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스타일 美 건국 250주년
미국이 1776년 7월4일 독립선언을 기점으로 올해 건국 250주년을 기념한다. 독립기념일인 4일(현지시간)을 전후해 미국 전역이 거대한 축제의 장으로 변신한다. 반면 다양한 볼거리 뒤에 갈라진 민심도 드러나는 미국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미국이 1776년 7월4일 독립선언을 기점으로 올해 건국 250주년을 기념한다. 독립기념일인 4일(현지시간)을 전후해 미국 전역이 거대한 축제의 장으로 변신한다. 반면 다양한 볼거리 뒤에 갈라진 민심도 드러나는 미국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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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움직이는 진짜 엔진은 백악관이 아니라 월스트리트다. " 미국 독립기념일이자 건국(독립선언) 250주년이었던 지난 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금융가에서 만난 12년차 헤지펀드 매니저 데이비드(39)의 말에는 거침이 없었다. 미국 전역이 애국주의 행사로 들썩였지만 그는 지난 250년 동안 세계 최강국을 떠받친 힘의 정점에 금융자본이 있다고 확신했다. 누가 대통령이 되고 누가 의회를 장악하든 결국 정책을 뒷받침하는 국채를 사들이고 자금을 공급하는 건 시장의 몫이라는 얘기였다. 미국이 금융만으로 움직이는 나라는 아니다. 하지만 2026년의 미국을 관통하는 키워드 중 하나가 '금융화'라는 데는 이견이 많지 않다. 돈은 교환 수단을 넘어 기업의 운명과 기술의 의사결정 방식, 정치까지 규정하는 질서가 됐다. '혁신의 심장'이라 불리던 실리콘밸리도 예외가 아니다. 한때 세상을 바꿀 기술을 꿈꾸던 창업자들의 무대가 이제는 투자 회수(엑시트)를 전제로 움직이는 금융 공학의 또다른 장이 됐다. 기업의 가치와 혁신의 방향 역시 투자자의 기대와 시장 논리에서 자유롭지 않다.
"USA! USA!" 미국 건국 250주년을 맞은 4일(현지시간) 밤 9시2분 뉴욕 허드슨강과 이스트강에서 쏘아올린 8만5000발의 불꽃이 하늘을 수놓자 강변에 모인 수십만명의 시민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이날 오후 4시부터 강변을 따라 발 디딜 틈 없이 모여든 인파는 섭씨 40도에 달하는 폭염에도 미국의 250돌을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다양한 피부색의 사람들이 "USA"를 연호하는 모습은 다양성과 통합을 바탕으로 발전해온 미국의 역사를 그대로 비춰주는 듯했다. 가족들과 함께 불꽃쇼를 보러온 마이클 로드리게스(62)는 "더위는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며 "우리는 모두 미국 시민이고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등불"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가장 미국적인 도시, 뉴욕은 이날 거대한 역사 박물관이자 축제의 장이었다. 아침 일찍부터 뉴욕 맨해튼과 브루클린, 뉴저지 일대는 미국 건국 25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전 세계 각국에서 파견한 40여척의 국제 범선과 군함으로 떠들썩했다. 거대한 돛을 단 수십척의 범선이 자유의 여신상 앞을 줄지어 통과하는 모습은 250년 전 미국의 시작을 떠올리게 했다.
미국 건국 250주년을 맞은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내셔널몰에서 독립기념일 행사가 열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전쟁 참전용사들과 그 가족들을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늦은 오후 연설에서 미국의 250년을 돌아보는 한편 한국전쟁을 포함, 공산주의와 싸운 역사를 강조했다. 그는 연설중 "공산주의와 싸웠던 용사들에게 자랑스럽게 감사를 표한다"며 장진호전투에 참전했던 미 해병대 패트릭 핀 병장, 루디 미킨스 일병을 소개했다. 1950년 겨울 함경도 장진호 일대에서 벌어진 이 전투는 1950~1953년의 한국전쟁 가운데서도 격렬했던 전투로 꼽힌다. 미국·영국 등 유엔군과 중국군이 정면충돌했으며 양측 모두 대규모 인명피해를 냈다. 이후 유엔군이 38선 이남으로 철수했지만 장진호 전투에서 중국군의 포위·봉쇄를 뚫은 결과 그해 12월 흥남철수가 가능했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려운 전투였다고 말하며 무대에 오른 장진호전투 참전용사들에게 경의를 보냈다. ━"공산주의 제대로 작동 안해"━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산주의는 암과 같아서 도려내야 한다"며 "미국에 공산주의자들이 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이 오는 4일(현지시간) 건국(독립선언) 250주년을 맞아 거대한 축제의 장으로 변신한다. 워싱턴 DC 내셔널몰의 초대형 박람회를 시작으로 뉴욕항의 거대 범선 퍼레이드, 국립공원 인증샷 투어 등 전국에서 기념행사가 이어진다. 독립기념일 당일에는 세계 기록 경신을 예고한 '86만발 불꽃놀이'가 펼쳐지며 축제의 정점을 찍을 예정이다. 그러나 화려한 볼거리 뒤에 분열된 민심도 자리한다. ━둘로 쪼개진 美 250주년 생일잔치…다양성 지운 자리에 이념·정쟁━-건국 기념물서 다문화·소수자 삭제 논란 -의회·백악관 정면충돌…9개 주 행사참여 거부 -"내 미국 이런 모습 아냐"…엇갈린 민심 "제가 평생 믿어온 미국은 피부색과 배경이 달라도 하나의 가치 아래 모일 수 있는 나라였습니다. 지금의 건국 250주년 축제는 특정 진영의 승리 선언처럼 느껴집니다. 