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받고 그 대가를 다른 사람에게 대납하게 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구회근)는 23일 오후 2시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 항소심 선고기일을 열고 1심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강철원 전 부시장과 사업가 김한정씨도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가 명씨의 진술에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으면서다.
판결 직후 오 시장은 활짝 웃어 보였다. 법정을 나서며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앞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2일 오 시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팀은 "오 시장은 정치자금 규제 실효성을 약화하고 법질서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다"며 "범행을 통해 최종적인 이익을 거두고 범행을 회피해 엄중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해왔다. 오 시장은 특검팀 구형 이후 최후진술에서 "특검팀이 제가 의뢰했다고 주장하는 여론조사를 사전에 논의한 적도, 선거에 활용한 적도 없다"며 "선거캠프가 부담해야 할 비용을 다른 사람이 대신 지급하도록 요청했단 건 불필요할 뿐 아니라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최후진술을 진행하면서 울먹이며 눈물을 닦아내기도 했다.
오 시장은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씨가 실소유한 것으로 지목된 미래한국연구소의 여론조사를 10차례 받았다는 혐의를 받는다. 김씨가 당시 미래한국연구소 실무자인 강혜경씨 계좌로 합계 3300만원 상당을 대납하는 데 관여했다는 혐의도 있다.
1심 재판부는 오 시장 혐의 중 일부를 유죄로 보고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명씨에게 건넨 3300만원 중 2100만원에 대해 유죄로 인정했다. 해당 비용이 들어간 여론조사는 오 시장 의뢰로 진행됐으며 대납 역시 오 시장 요구로 이뤄진 것으로 판단됐다. 재판부는 특히 명씨 주장 중 다른 정황과 일치한다고 판단된 부분에 한해서 신빙성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