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차세대 D램 기술을 적용한 서버용 메모리를 연내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생산능력 확대를 넘어 차세대 기술 경쟁에서도 한국을 추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IT 전문매체 WCCF테크 등에 따르면 차오칸위 CXMT 사장은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4회 집적회로 및 칩렛 콘퍼런스에서 올해 말까지 '4F²' 기술을 적용한 서버용 DDR5 메모리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4F²는 D램에서 데이터를 저장하는 최소 단위인 셀의 면적을 줄이는 기술이다. 기존 6F² 구조보다 셀 면적을 이론적으로 약 33% 줄일 수 있어 같은 크기의 반도체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생산 효율을 높이고 원가를 낮출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는다.
반도체 업계가 이 기술에 주목하는 이유는 기존 방식으로 D램 크기를 줄이는 데 한계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메모리 업체들은 반도체 회로를 미세하게 만들어 저장 용량을 늘려왔지만, 공정이 정교해질수록 기술적 난도가 높아지고 생산비용도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차세대 D램에 4F²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을 개발하고 있다. 외신은 삼성전자(259,750원 ▼2,250 -0.86%)가 10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차세대 공정에서 해당 기술을 도입하고 2028년 관련 제품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발표 일정만 놓고 보면 CXMT가 삼성전자보다 약 2년 빠른 셈이다.
다만 CXMT가 삼성전자보다 기술적으로 앞섰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CXMT가 연내 출시할 제품에는 4F² 기술이 일부만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제품을 선보이는 것과 대규모 양산에 성공하는 것도 별개다. 실제 경쟁력은 생산 수율과 원가, 고객사 확보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CXMT는 차세대 기술 개발과 함께 생산능력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CXMT는 올해 말까지 월 30만장 수준의 D램 웨이퍼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상하이와 허페이의 신규 공장을 통해 장기적으로 월 60만장까지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이번에 출시를 예고한 제품이 서버용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서버용 DDR5는 AMD 에픽, 인텔 제온 등 서버용 CPU(중앙처리장치)와 함께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서버에 사용된다. 일반 PC용 메모리보다 안정성과 신뢰성이 중요해 고객사 인증 등 진입장벽도 높다.
그동안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생산능력 확대가 범용 D램 시장의 가격 경쟁을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면, 앞으로는 서버용 제품과 차세대 공정에서도 경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CXMT가 안정적인 양산과 고객사 인증까지 확보한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1,635,000원 ▼46,000 -2.74%)가 경쟁하는 서버용 메모리 시장에서도 중국의 영향력이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