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수치 정상이라 안심했는데"…올해부턴 '이것' 많으면 치료 권고

"간수치 정상이라 안심했는데"…올해부턴 '이것' 많으면 치료 권고

정심교 기자
2026.09.2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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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B형 간염, 간수치 정상이어도 바이러스 많으면 치료해야
중등도 바이러스혈증, 증상 없어도 검사·치료 강력 권고

B형 간염 바이러스가 간을 망가뜨리는 단계. /자료=국가건강정보포털
B형 간염 바이러스가 간을 망가뜨리는 단계. /자료=국가건강정보포털

간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B형 간염'이다. 그동안 몸속에 B형 간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HBV)가 많더라도 간 수치(ALT)가 정상이면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하지 않고 경과를 지켜보는 게 정석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 치료 전략이 달라졌다.

22일 유정주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그동안 간 수치는 B형간염 환자의 항바이러스 치료를 결정하는 중요 기준 중 하나였다"며 "그러나 올해부턴 간 수치가 정상이더라도 체내 B형 간염 바이러스가 많으면 간 손상, 간암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에 따라 항바이러스가 권고된다"고 말했다.

B형 간염은 간세포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성인이 급성으로 감염되면 대부분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신생아·영유아기에 감염되거나, 면역이 떨어진 상태에서 감염되면 바이러스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B형 간염'으로 이어진다. 만성화 시 간에 염증·섬유화가 서서히 진행돼 간경변·간부전·간세포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국내 만성 B형 간염 환자는 120만명으로 추정된다. 진단율은 83%로 높지만, 실제 치료 비율은 22.2%에 그쳐 진단과 치료 사이 격차가 크다. 국내 간암 사망자의 약 60%가 B형 간염으로 인한 것으로 알려져, 조기 진단과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B형 간염 중에서도 '급성' 감염 땐 △피로감 △식욕 부진 △미열 △구역감 △황달 △소변 색이 진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만성' B형 간염은 간이 상당히 손상될 때까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가장 흔한 감염 경로는 △B형 간염에 감염된 산모로부터 출생 시 전파되는 수직감염이다. 그밖에 △수혈 △오염된 주사기 노출 △침습 시술 △성 접촉 △가족 간 혈액·체액 노출 등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 일상적인 식사, 포옹, 재채기 등 단순 접촉으로는 전파되지 않는다.

올해 개정된 진료지침은 만성 B형 간염을 '염증성 간질환'이 아닌, '바이러스 감염 질환'으로 새롭게 정의했다. 치료 결정 기준도 간수치(ALT) 중심에서 바이러스량(HBV DNA) 중심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간수치가 정상이면 적극적인 치료보다는 경과를 지켜보는 경우가 많았던 '중등도 바이러스혈증'이 새로운 치료 대상으로 포함됐다.

'중등도 바이러스혈증'은 혈중 바이러스량이 2000~10억 IU/㎖ 구간에 해당하는 상태를 말한다. 최근 국내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 이 구간의 환자들이 간세포암 발생 위험이 고바이러스혈증(HBV DNA 10억 IU/㎖ 이상) 환자보다 높게 나타났다. 한국·대만 공동 무작위 임상시험 연구 중간 분석에서도 조기 항바이러스 치료가 간암, 비대상성 간질환, 사망을 비롯한 중증 임상사건 위험을 크게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바이러스량이 2000 IU/㎖ 미만으로 낮아 간 손상 위험이 높지 않은 환자는 정기적인 추적 관찰을 통해 상태를 확인한다. 고바이러스혈증 환자는 △연령 △간암 가족력 △간섬유화 여부 등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 적극적인 항바이러스 치료가 권고된다.

만성 B형간염의 표준 치료는 테노포비어·엔테카비르 같은 항바이러스제(경구용)를 먹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것이다. B형 간염 바이러스를 완전히 없앤 '완치 단계'에 이르는 환자는 드물다. 현실적인 치료 목표는 B형 간염 바이러스 DNA를 장기간 검출되지 않는 수준으로 장기간 억제해 간의 염증·섬유화를 막고, 간경변·간부전·간암으로의 진행을 막는 것이다.

다만 항바이러스 치료를 통해 바이러스가 잘 억제되더라도 이미 간섬유화나 간경변이 진행된 환자는 간암 발생 위험이 남아 있다. 이에 만성 B형간염 환자는 6개월 간격으로 간 초음파와 혈액검사 등 간암 검사를 지속하는 게 원칙이다.

B형 간염의 항원항체 수준. /자료=국가건강정보포털
B형 간염의 항원항체 수준. /자료=국가건강정보포털

B형 간염 환자의 가족·동거인은 B형 간염 표면항원(HBsAg)과 표면항체(anti-HBs) 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와 면역 상태를 확인하는 게 좋다. 감염됐다면 간 손상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간수치·간섬유화 검사를, 필요하면 간초음파·조직검사를 시행한다. 감염되지 않았으면서 항체가 없다면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이미 만성 B형간염을 진단받은 환자는 과도한 음주를 피하고, 효능·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건강식품이나 민간요법을 임의로 사용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특히 항바이러스제를 의사 지시 없이 스스로 중단할 경우 바이러스가 급격히 재활성화해 간염이 악화할 수 있어 꾸준한 복약과 정기적인 진료가 중요하다.

유 교수는 "B형 간염은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하게 치료·관리하면 간경변·간암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는 질환"이라며 "B형 간염 검사를 한 번도 받아보지 않았다면 건강검진 등을 통해 감염 여부와 항체 보유 여부를 확인하고, B형 간염 환자라면 정기 검사로 치료 시점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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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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