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민자
트민자는 '트렌드에 민감한 기자'의 줄임말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눈에 띄는 흐름을 포착해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과 시대의 이야기를 들여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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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59 건
#케빈 브러프(34)는 미국 피츠버그의 로즈데일 기술대학에서 자동차 정비 기술자 교육을 받고 있다. 지난해 여름 입학한 그는 오는 11월 졸업을 앞두고 있다. 브러프는 원래 소프트웨어 개발자였다. 해고 후 자동차 정비로 진로를 바꿨다. 인공지능(AI)에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과 실제 해고 경험이 맞물리면서 미국의 젊은 직장인과 대학생들이 기술직 이른바 '블루칼라' 직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취업을 앞둔 대학생은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직업을 찾아 전공을 바꾸고, 일자리를 잃은 직장인은 자동차 정비·용접·전기 등 새로운 기술을 배우기 위해 학교로 돌아가고 있다. ━포드 CEO "무슨 일 하든지 대체될 것"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브러프는 2015년 컴퓨터공학 학위를 받은 뒤 물류회사와 기업보험 회사에서 개발자로 일하다 지난해 5월 해고됐다. 해고 몇 달 뒤 전직 구글 최고경영자(CEO)의 강연을 듣고 AI의 코딩 능력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실감했다.
#룸메이트 2명이 서로 짝이 맞지 않는 양말 한 켤레와 사용감이 가득한 거품기를 교환한다. 아버지와 10대 아들이 오래된 잡지 여러 권과 건전지 하나를 맞바꾼다. 각 거래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지만, 댓글 창에는 다음 거래에 내놓을 물건을 제안하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최근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확산하고 있는 '피젯 트레이딩'(Fidget Trading)의 모습이다. 피젯 트레이딩은 원래 슬라임 등 손으로 만지거나 눌러 반복적인 촉감을 즐기는 '피젯 장난감'을 서로 교환하는 아동·청소년들의 놀이 방식이다. 자신이 가진 장난감을 내놓고 상대방의 제안을 받아들이거나 거절하면서 교환 조건을 맞춰간다. 그런데 최근 성인들이 피젯 장난감 대신 일상용품을 교환하는 SNS 콘텐츠가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도 동료들과 피젯 트레이딩을 하는 영상을 X에 공유했다. 어린이들이 즐기던 '피젯 트레이딩'이 어른들의 새로운 SNS 유행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성인 피젯 트레이딩'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빨간색과 흰색 줄무늬 모자를 쓴 고양이 캐릭터가 미국 학교 안전을 위협하는 공포의 대상이 됐다. 동화 속 장난꾸러기 캐릭터 '캣인더햇(Cat in the Hat)'이 학교와 학생을 위협하는 기괴한 SNS 밈으로 변신하면서다. 가디언과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캐나다 소셜미디어에서 캣인더햇을 활용한 영상과 이미지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게시물 속에는 캣인더햇 복장을 한 사람이 어둠 속에서 학교 주변이나 주택가를 배회하거나 창밖에서 누군가를 지켜보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이미지도 있지만 실제 사람이 캐릭터 복장을 하고 촬영한 것도 있다.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시작된 이 밈은 최근 캐나다와 미국으로 확산됐다. ━"캣인더햇이 곧 찾아간다"…美 학교 발칵━문제는 이런 이미지가 장난 수준을 넘어 범죄 형태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이다. 소셜미디어에 특정 학교나 지역을 지목하거나 학생의 이름을 적어 실제 공격 예고처럼 보이게 만든 게시물까지 등장했다. 캘리포니아주 레딩에서는 캣인더햇을 활용한 학교 방문 예고글이 유포되면서 불안감을 느낀 일부 학부모들이 자녀의 등교를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예술궁전 앞 광장. 10~20대 관중들이 두 사람을 에워싸며 원을 형성했다. 두 사람은 짧은 춤을 추거나 간단한 동작을 하면서 경쟁적으로 관중 호응을 이끌어냈다. 절제된 춤이나 노래 등 공연을 선보인 건 아니었다. 틱톡에서 유행했던 '6-7', '뮤잉' 등 밈(Meme) 동작을 과장되게 반복하는 식이다. 밈 동작이 스포츠 배틀로 진화한 이른바 '아우라배틀(aura battle)'이다. 이 대결의 핵심은 '터무니없음'이다. 뚜렷한 심사 기준이나 규칙도 없다. 고난도 동작을 한다고 우승자가 되는 건 아니다.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아우라배틀의 우승자는 거대한 흰색 샌들을 소품 삼아 상대방을 말처럼 올가미로 묶어 끌고 가는 흉내를 낸 칼레드 로살레스 살라자르가 차지했다. 그는 상금으로 3000페소(약 177달러)를 받았다. CNN에 따르면 아우라배틀은 멕시코뿐만 아니라 코스타리카 수도 산호세,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차이나타운 등 라틴 아메리카 최소 8개 국가에서 열렸다.
