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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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에서 눈에 띄는 재생에너지 관련 뉴스 2건이 전해졌다. 하나는 NTT 그룹 계열사들이 일본 최대 발전회사 JERA(제라)의 자회사 제라 크로스와 태양광 잉여 전력을 계통용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야간 등에 공급하는 상황을 가정해 1시간 단위로 발전과 소비를 맞추는 실증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연간 사용한 전력량만큼 재생에너지 전력을 조달하는 RE100보다 까다로운 '24/7 CFE(연중무휴 무탄소 에너지)'를 겨냥해 무탄소 전력 공급률과 경제성을 검증하는 시도다. 기업 고객이 필요한 시간대에 무탄소 전력을 공급받도록 돕는 서비스로 발전시킬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유럽 에너지 전문 매체가 해상풍력을 지역 경제 회복의 돌파구로 삼고 있는 일본 아키타현에 주목한 소식이다. 이 지역에는 이미 139메가와트(MW) 규모의 해상풍력 단지가 들어섰고, 2028년 준공을 목표로 315MW 규모의 단지 건설이 진행 중이다. 해상풍력에서 지역 경제의 활로를 찾으려는 구상이 현실화하고 있다. 성격이 다른 두 소식에 함께 눈길이 간 이유는 한국과 에너지 여건이 닮은 일본이 재생에너지의 활용 범위와 산업적 가치를 넓혀가는 장면으로 여겨져서다.
지난달 16일 서울 시내버스는 정상 운행했다. 새벽 노사 협상 타결로 파업이 철회되면서다. 당시 서울시가 대체수송을 위해 계약한 전세버스의 취소수수료는 1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모두 시민 세금으로 부담한다. 지난해 두 차례 파업 예고 때 취소비용 9억7200만원이 들었다. 올해 1월 이틀간 실제 파업 때 임차료와 수수료는 15억9600만원이었다. 네 차례 전세버스 비용만 35억원이 넘고 절반 이상은 취소 비용으로 쓴 돈이다. 지난 1월에는 지하철 추가 운행에도 하루 약 2억8000만원이 들었다. 비상수송 준비는 시민의 이동을 지키는 데 필요하다. 문제는 파업 위기 때마다 운행 불안과 추가 지출이 반복된다는 점이다. 해마다 수천억원을 지원하는 준공영제가 과연 안정적인 운행을 보장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2004년 도입한 준공영제는 민간회사가 운행하고 운송수입이 표준운송원가에 못 미치면 서울시가 부족분을 지원하는 제도다. 수익이 낮은 노선을 유지하려고 해마다 수천억원을 투입한다. 서울시가 노선과 요금을 관리해도 임금교섭은 노사 몫이다.
"2년 전과 똑같은 일이 지금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 지난달 대형 여행사의 베트남 다낭 패키지 상품을 다녀왔다는 한 독자는 가이드와 결탁한 현지 쇼핑센터의 '침향' 과장 홍보, 강매 행위를 직접 겪었다고 제보했다. 기자가 2년 전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기사(이게 만병통치약? 140만원 베트남 침향, 패키지 여행객 뒤통수쳤다)의 내용과 동일한 상술이 여전히 성행한단 내용이었다. 물컵에 침향 캡슐 원액을 넣어 스티로폼 조각을 녹이는 퍼포먼스부터 "3개월 만 먹으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이 한 번에 해결된다"는 판매원의 설명까지 그대로였다. 동남아 패키지 여행지에선 통상 마지막날 가이드가 이끈 정체 불명의 쇼핑센터에서 이런 불편한 경험을 겪은 여행객이 많다. 특히 장거리 이동이 불편한 부모님과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에서 피해 사례가 이어진다. 모객 수수료만 받고 뒷짐 진 국내 여행사, 랜드사(현지 여행사)와 가이드가 여행비를 일부 부담하면서 현지 상품 판매로 수익을 내려는 영업 행태가 보도 이후에도 지속된다.
