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달 2일부터 검찰이 사라지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이 들어선다. 새로운 법이 시행되면 통상적인 수사는 검사의 직접 수사와 보완수사권 폐지로 경찰이 전담한다. 검찰이 사라져 7대 범죄 수사는 중수청이, 공소청은 기소를 담당한다.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72년 만에 형사사법체계의 대변혁이 코앞인데 수사기관 수장들은 대부분 공석이거나 대행체제다.
기관마다 역할과 업무 범위가 크게 달라진데다 가지 않은 길이었던 만큼 조율은 필수다. 하지만 누가 어떤 자격으로 조정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장관 후보자(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낙마로 법무부 장관이 공석인데다 중수청장 후보자(김지용 전 춘천지검장)는 검찰 출신이라는 이유 등으로 추가 검증이 진행 중이다. 공소청장은 후보추천위원회조차 꾸리지 못 했고 경찰청장 자리는 21개월째 공석이다.
검찰청 폐지 법안 통과로 수사·기소 분리 방향이 확정된 게 1년 전인데 그 후 준비는 대단히 미흡했다. 범죄 예방과 수사는 국민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중대 사안인데도 정부 여당은 강경파와 강성 지지자들의 입김에 휘둘렸다. 수장은 물론이고 주요 기구, 정원 직제, 구성원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개문발차하게 된 것이다. 이제라도 인사와 조직 구성 마무리에 속도를 내야 한다.
기관간 업무가 뒤섞여 고소인과 피해자 등에게 자신의 사건이 어느 기관에서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알리기도 쉽지 않다. 중수청은 자체 전산 시스템이 없는 상태로 본청과 지방청 모두 시설 공사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건물 내 유치장은 엄두도 내지 못 하게 되면서 수사과정에서 피의자의 장거리 이송이 불가피해졌다. 입법 취지와 달리 인권 보호에 큰 구멍이 생긴 것이다. 경찰도 여당 실력자였던 김병기 무소속 의원 수사에 속도를 내지 못 하고 광주 여고생 살인사건 처리과정, 제주 실종여성 신고 암장에서 알수 있듯 능력을 의심받는다. 검찰개혁이라는 명분 못지 않게 범죄 피해자 보호와 수사공백이 없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부동산정책과 노란봉투법처럼 시행하고 부작용이 생기면 보완한다는 무책임한 관행은 수사와 사법 영역에서는 있을 수 없다. 이로 인해 혼란이 생기면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