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 유전성 콩팥병 '알포트 증후군'으로 등록된 환자 수가 실제 환자로 추정되는 수의 32분의1 수준에 불과하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신장과 박평강·이금화 교수 연구진은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분석, 국내 알포트 증후군의 유병 현황과 진단 전후 치료 양상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대한신장학회 공식 학술지 '신장 연구와 임상 실제'(Kidney Research and Clinical Practice, JIF 3.5)에 게재됐다.
알포트 증후군은 4형 콜라겐 유전자 변이로 발생하는 유전성 콩팥병이다. 혈뇨에서 단백뇨와 콩팥 기능 저하로 진행해 비교적 이른 나이에 말기신부전에 이를 수 있으며 난청과 시력 이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연구진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청구자료에서 2014~2023년 희귀질환 산정특례에 등록된 알포트 증후군 환자를 확인했다. 이후 연도별 유병률과 진단 전후 3년간의 약물 처방을 분석했다.
2023년 기준 국내 알포트 증후군 등록 환자는 약 800명이었다. 반면 유전체 자료를 통해 추정한 국내 관련 유전자 변이 보유자는 2만6000명 수준이며, 이 가운데 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큰 경우는 약 8800명으로 나타났다. 등록 환자 수가 실제 환자로 추정되는 수의 32분의 1 수준인 것이다.
진단 전 약 30%는 다른 면역매개성 사구체신염으로 분류돼 있었다. 이에 따라 제때 알포트 증후군 관련 치료는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알포트 증후군은 과거엔 인구 5만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고 알려졌으나, 최근 유전체 연구에선 고위험 알포트 증후군이 약 2500명당 1명으로 추정된다. 기존 추정치보다 20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초기 증상이 다른 콩팥질환과 비슷해 진단받지 못하거나 면역 매개성 사구체신염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다.
박평강 교수는 "알포트 증후군은 알려진 것보다 흔하지만 여전히 많은 환자가 진단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지속적인 혈뇨나 단백뇨가 있고 가족 중 콩팥병이나 난청 환자가 있다면 유전성 콩팥병의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금화 교수는 "학교 소변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된 소아·청소년에게 콩팥병이나 소변검사 이상의 가족력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소아신장과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