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3년전인 2004년 크리스마스 이브. 두산 박용만 부회장(당시 두산 사장)은 임직원들과 함께 부부동반으로 대학로의 한 극장을 찾았다.
박 부회장이 직접 기획한 이 부부동반 송년모임에서 본 공연은 양희은씨의 콘서트 '엄마의 겨울방학'. '아침이슬'을 부르며 저항문화의 한 아이콘이었던 양희은씨의 무대를 재벌이 찾았던 것.
이 공연은 평생 남편 뒷바라지와 자식 걱정에 쉴 틈 없던 대한민국의 어머니들을 위해 마련된 것으로 박 부회장 역시 '아내들에게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말했었다.
박 부회장이 이날 양희은씨의 공연을 찾게 된 것은 사실 까닭이 있다. 박 부회장이 양희은씨의 앨범 '1991'의 재킷 사진을 찍어줄 정도로 돈독한 사이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양씨가 팬미팅 장소를 찾다 두산타워를 섭외한 뒤부터다. 오래전부터 양씨의 팬이었던 박 부회장이 장소를 내준 뒤 팬미팅에도 갔던 것.
이후 박 부회장은 양씨와 연락을 주고 받으며 매년 열리는 양씨의 콘서트를 관람해 왔다. 그러던 차에 박 부회장의 사진을 보고 양씨가 앨범 재킷으로 쓰고자 했던 것.
사진애호가인 박 부회장은 10여년째 사진을 찍기 위해 서울 근교를 찾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단순히 애호가 수준을 넘어선다"고 귀띔했다.
재계에서는 박 부회장보다는 형인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의 사진실력이 더 잘 알려져 있다. 박 회장은 거의 프로급의 사진작가로 통한다.
한번도 전시회를 가지지 않은 박 부회장과 달리 박 회장은 그는 지난 21일부터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명사와 함께하는 장터 사진전'에 참가해 자신의 솜씨를 내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