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종합) 첫 韓-비세그라드 정상회의 개최…50조 인프라 시장 진출 교두보 마련

박근혜 대통령이 체코·폴란드·헝가리·슬로바키아 등 중유럽 4개국으로 구성된 지역협력체 '비세그라드 그룹'과 첫번째 정상회의를 갖고 유럽국가와의 첫번째 '다자+1' 정상회의체를 출범시켰다. 이들 4개국은 남북한 통일 과정에서 자신들의 체제전환 경험을 공유키로 했다. 우리 기업들의 총 50조원 규모의 중유럽 인프라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도 마련됐다.
체코 프라하를 방문 중인 박 대통령은 3일(이하 현지시간) '비세그라드 그룹'의 총리들과 '한·비세그라드 정상회의'을 갖고 총 38개 조항으로 이뤄진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비세그라드'라는 이름은 1992년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인근 비세그라드에서 4개국 협력체가 출범한 데서 비롯됐다.
이를 계기로 한-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ASEAN)에 이어 유럽국가와의 '다자+1' 정상회의체인 '한-비세그라드 정상회의'가 공식 출범했다.
공식성명은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이들 4개국이 공산권에서의 성공적인 체제전환 경험을 우리 측과 공유키로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정상회의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은 "우리 정상들은 비세그라드 4개국의 성공적인 체제전환 경험을 공유하는 세미나 개최를 포함해 이와 관련한 소통과 협력을 계속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정상들은 공식성명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강력 규탄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떠한 북한의 행동에도 반대한다고 명시했다.
공식성명에는 한-비세그라드 간 '인프라 고위급 회의', '에너지 협의채널' 신설을 검토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현재 이들 4개국은 유럽연합(EU) 회원국 간 불균형 해소를 위한 기금인 EU펀드를 활용해 지하철, 지능형교통시스템(ITS), 에너지 등 각종 대형 인프라 사업들을 추진 중이다. 2020년까지 총 430조원 규모로 조성될 EU펀드 가운데 약 40%가 이들 4개국에 집중 배정된다. 이 가운데 약 50조원이 인프라 구축에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체코를 비롯해 폴란드, 슬로바키아 등은 EU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신규 원전 건설을 검토 또는 추진 중이다. 체코의 경우 이르면 내년, 늦어도 2019년 총 10조원대 규모의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을 입찰에 부칠 예정이다. 만약 우리나라가 체코 원전 수주에 성공한다면 첫번째 유럽 원전 시장 진출 사례가 된다.
또 공동성명에 따르면 박 대통령과 4개국 총리들은 과학기술, 문화, 중소기업 등의 분야에서 창조경제 파트너십을 강화키로 합의했다. 특히 과학기술 분야에선 공동연구 프로그램 신설 등 다자 과학기술 협력체계를 구축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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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자유무역협정) 활용 등을 통한 무역·투자 확대를 위해서도 함께 노력키로 뜻을 모았다. 새로운 기후체제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성공을 위해 교통, 물류, 통신 등의 분야에서도 협력키로 합의했다.
아울러 정상들은 북핵 문제를 비롯한 지역 현안과 테러, 난민, 기후변화 등 글로벌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한편 박 대통령은 체코,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4개국 총리들과도 연쇄 양자회담을 갖고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한-비세그라드 정상 만찬에도 참석했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들 중유럽 4개국은 과학기술이 발달한데다 EU 국가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어 경제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4일 프라하에서 동포 대표들을 접견한 뒤 귀국길에 오른다. 서울에는 5일 오전 도착할 예정이다. 귀국 후 박 대통령은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등을 상대로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