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주말부부냐, 퇴사냐…'금융권 지방 이전'에 맞벌이 부부 고민

16년 주말부부냐, 퇴사냐…'금융권 지방 이전'에 맞벌이 부부 고민

류원혜 기자
2026.08.2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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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추진을 앞두고 이전 대상으로 언급되는 기관에 근무하는 맞벌이 부부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추진을 앞두고 이전 대상으로 언급되는 기관에 근무하는 맞벌이 부부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추진하면서 이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기관에 근무하는 맞벌이 부부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본인과 배우자의 직장은 물론 주거와 자녀 교육까지 얽혀 있어 가족 전체의 거취를 결정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3세 딸을 키우고 있다는 A씨는 최근 SNS(소셜미디어)에 "서울에서 맞벌이하고 있고 친정과 시가도 모두 서울에 있다"며 "남편 회사가 지방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는데 예상 지역이 나주라 통근도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A씨는 "남편은 정년까지 16년 정도 남았다. 몇 년 파견도 아니고 아예 지방으로 이전하면 기약 없는 기러기 생활을 해야 하는 것"이라며 "내가 직장을 그만두고 가족 모두 이사를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남편은 직종 특성상 이직이 쉽지 않고 나는 정년이 보장된 직장이라 그만두기 아깝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에는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맞벌이 부부들의 댓글이 이어졌다. 가족 모두 지방으로 이주할지, 한쪽이 직장을 포기할지, 주말부부로 지낼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누리꾼들은 "우리도 주말부부를 고민하고 있다", "남편은 더 외딴 지역으로 갈 것 같은데 내 연봉이 더 높아 매일 고민한다", "이혼하라는 얘기 아니냐", "연고 없는 지역에서 혼자 아이를 키울 생각을 하면 막막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지방은 집값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외벌이도 나쁘지 않다", "지방에서 받을 수 있는 혜택도 있으니 충분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전국금융산업노조가 국책은행 지방이전 시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전국금융산업노조가 국책은행 지방이전 시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처럼 공공기관 이전이 직원 개인뿐 아니라 가족 전체의 생활 기반을 바꾸는 문제인 만큼 주거와 교육, 의료, 문화, 교통 등 정주 여건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 한국전력공사 등이 자리 잡은 나주 혁신도시에도 새로운 생활권이 형성됐지만 수도권과의 생활 기반 격차를 둘러싼 불만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부는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연내 발표하고 2027년 이전에 착수한다는 목표로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최근 제기된 '오는 25일 이전 방안 발표'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며 구체적인 발표 시기와 이전 대상 기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관계부처 및 노동계와의 협의, 지방정부 의견 수렴 등 공론화 절차와 지방시대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전 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다.

현재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비롯해 한국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IBK기업은행 등 금융기관의 지방 이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금감원 노동조합은 지난 17일 성명을 내고 지방 이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회사와 감독기관이 물리적으로 멀어질 경우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고 금융소비자의 접근성도 낮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노조는 "현재 금융 민원의 81.4%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며 "금융감독 기관이 수도권을 떠날 경우 민원 처리의 신속성과 효율성이 심각하게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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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원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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