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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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연봉'은 직장인의 꿈이었다. 쉽게 닿을 수 없었기에 꿈으로 불렸다. 꿈에 이른 사람들에겐 더 많은 근로소득세를 내도록 했다. 그 경계점 중 하나가 과세표준(과표) 8800만원이다. 8800만원을 초과하는 소득부터 세율이 24%에서 35%로 뛴다. 연봉 1억원을 받으면 각종 공제를 거쳐 과표는 대략 8000만원대가 된다. 억대 연봉이라는 꿈의 문턱에 세금의 경계선도 놓여 있다. 8800만원이라는 기준은 2008년 이후 큰 틀에서 바뀌지 않았다. 그사이 꿈을 이룬 사람은 많아졌다. 2009년 19만6539명이던 억대 연봉자는 2024년 154만5725명으로 늘었다. 비율로 따지면 1. 4%에서 7. 3%로 높아졌다. 2008년의 1억원과 지금의 1억원은 같지 않다. 국가데이터처의 '화폐가치 계산기'에 따르면 2008년 1억원의 가치는 올해 기준 약 1억4850만원이다. 물가가 그만큼 올랐다는 뜻이다. 그런데 세금을 매기는 기준은 그만큼 움직이지 않았다. 과표구간이 그대로인 탓에 과거에는 소수의 고소득자에게 적용되던 세율 구간에 지금은 훨씬 많은 근로자가 들어온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 소속 연구자가 자신이 개발한 기술로 창업했다면 이는 혁신 활동인가, 이해 충돌인가. 오랫동안 답은 '둘 다'였다. 출연연은 지난 50여 년간 국가 R&D(연구·개발)의 중추 역할을 해왔다. 이제는 연구성과를 민간으로 이전·사업화하고 실험실 창업으로 잇는 것까지 핵심 임무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저성장 속에서 연구성과를 산업과 시장으로 연결해 새 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어서다. 연구자가 실험실 문을 나서 시장으로 향하는 길은 국가가 앞장서 권장해온 길이다. 그런데 그 길 위에 또 다른 법이 놓여 있었다. 2022년 5월 시행한 '이해충돌방지법'이다. 이 법은 공직자가 자신의 직무와 사적인 이해관계가 얽힐 경우 이를 미리 신고하도록 한 제도다. 이를테면 연구자가 자신이 개발한 기술로 창업해 그 회사의 지분을 갖게 되면, 해당 기업과 연구자 사이에 사적인 이해관계가 생길 수 있다.
국내 증시의 극단적인 변동성을 일으킨 주범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가 지목되지만, 많은 시장 전문가는 국민연금의 '리밸런싱(주식 매도) 유예'를 진짜 이유로 꼽는다. 국내 주식 비중이 턱밑까지 차올랐는데도 국민연금은 올해 1월 리밸런싱을 유예했다가 7월에야 비로소 재개했다. '큰 손 ' 투자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서 코스피는 9000선을 돌파했다가 두 달 만에 6000선으로 고꾸라졌다. 리밸런싱 유예가 증시의 숨고르기 기회를 빼앗고 인위적인 급등락을 자초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에 부응하기 위해 국민연금이 인위적으로 매도를 멈췄던 게 아닌지 시장은 의심을 거두지 않는다. 국민연금을 동원한 '관치금융' 이라는 의혹이다. 최근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을 둘러싸고 국민연금 역할론이 다시 부각되면서 똑같은 관치금융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에 "부패한 이너써클"이라고 직격한 이후, 당정은 장기 연임을 막을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했다.
삭족적리(削足適履). 신발 사이즈에 맞춰 발을 잘라낸다는 뜻이다. 비현실적인 제도에 맞춰 현실을 억지로 욱여넣는 삭족적리 사례는 왕왕 발생한다. 17세기 영국에서 창문 개수로 주택세를 매기자 사람들은 창문만 벽돌로 막았다. 구소련에서는 못 생산 성과를 무게로만 측정하니 산업 현장에서 써먹지도 못할 거대한 못만 만들었다. 때로는 지침과 성과측정 지표가 결과를 만든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시행 중인 '모두의 창업'은 1기 1차 합격자 5000명에게 각 200만원씩의 창업활동자금을 줬다. 재료구입, 외주용역비, 문헌구입, 지급수수료, 여비·회의비 등에 폭넓게 쓰라고 열어줬다. 일시불로 50만원만 넘기지 않으면 멘토 기관의 승인 없이도 자유롭게 지출이 가능하다. 정작 자금을 받은 1차 합격자들은 사용 지침이 현실과 거리가 멀다고 아우성이다. 한 참가자는 지역 멘토기관에 찾아가기 위해 KTX나 고속버스를 타야 하는데 '취소 시 수수료가 부과된다'는 이유로 결제를 못했다. 50만원 미만의 노트북을 사려던 이는 '재산성 물품'이라는 이유로 가로 막혔다.
