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23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를 직접 맞이하기 위해 공항을 찾았다. 이 모습은 미중 정상회담을 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깔린 걸로 풀이된다. 이밖에 23~25일 미중 정상회담엔 숨은 의미를 담은 장면이 적잖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의 전용기가 착륙하기 전부터 앤드루스 기지에서 대기한 다음 직접 활주로 영접에 나섰다. 미국선 이를 이례적인 장면이라며 주목했다. 외국 정상이 방미할 때 국무장관이나 의전장이 공항에서 영접하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맞는 것이 통상적인 관례였기 때문이다.
미 대통령이 앤드루스 기지까지 직접 나가 외빈을 맞이한 것은 1962년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영국의 해럴드 맥밀런 총리를 영접한 이후 64년만이다. 미국은 또 21발의 예포 발사, B-1 폭격기의 비행까지 동원하며 11년 만에 국빈 방문한 시 주석을 '극진한 환대'로 맞이했다. 또 환영 만찬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미국의 상징인 흰머리독수리 조각상을 선물하며 "이보다 좋았던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앤드루스 합동기지=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23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를 맞이하고 있다. 2026.09.23. /사진=신효령](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9/2026092715241179440_2.jpg)
화려한 의전 뒤에는 중국의 이른바 '레드라인(넘지 말아야 할 선)'을 둘러싼 물밑 신경전이 펼쳐졌다. 중국은 앞선 정상회담 준비 회의 등에서 △대만문제를 자극하지 말 것 △인권 등을 이유로 중국내정에 간섭하지 말 것 △AI 등 기술 발전을 방해하지 말 것과 같은 중국의 핵심 이익을 제시해 왔다.
중국 신화통신 및 외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미국 측에 '대만 독립 반대' 입장을 유지할 것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여운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 발언에 대한 입장을 취재진이 묻자 즉답하기보다는 "시 주석이 내 생각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취지의 언급으로 넘어갔다.
시 주석이 만찬에 중국식 검은색 정장인 '마오복'(Mao suit)을 입은 것도 정치적 의미가 있는 걸로 풀이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개혁개방을 추진하던 1979년 미국을 방문한 덩샤오핑 전 주석이 카우보이 모자를 썼던 장면을 상기시켰다. 덩샤오핑의 카우보이 모자가 중국의 개방 의지를 보여줬다면 시 주석의 마오복은 미국의 호의를 받아들이되 중국의 정체성은 바꾸지 않을 것이란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대외 공식 행사를 자제해 온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도 이번 회담의 전면에 섰다. 멜라니아 여사는 이번 시 주석 부부의 방미에 앞서 국빈 만찬 메뉴 등을 직접 챙기며 세심한 대접 준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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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외교 무대에서 영부인 간 '패션 외교'도 펼쳐졌다. 펑리위안 여사는 중국의 번영을 상징하는 붉은색 원피스 차림으로 강렬하면서도 전통적인 미를 과시했다. 반면 멜라니아 여사는 국빈 만찬의 드레스 관례를 깨고 블라우스와 바지 정장을 택했다. 전례를 찾기 힘든 극진한 환영과 예우가 강조된 가운데 양국의 팽팽한 '기싸움'도 숨어있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