"모깅(mogging). " 지난 5월3일(현지시간) 샘 올트먼 오픈AI CEO(최고경영자)는 자사 생성형 AI(인공지능) 모델 GPT-5. 5가 최신 물리학 벤치마크 'CritPt'에서 경쟁 모델을 큰 격차로 앞섰다는 물리학자 스티븐 수의 게시물에 이런 짧은 댓글을 남겼다. 자사 모델의 압도적 1위를 이 한 단어로 자축한 것이다. 미 빅테크 CEO도 사용하는 '모깅'은 젠지(Z세대·1990년 중반~2000년 초반 출생자)를 중심으로 SNS에서 폭발적으로 쓰이는 신조어다. 다른 사람이나 대상보다 더 돋보이거나 압도한다는 뜻의 인터넷 용어다. 미국 피겨스케이팅 선수 알리사 리우는 지난 2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 제 주 목표는 그냥 모그(mog)하는 거였다"고 말해 주목받기도 했다. 미 NBC 산하 온라인매체 투데이닷컴은 10대들에게 영향력이 큰 리우의 한마디가 다른 세대에도 이 신조어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모깅은 남성 중심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마노스피어'(manosphere)에서 유래했다.
미국 월가와 실리콘밸리, 대형 로펌 등 치열한 화이트칼라 채용시장에서 '취미 및 관심사'가 가장 주목받는 이력서 항목으로 떠올랐다. 한때 군더더기 취급을 받던 이 항목은 AI가 작성한 천편일률적 이력서가 넘치면서 지원자를 차별화하는 무기가 되고 있단 분석이다. ━천편일률 AI 이력서에 개성 사라져…"인간적 면모 부각해야"━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법률 전문 헤드헌팅 업체 메이저 린지 앤드 아프리카가 최근 유명 로펌 변호사 채용 과정에서 받은 이력서에는 '미니어처 닥스훈트 훈련', '새집 만들기', '레스토랑 수준의 스크램블 에그 만들기' 같은 이색 취미가 대거 등장했다. 이 회사 파트너인 케이트 레더 셰이크는 "이러한 정보가 채용 담당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면접 자리의 어색함을 깨는 계기가 된다"며 "새벽 3시 마감 직전까지 밤샘 작업을 함께 견딜 수 있는 동료인지를 판단할 때 이러한 사소한 정보가 뜻밖의 힌트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취미와 관심사 항목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하다.
#미카 스탠리(24)는 3년 전만 해도 미국 네브래스카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야간 청소부로 일했다. 지금은 사업을 통해 월 최대 7만5000달러(약 1억원)를 벌어들인다. 약 150대의 자판기를 관리하는 일이다. 그는 2019년형 람보르기니 우루스를 끌고 클리블랜드 시내를 누빈다. 스탠리는 "내 삶을 돌아보며 평생 청소부로 살고 싶진 않다고 생각했다"며 "자판기가 나를 자유롭게 만들어 줬다"고 말했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20~24세 청년 실업률은 7. 1%로, 25세 이상 실업률의 두 배가 넘는다. 최근 자판기 사업은 더 빠르게 많은 돈을 벌고 싶어 하는 젊은 층을 사로잡았다. 각종 소셜미디어에는 '자판기' 검색량이 늘고 있다. 취업 불안에 시달리는 미국 Z세대(1995∼2007년생)를 중심으로 사업이나 부업에 뛰어드는 사례가 늘면서다. 블룸버그는 "미국 젊은 층들은 인공지능(AI)이 인력을 대체할 수 있다는 두려움 속에서 직장에 취직하기보다는 스스로가 주인이 되길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생계유지 불안, 직장보다 사업 선택 ━앞선 사례 속 스탠리는 정시 출퇴근하는 일반적인 직장의 굴레에서 벗어나 경제적 자유를 찾는 방법을 소개하는 유튜브 영상을 찍는다.
"카드 20장 이상 등록하고 1000달러(약 142만원) 벌었다. " 최근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소셜미디어)에 던킨도너츠 등의 기프트카드와 현금 입금 내역이 찍힌 계좌 화면과 함께 현금을 벌었다는 게시물이 도배되고 있다. 온라인 결제 서비스 '파즈'(Paze)의 캐시백 이벤트 참여를 인증하는, 이른바 '파즈 크레이즈'(Paze craze) 현상이다. 파즈는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캐피털원 등 미국 주요 은행들이 참여한 컨소시엄 얼리워닝서비스(Early Warning Services)가 개발해 2023년 출시한 온라인 결제용 디지털 지갑 서비스다. 애플페이·구글페이처럼 온라인 결제 때 카드번호를 직접 입력하지 않고 결제할 수 있다. 얼리워닝서비스는 은행 간 실시간 송금망 젤(Zelle)을 운영하고 있다. 3년 전 출시 당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파즈가 갑자기 화제의 중심이 된 배경에는 신규 가입자 확대를 위해 지난 6월 시작된 '캐시백 프로모션'이 있다. 소비자가 신용·체크카드를 파즈에 등록해 던킨도너츠(던킨), 도미노피자, 스텁허브, 유나이티드항공, 세포라 등 지정된 가맹점에서 10달러 이상 결제하면, 10달러를 환급해 주는 방식이다.