"로펌(law firm)이 완전 특수에요. " 중앙부처 차관 출신 한 로펌 관계자의 말이다. 국정감사 얘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그는 정치권과 정부가 기업을 세게 규제할수록 수임이 늘어난다고 했다. 조사에 대응하고, 과징금에 불복하고, 새 규제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감이 다가올수록 로펌 입법조사부서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대기업들이 수임료를 싸들고 와 국감 예상질문과 답변을 요구하고 총수나 CEO(최고경영자)가 증인으로 채택되면 빼내 줄 것을 종용한다. 기업이 돈과 사람을 생산보다 행정 방어에 쓰면서 생긴 특수다. 이 관계자는 이걸 '방어의 경제'라고 불렀다. 방어의 경제와 짝을 이루는 게 '징벌의 정치'다. 정치권에 만연한 엄벌주의의 다른 말이다. 담합하고, 개인정보를 유출하고, 산업재해를 방치했다면 무겁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런데 벌의 크기가 곧 정책의 성과를 결정짓는 지점에서 방어의 경제가 움트기 시작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1~7월 부과한 행정상 과징금은 1조3528억원(93건)이다.
"The Greatest(가장 위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역대 대통령 순위표에는 트럼프 대통령 자신만이 '가장 위대하다'는 최고 평가를 받았다. 건국의 아버지 조지 워싱턴, 노예제를 폐지한 에이브러햄 링컨 등 역사에 남을 업적을 남긴 대통령도 'Great(위대한)'로 자신보다 한 등급 아래다.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에 어떻게 남고 싶은지 노골적으로 드러낸 게시물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위대함'을 남기려는 시도는 백악관 안팎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백악관에 황금빛 대형 연회장을 세우는가 하면 워싱턴DC엔 황금색 천사와 독수리 조각상으로 장식한 76m 높이의 개선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도로와 공항, 항공모함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고자 한다. 이미 다른 대통령의 이름이 붙은 공연장 케네디센터까지 '트럼프-케네디센터'로 개명을 시도했다. 한정판 여권과 1달러 기념 동전, 국립공원 입장권에도 자신의 얼굴을 새겨넣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 측근을 인용해 트럼프가 "유산(레거시) 모드"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매년 9월10일은 '세계 자살예방의 날'이다. 우리나라는 이 날을 더 기억하고 되새겨야 한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한국의 월별 자살 사망자 수가 지난 6월까지 9개월 연속 감소했지만, 여전히 자살률은 2003년 이후 20년 넘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이기 때문이다. 2024년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인 조자살률은 29. 1명, 연령표준화 자살률은 26. 2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 10. 8명 대비 2. 4배에 달한다. 이재명 정부가 자살 예방 대책에 총력을 기울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 기준 지난해 응급실에 방문한 자살 시도자 수는 2만8996명이다. 이 중 국가가 심리상담, 치료비 등을 지원하는 '사후관리' 서비스를 받은 사람 비율은 49. 7%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응급실에 방문하지 않은 자살 시도자 수를 감안하면 자살 시도자 관리 비율은 더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시도자의 32.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전격적 사퇴에 재계는 놀랐다. "예상 못했다"는 당혹스러운 반응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인사 배경과 향후 정부의 방향성 변화 등 청와대의 속내를 파악하느라 기업 관계자들이 분주해졌다. 주요 그룹 한 관계자는 "좋든 싫든 지금까지 바라보고 달려가던 푯대가 갑자기 사라진 느낌"이라고도 했다. 얼마 전부터 업계에서는 "세계 반도체 시장에 최대 변수는 대한민국 정부"라는 말이 들린다. 그만큼 직접적인 정부 개입이 작용한다는 건데 그 중심에 김 전 실장이 있었다. 그동안 김 전 실장이 각종 현안에 대해 장문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글을 올리면 기업들은 즉각 스크랩해 경영진이 공유하고 내용을 분석하기에 바빴다. 3대 메가 프로젝트와 천문학적인 호남 반도체 공장 투자 발표에 이르기까지 속칭 팔이 비틀렸거나 혹은 자발적이거나 간에 김 전 실장의 그립(장악력)에 이끌려 기업들이 따라갔음은 부인할 수 없다. 당황스러운 기업들은 정부의 다음 시그널을 기다린다. 반도체는 물론 피지컬 AI(인공지능) 등 국내외에서 초대형 투자 실행을 앞둔 상황에서 불확실성은 최악의 덫이다.
