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딥시크 후미등도 못 보면서" 美에 반격…한중 AI협력 셈법 복잡

中 "딥시크 후미등도 못 보면서" 美에 반격…한중 AI협력 셈법 복잡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2026.10.2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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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앞둔 2026년 5월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마오쩌둥 전 국가주석의 초상화 옆으로 미국과 중국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앞둔 2026년 5월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마오쩌둥 전 국가주석의 초상화 옆으로 미국과 중국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사진=로이터

중국 외교부와 관영매체가 미국의 딥시크 차단 조치를 정면 비판했다. 딥시크가 서방 주요 인공지능(AI) 모델의 10분의 1 이하 가격에 일부 성능 평가에서 앞선 결과를 내놓은 가운데 빚어진 갈등이다. 미중 기술 경쟁이 정부의 차단 조치와 외교적 공방으로 번지면서 한국도 중국 AI와의 협력 기회와 안전 위험을 함께 따져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21일 논평을 통해 미국의 차단 조치가 중국의 대규모 언어 모델 발전을 늦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은 제재 명령을 산더미처럼 쏟아내고도 딥시크의 후미등조차 보지 못하고 있다"는 표현으로 미국을 비판했다. 중국의 개방형 AI 생태계가 낮은 비용을 무기로 전 세계 개발자와 중소기업을 끌어들일 것이라는 논리도 펼쳤다.

10분의 1 가격에 대등한 성능…"딥시크 후미등 조차 못본다"

앞서 미국 국토안보부가 지난 19일(현지시간) 공개한 통지에 따르면 미국은 연방 민간기관의 딥시크 및 계열사 제품·서비스 조달을 금지하고 관련 제품을 정보시스템에서 제거하도록 했다. 딥시크 기술로 개발한 제3자 제품과 서비스도 제거 대상에 포함됐다.

중국 외교부도 이에 반발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0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국가안보 개념을 과도하게 확대하고 과학기술·경제무역 문제를 정치화하는 데 일관되게 반대한다"며 "중국 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미국과의 기술 경쟁이 두렵지 않다는 자신감이 관영 언론에 반영된 중국의 정서다. 배경은 자국 AI의 성능과 가격 경쟁력이다. 딥시크는 최근 경량 모델 'V4.1 플래시'의 개선 버전인 'V4.1-플래시-1017'을 출시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코딩 능력 평가인 '딥SWE v1.1'에서 77점을 기록해 오픈AI의 'GPT-5.6 솔'(73점)과 앤트로픽의 '클로드 오퍼스5'(74점)를 앞섰다. 비교 대상은 두 회사의 한 세대 이전 차상위 모델이다.

딥시크의 입력 데이터 100만 토큰당 최저 가격은 0.15달러다. GPT-6.1 솔(2달러)과 클로드 오퍼스5.5(4달러)의 10분의 1 이하 수준이다. 성능과 가격의 비교 대상은 다르지만 저렴한 비용으로 미국 주요 모델에 도전하고 있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개발자들의 활용도 확대되고 있다. AI 모델 중개 플랫폼 오픈라우터의 이달 6~12일 요청량 기준 딥시크 비중은 24.4%로 구글(19.7%)과 오픈AI(18.5%)를 앞섰다. 딥시크와 즈푸AI, 알리바바 큐원, 샤오미를 합친 중국 4개 업체의 비중은 44.3%다. 개발자 중심 플랫폼이어서 전체 AI 시장 점유율로 볼 수는 없지만 중국 AI 모델의 확산을 보여주는 지표다.

글로벌 사우스로 확산하면 어쩌나…한국도 딜레마

한국 정치권에서도 중국 AI와의 협력 실익과 위험을 동시에 평가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전일 베이징에서 열린 주중대사관 국정감사에서 차지호 의원은 중국 모델의 성능과 가격, 개방성을 거론하며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등 '글로벌 사우스'로 중국 모델이 확산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차 의원은 가중치를 공개하는 오픈웨이트 모델은 내려받아 자체 서버에서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높은 성능과 낮은 가격까지 갖췄다면 글로벌 사우스가 어느 쪽 모델을 쓰겠느냐는 차 의원 질문에 노재헌 주중대사는 "중국 걸 쓸 것"이라고 답했다.

차 의원은 지정학적 이유로 중국과의 협력이 제약될 때 발생할 손실도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AI가 신흥국 시장의 기반으로 자리 잡으면 한국의 기술과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취지다. 이에 노 대사는 "미중 전략경쟁이 첨예한 상황에서 AI 뿐 아니라 경제안보는 국익에 영향을 직접 주기 때문에 분석이 필요하다"며 "AI 발전 과정에서 주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베이징=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노재헌 주중국대사가 20일 중국 베이징 주중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6.10.20
[베이징=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노재헌 주중국대사가 20일 중국 베이징 주중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6.10.20

개방형 모델의 안전 위험을 감안해야 한단 지적도 나왔다. 차 의원은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는 중국식 AI의 성능이 높아질수록 생물학적 공격이나 금융 해킹 등에 악용될 가능성도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방성이 시장 확산을 이끄는 동시에 위험한 기술에 대한 접근 문턱을 낮출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이에 노 대사는 "전문성과 영향력이 큰 문제라서 (주중대사관이) 독자적으로 분석할 문제는 아닐 것 같다"며 "협의를 거쳐서 중국에서 어떻게 보고 있는지 좀더 면밀히 파악할 것"이라고 답했다. 차 의원이 "국내법으로 통제가 가능한 게 아니기 때문에 외교적으로 풀어나가는 문제가 된다"고 재차 지적하자 노 대사는 "역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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