중국의 '신식 차(茶)' 음료 브랜드가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 매장을 늘리며 커피 중심의 음료 문화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신식 차란 우롱차나 재스민차 같은 전통 차와 달리 갓 우려낸 차에 과일과 우유, 치즈폼 등을 더해 다양한 맛을 내는 음료를 의미한다. 일반적인 밀크티나 버블티에서 한 단계 진화한 형태로 평가된다. 중국 음료 체인이 해외에서 받아들여지는 건 새로운 음료와 새로운 맛에 대한 수요, 중국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 증가를 반영한단 분석이 나온다. ━중국 차, 새로운 맛·화려한 비주얼로 소비자 공략━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사는 스티븐 스팔링(51)은 최근 어퍼이스트사이드에 문을 연 중국의 신식 차 체인 '헤이티' 매장을 방문했다. 그는 두 시간이나 줄을 섰지만 구아바 그린티를 마신 뒤 "원래 차를 즐기는 편은 아니었지만 마셔보니 매력을 알겠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중국 업체들은 중국산 향수 레몬이나 금목서 꽃 등 쉽게 접하기 어려운 식재료를 활용하며 새로운 맛을 찾는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 뉴욕에 거주 중인 직장인 캐롤라인 트래비스(27세)는 최근 창업 수업에서 만난 한 남자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하지만 몇 번의 데이트 후 빠르게 그와의 관계를 정리했다. '스프레드시트'를 통해 그와 머지않아 끝장날 운명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미국 젊은 층 사이에서 데이트 상대를 수치화해 평가하는 '러브 해킹'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데이트를 나눈 뒤 그와의 궁합 평가를 위해 상대의 핵심 가치관과 정보 등을 입력, 나와 얼마나 잘 맞는지 분석해보는 것이다. 특히 내가 어떤 점에서 상대에게 끌리는지, 과거 잘못된 패턴은 무엇인지 분석하는 데 용이하다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자신의 모든 데이트를 기록하는 연애법에 빠진 이들이 늘어난 현상에 대해 조명했다. 무제한 선택지를 쏟아내는 데이트 앱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나름의 방법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한편으로는 연애 시장에서도 실패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방어 기제를 마련한 것이란 평가도 있다. ━복잡한 연애시장 데이터가 답.
온몸에 자외선 차단제가 아닌 태닝 오일을 바른 뒤, 햇볕이 가장 강한 시간대에 태닝을 한다. 또다른 인물은 자외선 지수가 6 이상으로 올라가는 순간을 기다리고, 그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 각각 오른 이 영상들은 상당한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뿌렸다. 모두 '탠맥싱'(tanmaxxing)이라는 해시태그가 붙었다. 탠맥싱은 '태닝'(Tanning)과 극한의 효율을 뜻하는 '맥싱'(Maxxing)의 합성어다. 자외선이 가장 강렬한 시간을 공략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고, 단시간에 피부를 극단적으로 햇볕에 그을리게 하는 행위를 뜻한다. 여름철을 맞아 태닝을 일종의 '체형 보정'으로 재해석하는 인플루언서들이 등장하면서 탠맥싱 영상이 급격히 늘었다. 태닝으로 피부가 어두워지면 근육 라인이 도드라지고 몸매가 한층 슬림해 보인다는 주장이 Z세대(젠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자)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의료계는 탠맥싱 열풍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아메드 엘 문타사르는 짙은 태닝이 건강해 보인다는 인식과 실제 피부 건강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100군데 넘는 가게 중에 여기에 온 이유요? 줄을 보면 알잖아요. " 뉴욕 웨스트 빌리지의 유명 샌드위치 가게 '솔트행크스' 앞에서 1시간 가까이 기다린 끝에 34달러(약 5만원)짜리 샌드위치를 받아 든 청년 샘 게리니(26)가 한 말이다. 최근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가 조명한 것은 맛집이 아니라 줄이었다. 시간 낭비와 비효율의 상징이던 웨이팅(줄서기)이 뉴욕, 파리, 상하이 할 것 없이 이제는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 나서는 경험이 됐다는 것이다. 맛집의 완성은 맛이 아니라 웨이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Z세대의 60%는 특정 음식을 먹기 위해 30분 이상 줄을 선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그중 74%는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Z세대에게 줄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초래된 지루한 기다림이 아니다. 경험이자 소셜미디어(SNS) 콘텐츠다. 뉴욕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프로즌 요거트 가게 '미미스' 앞에서 줄을 선 대학원생 아테나 얀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줄을 선 사람들 덕에 거리 분위기가 더 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