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키맨-AI 미래의 선구자들] ⑦ 트럼프 압박 뚫고 긴축 시동… AI TF 출범

빅테크 업계를 비롯해 금융업계에서도 인공지능(AI)이 화두다.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치솟은 상황에서 대형 기술 기업들의 대규모 AI 투자가 이어지면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거세진 영향이다.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는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센터 및 AI 투자가 자본 수요를 크게 늘리면서 국채 시장과 자본시장의 자금 경쟁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봤다.
이 같은 판단은 워시 의장이 취임 후 넉 달 만에 첫 금리 조정에 나서는 데 영향을 미쳤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연준은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2023년 7월 이후 3년 2개월 만에 통화 긴축 기조에 시동을 건 것이다. 생활 물가 전반으로 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2%라는 인플레이션 목표를 위해선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본 것이다.
취임 전부터 AI가 실물 경제에 미칠 파급력에 관심을 표명해 온 워시 의장은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를 분석할 태스크포스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AI가 경제의 수요 측면과 궁극적으로 공급 측면에 미칠 영향을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태스크포스는 올해 말까지 AI가 앞으로의 통화정책 환경에 미칠 영향을 검토해 보고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금리 인상주의자(매파)로 통했던 워시 의장은 임명 전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인하 기조에 발맞추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입장을 선회한 것이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실제 행보는 달랐다. 워시 의장은 이번 통화 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린 데 더해 금리를 인하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맞선 듯한 입장을 취했다. 취임 후 끊임없이 따라붙던 연준 독립성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려 했단 분석이다.

워시 의장은 학계 엘리트 코스와 실무 경험을 두루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다. 스탠퍼드대학교에서 경제학·정치학 학사 학위를 받은 그는 하버드대학교 로스쿨 법학 박사 과정을 거쳤다. 졸업 후에는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에 입사, 인수합병(M&A) 부문에서 부사장 자리까지 오르며 한때 '월가의 황태자'로 불렸다.
국가경제위원회(NEC) 사무총장으로 재직 중이던 2006년 연준 이사 자리에 올랐다. 당시 나이는 35세로 이는 역대 최연소 기록이다. 이후 2011년까지 연준 이사로 활동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핵심 참모로서 월스트리트와 연준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한 걸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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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이력만큼이나 배경도 화려하다. 그는 글로벌 화장품 기업 에스티로더 가문의 사위다. 그의 장인인 에스티로더 상속자 로널드 로더는 60년 지기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린란드 매입 구상안을 처음 제시한 인물로 알려졌다.
워시 의장 자신은 2019년 쿠팡 이사회 멤버로 합류해 최근까지도 사외이사로 활동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