배분 질서의 3단 원칙 '세금 우선·자본충실·주주귀속' 중 하나라도 우회될 경우 상법상 강행규정 위반 또는 위장된 위법배당의 문제가 있다"며 "잠정합의안은 영업이익 배분 질서의 3단 원칙 중 제1·2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급 시점이 세후라도 재원 산정 기준이 세전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이라면 위법성의 본질은 같다"며 "전국 단위 주주 결집에 돌입하고 위법 결의·협약·파업이 현실화하는 즉시 사법절차를 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협상과정에서 이견도 있었지만 회사를 위하는 마음은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갈등의 시간을 뒤로하고 모두가 하나로 힘을 모아야 한다. " 전영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이 21일 DS부문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노동조합과 회사는 2026년 임금협상에 잠정 합의했다"고 밝힌 뒤 "장기간 이어진 협상 과정 속에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흔들림 없이 업무에 최선을 다해주신 임직원 여러분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결과"라며 이같이 화합을 당부했다. 성과급 제도 개편을 둘러싸고 노사가 장기간 진통을 겪은 만큼 임직원들을 독려하며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전 부회장은 "협상 과정에 걱정과 실망도 적지 않으셨을텐데 그 부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잠정합의를 이끌어 낸 노동조합과 조합원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장기간 이어진 노사 갈등 과정에서 사업부간 불만과 내부 갈등이 커진 상황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노사가 사업성과의 10. 5%를 재원으로 DS(반도체)부문에 특별경영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사업성과' 산정 방식이 합의서에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할 경우 올해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6억원 이상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노사가 서명한 '2026년 성과급 노사 잠정 합의서'에 따르면 성과급은 성과인센티브(OPI)와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으로 구분해 지급된다. OPI 재원은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성과를 기준으로 하며 기존 지급 방식(연봉의 최대 50%)이 유지된다.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은 사업성과의 10. 5%로 정해졌다. 합의서에는 특별경영성과급 지급률의 한도를 두지 않는다고 명시됐다. 사업성과 산정 기준은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영업이익이 될 것으로 본다. 노사는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던 특별경영성과급 재원 배분율을 부문 40%, 사업부 60%로 합의했다. 공통조직 지급률은 메모리사업부 지급률의 70% 수준으로 정했고, 적자 사업부는 공통 지급률의 60%를 적용하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20일 임직원에게 "5월 21일부터 실시 예정이었던 쟁의행위를 보류하기로 노사 간 합의했다"며 "전 임직원 여러분께서는 평소와 같이 정상 출근해 근무하길 바란다"고 공지했다. 앞서 입장문을 통해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에 잠정 합의했다"면서 "뒤늦게나마 합의에 이르게 된 것은 국민과 주주, 고객 여러분의 성원, 정부의 헌신적인 조정, 그리고 묵묵히 자리를 지켜주신 임직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과 함께 그동안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인 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겸허한 자세로 보다 성숙하고 건설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전자는 아울러 "기업 본연의 역할과 책임을 다함으로써 국가 경제에 더욱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노사의 잠정합의안 도출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끈질긴 '대화' 강조가 주효했다. 김 장관은 사후조정 과정에서 양측을 만나 입장차를 좁혔고 결렬 이후에도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았다. 정부의 전방위 지원 사격도 합의안 도출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 20일 고용노동부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긴급조정 권한 행사보다는 끝까지 대화를 통해 갈등을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전 2차 사후조정이 결렬로 끝나자 직접 양측에 전화를 걸어 중재에 나설 뜻을 밝혔다.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양측은 김 장관에 대한 신뢰로 자율교섭 형태로 다시 만나 협의를 이어갔고 결국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김 장관은 중앙노동위원회가 2차 사후조정을 요청한 이후 직접 발로 뛰었다. 지난 15일 삼성전자 노동조합측과 만났고 다음날 사측과의 대화를 통해 사후조정 절차 참여를 이끌어냈다. 2차 사후조정 과정에서도 정부세종청사 노동부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양측의 입장을 좁혀가는데 노력했다.