"국정 운영 2년차를 맞아 쇄신의 의미를 더하는 결정으로 봐야 한다. " 이재명 정부 초대 정책 컨트롤타워였던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개각 이틀 만에 전격 사퇴하자 한 여권 관계자가 내놓은 평가다. 개각과 사퇴 사이 이틀의 시차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여야 정치권과 민심의 요구인 인적 쇄신과 정책 기조 선회 여부를 두고 이재명 대통령과 김 전 실장이 끝까지 고심한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재정경제부·국토교통부 장관에 이어 김 전 실장까지 주요 경제정책 라인을 교체한 것은 변화와 쇄신을 요구하는 민심에 부응하려는 결정으로 볼 수 있다. 김 전 실장에 대한 이 대통령의 신뢰는 각별했다. 30년 넘게 정통 엘리트 관료의 길을 걸어온 김 전 실장은 공직 퇴임 후 블록체인 관련 기업 대표를 맡는 등 새로운 도전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이 그를 초대 정책실장으로 발탁할 당시에도 위기에 놓인 한국 경제를 회복시키고 구조를 재편할 적임자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만큼 김 전 실장의 조기 사퇴는 단순한 참모진 교체 이상의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정부가 말 많고 탈 많던 세제개편안을 결국 '셀프 수정'했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차등 적용으로 논란이 된 부동산 세제도 손질했다. 결과적으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기본공제는 12억원을 유지한다. 당초 정부는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하되 비거주자는 9억원으로 낮추려 했다. 집은 '사는 것(Buying)이 아니라 사는 곳(Living)'이라는 원칙 아래 거주 중심의 주택시장을 정착시키겠단 취지에서다. 하지만 여당조차 설득시키지 못했다. 여당은 비거주 1주택자를 지나치게 차별하는 조치라며 수정안을 내놓으라고 정부를 압박했다. 결국 정부는 비거주자에 페널티를 주는 게 아닌 실거주자에 인센티브를 주는 절충점으로서 12억원 유지를 선택했다. 종부세 세부담 상한을 150%에서 200%로 높이려던 계획도 없던 일로 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하기도 전에 세제개편안을 스스로 뒤집은 건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그만큼 이번 세제개편안이 논쟁적이었단 방증이다.
수도권 대학을 졸업하고 반년 넘게 구직 사이트를 매일 살펴보는 20대 김 모씨. 그의 하루는 서류 탈락과 단기 알바 사이에서 표류한다. 김 씨는 그나마 구직활동에 힘을 쏟고 있지만 오랜기간 취업활동에 지쳐 구직을 아예 포기한 사람들도 많다. 이들은 '쉬었음' 청년으로 불린다. 최근에 만난 리크루팅 업계 관계자가 전해준 사례인데 '2030' 청년들이 체감하는 구직 현장은 한여름 폭염에도 냉기만 흐른다고 한다. '쉬었음' 청년이란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육아와 취업 준비 등 구체적 이유 없이 단순히 쉬고 있다고 응답한 청년을 뜻한다. 구직 활동을 하지 않아 실업자로 분류되진 않지만 사실상 청년 고용난을 보여주는 지표로 올해 1~7월 평균 68만명에 달한다. 정부가 지난달 28일 43조원 규모의 청년 예산을 투입해 일자리 사다리를 복원하겠단 계획을 밝힌 것도 이같은 냉혹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다. 꿈을 펼쳐야 할 청년들은 이처럼 노동시장 밖에서 방황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선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비명을 지르는 모순된 광경이 펼쳐진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몇 년에 한 번씩만 연료를 넣으면 되며, 더 빠르게 많은 화물을 실어 나를 수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안전한 에너지원인 원자력을 활용해 무역 비용을 낮출 수 있다. "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 C. 에서 열린 ATLAS(Atomic Technologies Licensed for Applications at Sea) 출범식에서 한 이 말에는 원자력 추진선의 강점이 모두 담겼다. ATLAS는 해상 원자력 기술의 규범을 만들기 위해 IAEA(국제원자력기구) 등을 중심으로 만든 글로벌 협의체다. 라이트 장관은 인류 발전에 공헌한 가장 큰 도구 중 하나인 '선박'에 현 시점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에너지원으로 손꼽히는 '원자력'을 더하는게 얼마나 중요한 비전인지를 설파하는 것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원전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ATLAS와 협업을 통해 해상 원자력 기술 개발에 힘을 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