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90% 급증에도 '시장 불확실성'에 상장 연기…
IPO 성장세, 인플레·AI 거품 우려에 둔화
홀텍·뱀부보험 등 IPO 연기 잇따라

핀란드 '스마트링' 제조업체 오우라가 '시장 불확실성'을 이유로 기업공개(IPO)를 하루 앞두고 연기했다. 스페이스X 상장 등으로 호황을 보였던 미국 IPO 시장이 인공지능(AI) 투자 감소 우려, 금리인상, 국채금리 상승 등 시장 불확실성에 급격히 흔들리는 모양새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오우라는 "IPO 시장의 불확실성에도 투자자들의 수요는 강력했다"면서도 "(상장)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IPO 일정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오우라는 상장 연기 이유를 '시장 불확실성' 때문이라며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또 연기된 IPO 일정이 언제 재개되는지 등 향후 일정도 언급하지 않았다.
톰 헤일 오우라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의 목표는 사람들이 더 건강하고 오래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며, IPO는 우리의 여정에서 하나의 단계일 뿐"이라며 "우리는 상장 시점을 선택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상장 일정을 재개할 때까지) 우리는 주어진 기회를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상장 계획서에 따르면 오우라는 애초 이날 공모가를 확정하고, 30일 나스닥에서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오우라는 5000만주를 공모해 최대 22억달러(약 3조원)를 조달할 계획이었다. 희망 공모가는 주당 40~44달러로, 기업가치는 150억달러(20조3550억원)로 추정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우라 공모주 청약에는 배정된 물량의 4배 이상이 몰렸다.
2013년 핀란드에서 설립된 오우라는 수면·심박수·활동·스트레스 등 건강 데이터를 측정하는 스마트링 '오우라 링'을 주력 제품으로 판매하며, 링 판매와 함께 맞춤형 건강 분석을 제공하는 월 5.99달러의 유료 멤버십을 주요 수익원으로 두고 있다. 올해 6월 기준 오우라의 유료 회원은 570만명 이상이다. 오우라는 2026회계연도 매출이 전년 대비 9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우라의 이번 연기는 스페이스X 상장 등으로 강세를 보였던 미국 IPO 시장이 물가상승, AI 투자 우려 등에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나왔다. 미국 IPO 시장은 그간 AI 인프라 투자 수요 등 강세를 나타냈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올해 기업들이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127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0% 늘었다.
하지만 올 하반기 분위기가 급변했다. 국제유가 상승과 AI 투자 과열 등으로 높아진 인플레이션 압력과 국채금리 급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IPO 시장도 둔화하기 시작했다. 머저마켓의 사무엘 커 주식자본시장(ECM) 글로벌 총괄은 "현재 IPO 시장은 불과 몇 주 전에 예상했던 것과 매우 다른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며 "탄탄한 수익성을 갖춘 기업조차도 더 엄격한 잣대를 받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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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앤트로픽도 상장 일정을 기존 10월에서 11월로 연기했고, 경쟁사인 오픈AI는 AI 안전성 등을 이유로 연내 상장 계획을 내년으로 미뤘다. 홀텍인터내셔널(원자력 서비스), 벰부인슈어런스(보험)도 최근 예정됐던 상장 계획을 연기했다. 홀텍인터내셜은 "IPO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훼손한 이례적인 여러 상황이 동시에 발생했다"며 에너지 물가 상승, 중동 분쟁, 무역 갈등, 인플레이션 우려, 세계 각국의 금리인상 움직임 등을 IPO 연기 원인으로 설명했다.
한편 오우라가 시장 불확실성보다는 애플의 '헬스 앱' 업데이트 출시를 의식해 IPO를 미뤘다는 분석도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분석가는 "애플과 오우라가 직접적인 경쟁 관계는 아니"라면서도 "애플 헬스 앱의 수면, 심박변이도(HRV), 가임력 추적 기능 등이 강화됐고, 이는 오우라의 건강 데이터 분석에 직접적인 경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