정부도 개인처럼 매년 '가계부'를 쓰며 수입·지출을 관리한다. 세금이 예상보다 많이 걷힐 것으로 보이면 예산을 늘리고, 반대의 경우라면 재정 사업을 축소한다. 원래 정부가 매년 하던 걱정은 추정치 대비 세금이 적게 걷히는 세수 펑크였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분위기가 달라지더니 올해는 예상보다 국세 수입이 50조~60조원 넘게 더 걷혀 총 475조 전후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초과 세수의 원인은 반도체 호황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역대급 실적과 이에 따른 대규모 성과급 지급이 법인세·소득세 증가로 이어졌다. 이들 기업이 상반기 주식시장 활황을 이끌며 증권거래세까지 늘었다. 정부도 국세 수입이 내년 584조4000억원, 2028년에는 606조7000억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 역시 반도체 호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세수가 많이 걷힐 때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과감한 세제 지원, 예산 투입으로 '제2의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는 일이다. 그래야 기업의 실적 개선이 세금 증가로 다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만들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은 올해 상반기 국제선 여객 3839만명을 기록하며 세계 1위에 올랐다. 지난 2001년 개항 이후 처음 거둔 성적이지만 이를 수성해야 할 신임 사장 선임을 앞두고는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글로벌 1위 공항' 타이틀은 보안검색과 수하물 처리, 환승편 등이 초 단위로 맞물려 돌아가는 현장이 만든다. 새 사장에게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뚜렷한데도 새 수장을 향하는 시선은 공항이 아닌 정치권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 16일 마감된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공모는 '항공산업 및 공항에 대한 전문성'을 자격 요건으로 내걸었으나 특정 지원자의 이력을 두고 그 기준이 제대로 적용될지 의문이 나온다. 항공·공항 분야의 실적보다 정치적 이력이 앞세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이른바 낙하산 정치인과 공모 때마다 빼놓지 않고 이름을 들이민 인물까지 후보군에 오르면서 공항 운영 역량을 둘러싼 물음표가 커졌다. 정치적 후광도, 공모에 여러 번 지원했다는 이력도 수천만명이 오가는 공항의 경영과 안전을 맡길 만한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응급실 뺑뺑이'를 막겠다는 취지의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밑 빠진 독(응급실)에 물(환자) 붓기'란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양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응급환자를 수용할 응급의료기관을 빠르게 정해 이송하는 것'이다. 이송할 의료기관이 신속하게 정해지지 않을 때 중앙응급의료상황실과 119구급상황센터가 수용기관을 지정하고, 지정받은 의료기관은 환자를 수용하도록 규정했다. 이는 응급실에 실려 온 응급환자를 병원이 거부할 수 없게 만든 건데, 의료계에선 응급환자를 수용할 여력이 없는 병원에서 이송된 환자를 어쩔 수 없이 받아야 하는 '응급환자 강제 수용제'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개정안엔 이송 전에 병원의 수용 능력을 확인하도록 하는 절차가 없다. 그러면서 병원이 전화 받기 위해 전용회선과 담당 인력을 유지해야 하는 의무는 그대로 뒀다. 전화를 거는 쪽의 의무는 없애고, 받는 쪽의 의무만 남긴 셈이다. 환자 상태가 경증인지 중증인지를 가르는 1차 판단을 현장 구급대원이 하게 된다는 것도 이 개정안의 핵심이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결국 낙마했다. 김 의원은 판사와 재선 국회의원을 거친 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까지 맡았던 인물이다. 여권에서는 법무부를 이끌 적임자라고 평가했으나 인사청문 과정에서 식약처 로비 의혹이 불거지고 전 보좌관의 '투서'가 나오면서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된 뒤 후보 자리를 내놓게 됐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장관 후보자의 낙마는 김 의원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5명이다. 이들 중 현역 의원만 3명째다. 현역 국회의원은 선거를 통해 이미 한차례 검증을 받았고 오랜 기간 언론에 노출됐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검증이 용이한 인사로 꼽힌다. 여야 관계를 고려하는 정치적 관행때문에 이재명 정부 이전까지 현역 의원을 장관으로 임명할 때 낙마하는 경우는 없었다. 그러나 '현역 불패' 공식은 이재명 정부에서 처음 깨진 뒤 이젠 아예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현역 의원의 낙마를 여야의 극한 갈등 탓으로 몰기는 어렵다. 낙마한 정치인 장관 후보자들의 흠결이 컸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영업시간을 늘린다고 가게 매출이 저절로 늘지는 않는다. 문 여는 시간이 길어져도 손님이 찾아올 이유가 없으면 불 켜진 빈 가게일 뿐이다. 손님을 끌어들일 상품이 있어야 하고, 들어온 손님이 머물며 지갑을 열 만한 환경도 갖춰야 한다. 한국거래소(KRX·이하 거래소)가 지난 14일 애프터마켓을 열었다. 정규시장이 끝난 뒤 오후 4시부터 저녁 8시까지 상장사 전체 종목을 거래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다. 