생각이 다른 이웃을 배제한 생일파티가 무슨 의미가 있나요. " 미국 건국 250주년(7월4일)을 나흘 앞둔 30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만난 은퇴 교사 마이클씨(67)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최근 250억달러를 들여 미국 국기의 짙은 푸른색으로 페인트 칠을 했던 링컨기념관 '반사연못'은 트럼프 대통령의 더 큰 구상 중 일부였다. 미국 건국 250주년을 명분삼아 수도 워싱턴 DC 곳곳을 개조하는 일이다. 아직 첫 삽도 뜨지않은 개발 계획이 여러 건이다. 1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원칙은 '활용도가 낮은 토지를 최대한 활용해 가치를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그는 새 '미국영웅국립정원'을 지어 미국의 위인 250인 동상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그 부지로 포토맥 강변의 웨스트 포토맥 공원을 지정하면서 "최고급 수변 부동산"이라고 소개했다. 이곳은 내셔널몰과 맞닿아 있어 연간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워싱턴 DC의 상징적 공간이다. 인근에는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관, 프랭클린 루즈벨트 기념관, 마틴 루터 킹 기념관 등 미국의 주요 국가 기념물이 밀집해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의미보단 부동산 가치를 중요하게 본 셈이다. 이와 함께 포토맥 강변에 위치한 공공 골프장은 챔피언십 수준의 코스로 탈바꿈한다.
국가적 기념일인 미국 건국(독립) 250주년을 앞두고 건국보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기념하는 이벤트가 잇따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얼굴과 이름을 새긴 기념물이 제작되거나 각종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성과를 강조한 연설이 부각되면서다. ━"미국 리더십 보여주는 기념 여권" vs "왕이 되고 싶은 사람 왜 기념"━1일 외신을 종합하면 건국 250주년을 맞아 트럼프 대통령의 초상화와 서명을 새긴 기념 여권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직접 여권 이미지를 올리며 "'환영합니다, 그러나 똑바로 행동하세요'라고 적힌 미국의 새 여권"라고 썼다. 백악관도 SNS X에 '애국자 여권'이라는 문구와 함께 여권 이미지를 공개했다. 독립선언문을 배경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주먹을 쥔 채 서서 정면을 응시하는 모습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을 앞세운 여권은 건국 250주년 기념 행사 '그레이트 아메리칸 스테이트 페어' 국무부 전시관에서도 공개됐다. 국무부는 USA투데이에 "미국인들이 세계를 여행하며 자랑스럽게 휴대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며 "미국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한정판 기념 여권"이라고 소개했다.
미국이 오는 7월4일(현지시간) 건국(독립선언) 250주년을 맞아 거대한 축제의 장으로 변신한다. 워싱턴 DC 내셔널몰의 초대형 박람회를 시작으로 뉴욕항의 거대 범선 퍼레이드, 국립공원 인증샷 투어 등 전국에서 기념행사가 이어진다. 독립기념일 당일에는 세계 기록 경신을 예고한 '86만발 불꽃놀이'가 펼쳐지며 축제의 정점을 찍을 예정이다. USA투데이 등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산에서 열리는 독립기념일 전야 기념행사에서 연설한다.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하고 향후 미국의 미래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전야제 행사에서는 불꽃놀이와 군악대 공연, 군용기 시범비행, 군 장병 헌정 행사 등이 함께 열린다. 러시모어산에서 독립기념일 불꽃놀이를 하는 건 트럼프 집권 1기였던 2020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러시모어산은 미국 건국과 발전을 상징하는 대통령 4인(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시어도어 루스벨트, 에이브러햄 링컨)의 얼굴이 조각돼 있는 랜드마크로 유명하다.
"제가 평생 믿어온 미국은 피부색과 배경이 달라도 하나의 가치 아래 모일 수 있는 나라였습니다. 지금의 건국 250주년 축제는 특정 진영의 승리 선언처럼 느껴집니다. 생각이 다른 이웃을 배제한 생일파티가 무슨 의미가 있나요. " 미국 건국 250주년(7월4일)을 나흘 앞둔 30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만난 은퇴 교사 마이클씨(67)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평생 '이민자의 나라', '샐러드볼'이라는 미국의 가치를 가르쳐왔다는 그는 최근 건국 기념행사를 두고 소외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는 한 사람만의 생각이 아니다.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공동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5명 중 1명이 건국 250주년 행사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40%는 "극단적인 갈등으로 미국이 앞으로 250년을 더 버티지 못하고 분열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건국 250주년 축제가 역설적으로 미국 사회의 깊숙한 분열을 드러낸 무대가 된 셈이다. 이런 갈등은 교육 현장에서부터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