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약관 '표 안의 표' 읽는다…금융·공공 폐쇄망 파고든 AX 기업

보험약관 '표 안의 표' 읽는다…금융·공공 폐쇄망 파고든 AX 기업

최태범 기자
2026.10.1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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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프라이즈 AX 전문기업 '액슬레이터', 디노랩 테크센터 1기 선발
금융·공공기관 망분리·폐쇄망 환경 최적화...올해 100억 매출 기대
동양생명과 협업, 'AI 마켓센싱 시스템' 개발...보험약관 분석 자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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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진 액슬레이터 대표 /사진=최태범 기자
이강진 액슬레이터 대표 /사진=최태범 기자

"규제가 어느 정도 완화되더라도 금융과 공공 영역에서는 일정 부분 폐쇄망이 유지될 것이다. 기존 시스템과 업무 환경을 이해하면서 AX(인공지능 전환)를 얼마나 편안하게 이뤄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우리금융그룹의 PoC(기술검증) 기반 스타트업 협업 프로그램 '디노랩 테크센터' 1기 선정을 통해 동양생명과 협업 중인 '액슬레이터'의 이강진 대표는 "금융회사의 AI 도입이 단순히 새로운 솔루션 하나를 추가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4월 설립된 액슬레이터는 금융·공공기관의 망분리 및 폐쇄망 환경에 최적화된 엔터프라이즈 AX 플랫폼을 개발했다. 설립 1년여 만에 고객사 18곳을 확보하고 20건 이상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 가운데 5건가량은 사업비가 10억~20억원을 웃도는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지난해 매출이 24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는 이미 90억원 이상의 매출을 확보한 상태다. 연간 1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개 플랫폼·8개 솔루션'으로 개발 전 과정 연결

액슬레이터의 핵심 제품은 'AXL-A.E.P(Agentic Engineering Platform)'다. 금융·보험사의 내부 데이터와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생성형 AI 기반의 개발·운영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제품은 △비정형 데이터 추출 'AXL-Lens' △근거 기반 문서 생성 'AXL-DocGen' △폐쇄망 코드 어시스턴트 'AXL-Code' △보안·품질 검증 'AXL-Inspect' △테스트 자동화 'AXL-Q' △프로젝트 관리 'AXL-Task' △통합 운영 'AXL-OPS' △레거시 시스템 전환 'AXL-Shift' 등 8개 솔루션으로 구성됐다.

하나의 코어 플랫폼과 8개 전문 솔루션, 통합 관리체계를 연결한 이른바 '1+8+1' 구조다. 기업 내부에 흩어진 문서와 데이터베이스(DB), API 등을 AI가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고 요구사항 정의부터 설계, 구현, 검증, 테스트, 운영까지 이어주는 것이 핵심이다.

이 대표는 "AX는 데이터 수집과 가공부터 개발·검증·테스트·운영까지 전 과정이 연결돼야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폐쇄망에서 비정형 데이터를 어떻게 추출하고 자동으로 문서화할지, 생성된 코드를 품질과 보안 관점에서 어떻게 검증할지, 테스트까지 어떻게 자동화할지를 전체적으로 관리하도록 플랫폼을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통 비용과 보고 체계, 현업의 요구사항 정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연, 각종 산출물 작성과 테스트 비용까지 모두 포함해 개발 생산성을 2배로 높이고 공정 기간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동양생명과 'AI 마켓센싱'…3000장 약관 분석 자동화

액슬레이터의 경쟁력은 금융·보험사의 복잡한 업무 환경에 대한 이해다. 범용 AI를 그대로 적용하는 대신 보험 약관과 사업방법서, 인수기준서 등 산업 특유의 문서를 구조화하고 표준질병코드(KCD)를 비롯한 각종 코드 체계를 연결한다.

GPU(그래픽처리장치) 어플라이언스도 자체적으로 확보해 외부 클라우드 사용이 제한되는 환경에서 AI 모델을 구동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 IT 경력을 보유한 인력과 AI 엔지니어를 함께 배치해 컨설팅부터 구축·운영까지 수행하는 구조다.

액슬레이터와 동양생명 간 협업을 성사시킨 디노랩 테크센터는 그룹사 현업 부서가 필요한 기술 과제를 먼저 제시하고 이를 해결할 스타트업을 선발하는 '과제 선제시형' 프로그램이다.

선정 기업에는 과제당 최대 3000만원의 수행 지원금과 1000만원 상당의 클라우드 크레딧이 제공된다. 과제 구체화와 협약을 거쳐 약 4~5개월간 PoC를 진행하고 성과 검증과 공유를 거쳐 실제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

액슬레이터는 동양생명과 '전략적 상품개발을 위한 AI 마켓센싱 시스템'을 구축한다. 여러 보험사의 약관과 상품요약서, 공시·마케팅 자료, 보도자료 등을 수집하고 핵심 정보를 추출·표준화해 신상품 동향과 시장 변화를 분석하는 과제다.

보험 약관은 분량이 수천장에 달하는데다 회사마다 공시자료 양식과 용어가 달라 사람이 일일이 비교하기 어렵다. 특히 보험료 예시표와 보장내용처럼 문서에 병합된 셀이나 '표 안의 표'가 반복되면 일반적인 문서 분석 기술만으로는 수치와 의미를 정확히 추출하기 어렵다.

이 대표는 "보험 영역에서 새로운 상품이 어떻게 공개되고 배포되는지, 관련 정보를 얼마나 민감하게 수집하는지가 핵심"이라며 "약관은 일반 문서처럼 단순 요약해선 안 된다. 정밀 파싱(추출·변환)하고 그 데이터가 할루시네이션 없이 명확하게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PoC는 △자료 수집 △파싱·구조화 △온톨로지·스코어링 △리포팅·대시보드 구축 등 4단계로 진행된다. 우선 경쟁사의 약관과 상품요약서, 마케팅 자료 등을 정기적으로 수집하는 체계를 만든다.

이어 AXL-Lens로 PDF와 PPT 속 복잡한 표·차트의 수치를 구조화하고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에서 서로 다르게 쓰이는 용어와 질병코드를 표준화한다. 상품별 시장 영향도를 보여주는 '임팩트 스코어'도 산출한다.

최종적으로는 AXL-DocGen을 활용해 임원 보고 수준의 요약 보고서를 자동 생성하고 신상품 타임라인, 상품군별 트렌드, 담보·특약 구성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대시보드를 구현한다.

이 대표는 "PoC 후 파싱 파이프라인과 보험 도메인 온톨로지 DB, 대시보드 프로토타입, 보고서 생성 모듈 등을 동양생명에 이전하고 관리자·현업 사용자 교육도 진행할 것"이라며 "이번 PoC는 단순한 시장분석 도구 개발이 아닌 '보험 풀스택 AX'로 향하는 출발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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