목적은 단순히 퇴근한 직장인에게 주식 거래 기회를 더 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국내외 투자자의 유동성을 우리 시장으로 끌어들이겠다는 더 큰 그림이 있다. 다른 가게를 찾으려는 단골을 붙잡는 동시에 다른 가게의 손님까지 데려오겠다는 것이다. 때마침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맞아 한국 시장을 바라보는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들이 자국의 낮에도 한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면 시차라는 물리적 장벽은 그만큼 낮아진다. 전 세계 거래소들도 이미 투자자의 '시간'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사라질 것이라고 했지, 내가 언제 사라져야 한다고 했겠습니까. "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8일 열린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전세제도 관련 과거 발언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대통령의 정정은 맞다. 과거 발언은 전세가 '사라져야 한다'가 아니라 '사라질 것'이라는 취지였다. 하지만 질문에는 전셋값 상승과 전세의 월세화라는 현재 상황도 함께 담겨 있었다. 대통령은 과거 발언에 대한 인용이 잘못됐다며 이를 바로 잡은 뒤 전셋값 상승과 월세화에 대해서는 별도로 답하지 않았다. 말의 정확성은 중요하다. '사라져야 한다'는 정책적 당위이고 '사라질 것'은 시장에 대한 전망이니 둘은 분명 다르다. 그러나 국민이 궁금했던 것은 문법이 아니었다. 전세 매물이 줄고 보증금과 월세가 오르는 현실을 정부가 어떻게 보고 있는지였다. 전제는 정정됐지만 전월세시장의 문제는 그대로 남았다. 서울 집값에 대한 '평탄화' 발언도 마찬가지다. 강남권은 내리고 강북과 외곽은 오르는 가격 흐름을 설명한 표현이라고 청와대는 해명했다. 그러나 강북과 외곽의 중저가 주택을 마지막 선택지로 여겼던 무주택자에게 가격 상승은 평탄화가 아니다.
"바이오는 언제쯤 살아날까요?" 최근 만난 많은 바이오산업 관계자는 한목소리로 주가를 걱정했다. 올해 코스피지수가 9000을 돌파했지만,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구성한 'KRX헬스케어지수'는 연초 대비 30% 가까이 하락했다.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는 기업이라면 단기 주가 흐름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바이오는 다르다. 당장 돈을 벌지 못하면서 길면 10년 이상 신약 개발을 지속해야 한다. 사업 특성상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필수적이다. 최근의 주가 부진을 심각하게 보는 이유다. 최근엔 초기 단계 바이오 벤처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줄며 산업 생태계의 하단이 붕괴하는 게 아니냔 우려가 커진다. 주식시장에서 바이오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리스크(위험)가 상대적으로 큰 비상장 신약 개발 기업은 투자받기 더 어려워졌다. 국내 벤처캐피털(VC)의 창업 3년 이내 초기 기업 투자 비중은 2002년 63. 5%에서 지난해 14. 1%로 하락했다. K-바이오는 글로벌 시장에서 도약하느냐 마느냐 갈림길에 섰다.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은 최근 호재성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챙긴 코스닥 상장 바이오 기업을 조사하고 있다. 임직원 10여명이 글로벌 제약사 기술이전 계약 체결 사실이 공시되기 전 자사 주식을 매수해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다. 금융당국은 자산운용사 운용역들이 ETF(상장지수펀드) 종목 편입 전 선행매매한 혐의를 포착하고 조사에 돌입했다. 최근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적발 사례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공분을 산다. 정부가 계좌 동결부터 원스트라이크 아웃까지 꺼내 들며 주가조작과 전쟁을 선포했지만, 정작 내각 후보자마저 의혹에 이름을 올리면서 그 진정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2021년 지인 양모씨로부터 제약사 제넨셀의 코로나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관련 청탁을 받고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제넨셀 최대주주가 된 코스닥 상장사 세종메디칼 주가가 급등락하며 소액주주들이 손실을 봤다. 김 후보자는 기소유예를 받았지만 지인 양모씨는 로비 청탁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2012년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당시 민주통합당)은 길거리로 나갔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노동자들을 만났고 이듬해 '을지로위원회'를 만들었다. '을(乙)을 지키는 길'이라는 이름처럼 현장의 어려움을 직접 듣고 해결책을 찾는 조직이다. 당시 민주당의 처지는 녹록지 않았다. 2007년 대선 참패 이후 2008년 총선에서 크게 졌고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도 잇따라 집권에 실패했다. 을지로위원회 하나가 민주당을 다시 집권시켰다고 할 순 없다. 다만 패배한 정당이 다시 국민 속으로 들어가 민생정당의 모습을 회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국민의힘이 지난 14일 임이자 정책위원회 의장 주도로 새로운 민생정책 플랫폼 '당근위원회'를 내놨다. '당신이 원하는 것, 국민의힘이 해결한다'는 뜻이다. 현장을 직접 찾는 패트롤(Patrol), 현장의 요구를 제도화하는 입법(Legislation), 정책이 실제 효과를 냈는지 확인하는 사후관리(Aftercare)를 하나로 묶었다. 기대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