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소기업 불공정거래 개선 진두지휘
정운찬 국무총리가 대·중소기업의 불공정거래 개선을 위해 전면에 나섰다. 2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대·중소기업 거래질서 확립조사단' 구성 및 대대적인 특별조사 방침을 밝힌 가운데 정 총리가 이를 진두지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정 총리의 행보가 '유임이냐, 교체냐'를 놓고 안개 속에 휩싸여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대기업과의 정면 승부는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이번 개각에서 총리가 교체될 경우 정부의 대기업 부당행위 단속 의지가 사실상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점도 정 총리의 유임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최근 정 총리는 '서민경제'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밝혀 왔다. 이 중 특히 정 총리가 관심을 둔 분야가 바로 '대·중소기업의 상생' 문제다. 정 총리는 지난 13일 국무회의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의 '호실적'을 언급하며 "대기업은 경기가 어려울 때 중소기업에 비용을 전가하면서 경기가 호전되면 그 혜택을 공유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일에도 정 총리는 중소기업인들과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지난 일요일 대통령을 만났는데 '총리가 중소기업 위하고 나도 중소기업 위하면 좋기는 하지만 대기업들이 위축된다고 생각하면 어떡하나'라고 걱정하셨다"고 말했다.
정 총리가 대기업과의 '불화' 가능성을 감수하고 나선 것은 적극적인 국정 챙기기를 통해 분위기 전환을 꾀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총리직 유지 가능성을 염두에 둔 상황에서 본래 자신의 장점인 '개혁적 경제전문가'의 이미지를 되찾기 위해 '서민'과 '소통'에 주력하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총리실 관계자는 "정 총리가 대중소기업간 불공정 거래 개선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유임 여부와 관계없이 맡은 바 소임에는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며 바른 방향인만큼 씨앗은 뿌려놓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 총리는 취임 이전부터 중소기업 문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 왔다. 정 총리는 지난해 4월 한국미래소비자포럼 강연에서 "과거와 같이 수출 중심의 대기업이 잘되면 내수하는 중소기업도 잘될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고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러한 정 총리의 행보에 '서민경제 살리기'를 강조해 온 청와대도 힘을 싣는 표정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중소기업 고유업종제도'의 폐지 이후 문제점에 대해 총리실에 실태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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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업종제도는 중소기업형 업종으로 적합한 사업영역의 경우 대기업의 시장진입을 금지한 제도다. 그러나 시장경제 논리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2007년 폐지됐다. 중소기업계가 부활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 대통령이 정 총리의 중소기업 활성화 의지를 지지하고 발을 맞춰 주는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