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진핑에 "미국산 무기 사라" 제안...대만 정책 변화?

트럼프, 시진핑에 "미국산 무기 사라" 제안...대만 정책 변화?

정혜인 기자
2026.09.2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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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 주중 美 대사 "트럼프, 시진핑에 '美 무기 구매' 의향 물었다"
'中 의식해 대만에 무기 판매 지연' 의혹 해명서 나온 발언…
美 '대만 정책 변화' 우려 확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미국산 무기 구매 의향을 물어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승인을 지연하는 상황에서 '독립 문제'로 대립 관계에 있는 중국에 무기 판매를 제안한 것이다. 대만으로선 미국의 대만 정책 기조가 변화할지 우려가 커지는 대목이다.

데이비드 퍼듀 주중 미국 대사는 27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뒷이야기를 전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우리는 전 세계 여러 나라에 무기를 판매한다'고 말하고 있다"며 "한때 시 주석에게도 (미국산) 무기를 구매하고 싶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4일 워싱턴에서의 정상회담에서 이런 제안을 했는지, 아니면 5월 베이징 정상회담 혹은 다른 자리에서 했는지 등 구체적인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퍼듀 대사의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의식해 역대 최대인 140억달러(약 19조428억원) 규모의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승인을 미루고 있다는 의혹을 부인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 무기 판매와 관련) 이미 110억달러를 승인했고, 다른 판매에 대한 논의도 계속 진행 중이다. (승인 지연 의혹은) 절대 사실이 아니"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1979년 이후 역대 어느 미국 대통령보다 50% 이상 많은 대만 무기 판매를 승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만날 때마다 대만 무기 판매 문제를 논의한다며 "우리는 변함없이 대만을 지지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회담 이후 '대만 무기 지원 패키지'를 중국과의 협상에서 "좋은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며 해당 패키지 승인을 보류 중이라고 밝혀 우려를 낳았다. 당시 대만 측은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중국과 협상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오랜 대만 정책인 '6대 보장'에 어긋나는 발언"이라고 반발한 바 있다.

2020년 11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반대 시위 /로이터=뉴스1
2020년 11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반대 시위 /로이터=뉴스1
"트럼프 '제안' 농담이라도 충격적…대만 내 美 회의론 키울 듯"

퍼듀 대사의 이번 발언은 미국의 대만 정책 변화 가능성 우려와 동아시아 안보 불안 확대로 이어졌다. 미국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잭 쿠퍼 아시아 안보 전문가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중국에 무기 판매를 제안한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다. 시 주석은 아마 '하나씩 전부 가져가겠다'고 말하고 싶었을 것"이라며 "트럼프가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승인을 주저하는 동시에 중국에 무기 판매를 제안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이라고 짚었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행정부에서 백악관 아시아 담당 보좌관을 지낸 데니스 와일더도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한 발언은 미국산 무기의 우수성을 자랑하고, 그를 자극하기 위해 한 농담일 수도 있다"면서도 "이런 발언 자체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만과 동아시아 동맹국에 매우 중요한 문제를 농담으로 언급하는 것은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대한 기존의 의구심을 더 키울 수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과 중국·대만 관계를 연구하는 미국외교협회의 데이비드 삭스 연구원은 "퍼듀 대사의 인터뷰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적대적 국가가 아닌 잠재적 고객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대만에서 미국에 대한 회의론을 키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중국 입장에서는 대만 주민을 상대로 활용할 수 있는 훌륭한 선전용 승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측은 논란이 된 퍼듀 대사의 인터뷰에 대한 자세한 설명 없이 중국에 대한 무기 판매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정부 관계자는 "중국에 대한 무기 판매는 이미 법으로 금지됐다"며 중국에 대한 무기 판매 계획을 세우거나 이를 중국에 제안한 적은 없다고 했다.

대만 정부는 미·중 정상회담 이후에도 미국의 대만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위다레이 주미 대만대표는 이날 미 CBS와 인터뷰에서 "대만은 인공지능(AI)에 필요한 핵심 반도체 공급국으로 미국과 '공생 관계'를 맺고 있고, 이것이 (미국이) 대만을 보호해야 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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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국제부 정혜인 기자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눈에 띄는 흐름을 포착해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과 시대의 이야기 '트민자' 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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