재계가 20일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 합의를 환영하면서도 이번 일을 계기로 과도한 성과급 요구가 확산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삼성전자 노사가 파업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 합의안을 도출한 것은 다행"이라며 "이번 합의는 반도체 경쟁 심화와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 확대 등 엄중한 경영 환경 속에서 파업을 막기 위해 노사가 한발씩 물러나 대화를 통해 접점을 찾았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했다. 경총은 그러면서도 "이번 합의는 삼성전자의 특수한 상황이 반영된 것인 만큼 노동계가 이를 일반화해 과도한 성과급 요구를 산업 전반으로 확산시켜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향후 노사는 이번 합의를 계기로 불확실성을 조속히 해소하고 합리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 사측은 입장문에서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에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뒤늦게나마 합의에 이르게 된 것은 국민과 주주, 고객 여러분의 성원, 정부의 헌신적인 조정, 그리고 묵묵히 자리를 지켜주신 임직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부가 파국으로 치닫던 삼성전자 노사를 중재해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냈다. '긴급조정권 발동'이라는 강제적 수단을 쓰지 않고 대화와 타협을 통한 중재에 성공하면서 정부의 갈등 조정 능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이재명 대통령의 "선을 넘어선 안된다"는 노조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비롯해 정부 관계자들의 전방위 노조 압박도 잠정 합의를 도출하는데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파업 실행 여부를 가를 최종 결정은 삼성전자 노동조합 조합원들의 선택으로 남게 됐다. 20일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사 간 자율 협상에서 정부는 노사를 설득해 성과급 재원, 제도화, 부문별 배분 등 쟁점 사안 합의점 도출에 성공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사 협상 타결 직후 브리핑에서 "마지막까지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노사 자율 교섭으로 잠정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시작된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교섭 과정은 지난했다. 자율 교섭으로 시작된 양측의 협상은 올해 2월 사측 제시안에 노조가 반발하며 파국을 맞았다.
삼성전자 노사가 정부 주재의 막판 임금 협상에서 잠정 합의에 도달하고 파업이 유보된 데 대해 청와대는 "국가와 국민 모두를 위한 노사의 대승적 결단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20일 취재진에 "끝까지 중재에 임해준 고용노동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의 노력이 어우러진 결과로 평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 사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에 잠정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는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예정됐던 총파업에 대해 "추후 별도 지침시까지 유보한다"고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지에서 노조는 "전 조합원은 오는 22일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진행되는 2026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 참여한다"고 했다. 협상 마지막 시한으로 여겨졌던 이날 오전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사후조정회의는 노사 양측이 입장을 좁히지 못하면서 결렬됐다. 이에 따라 노조 측은 21일 예정대로 파업을 강행할 예정이었다.
삼성전자 노사가 예고된 파업 한시간 전에 극적으로 잠정 합의안 도출에 성공했다. 적자사업부에 대한 배분 방식 유예와 특별보상제도의 제도적 구체화 등에서 진전을 이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20일 경기도 수원의 노동부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삼성전자 노사가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이후 "마지막까지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노사 자율 교섭으로 잠정합의에 이르게 됐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노사에 정부를 대신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어떻게 보면 성장통"이라며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대화로 해결했다는 데 K-민주주의의 저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하고 기술도 노사관계도 제일이라는 삼성답게 잘 해결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측은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배분방식과 특별성과제도의 제도화 방안에 대해서도 절충점을 도출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배분 방식과 관련해 "회사 측에서 1년간 적자사업부 배분 방식에 대해 유예해줬고 그에 대해 합의를 도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여명구 삼성전자 부사장 겸 피플팀장은 특별보상제도의 제도화에 대해서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원칙을 지키면서도 최상의 방안을 아이디어를 내고 대화 통해 찾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며 "특별보상제도에 대한 제도화를 굉장히 구체화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