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하자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압력도 높아졌다. 고유가로 물가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미국의 추가 긴축까지 겹치면 환율과 수입물가의 상승 압력이 확대될 수 있어서다.
권민수 한은 부총재는 17일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물가안정 의지 강조와 추가 인상 가능성 시사 등을 감안할 때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긴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연준은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연 3.50~3.75%에서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2023년 7월 이후 3년2개월만의 인상으로, 표결권을 가진 위원 12명 전원이 찬성했다.
한은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시장참가자들은 이번 FOMC 결과를 예상보다 매파적으로 평가했다. 연준이 정책결정문에서 '물가상승률의 2% 목표로의 보다 신속한 복귀'를 강조하고 성장률과 물가, 정책금리 전망을 모두 높였기 때문이다.
연준의 올해 말 정책금리 전망 중간값은 기존 3.8%에서 4.1%로 올라갔다. 점도표를 제출한 위원 18명 가운데 12명은 연내 한 차례, 4명은 두 차례 추가 인상을 예상했다. 워시 의장도 최근 인플레이션 추세가 의미 있게 개선되지 않았고 현재 금융 여건을 긴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연준의 긴축 재개로 한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기는 어려워졌다. 한은은 지난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연속으로 0.25%포인트씩 올려 현재 연 3.00%로 운용하고 있다. 이번 연준 인상으로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미국 상단 기준 0.75%포인트에서 1.00%포인트로 다시 확대됐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달러 강세 압력이 커지며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6원 오른 1382.2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가운데 원화 약세까지 겹치면 수입물가를 통한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로 반등한 데다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대출 증가세도 확대되고 있다. 한은 금통위원들의 6개월 후 조건부 금리전망에서도 전체 21개 점 가운데 16개가 현재보다 높은 금리를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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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다음달 22일 금통위에서 세 차례 연속으로 기준 금리 인상에 나설지는 불확실하다. 두 달간 누적 0.50%포인트를 올린 효과를 확인해야 하고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과 연체율 상승 위험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추가 인상 시점은 연준의 긴축이 국내 환율과 물가, 금융불균형에 얼마나 강하게 전이되는지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환율과 물가의 오름세가 이어지고 수도권 집값과 가계대출 증가세도 꺾이지 않는다면 다음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연속 인상의 효과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면 다음달 금리를 동결한 뒤 11월 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