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의 바지안 딜레마

SK에너지의 바지안 딜레마

김창익 기자
2009.05.13 08:00

확실한 '바지안 광구'냐 추정 매장량 많은 '이라크 남부 유전'이냐

"뱉기엔 아깝고, 그렇다고 삼킬 수도 없고..."

SK에너지(118,200원 ▲2,700 +2.34%)에게 쿠르드 바지안 광구는 '뜨거운 감자'다.

뱉자니 적잖은 이익이 보장되는 알짜배기 광구고, 삼키자니 이라크 중앙정부가 바지안 광구 개발에 참여한 것을 문제 삼아 매장량이 상대적으로 큰 남부 유전개발 참여를 배제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SK에너지와 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이라크 중앙정부가 6월1일부터 쿠르드 자치지역 내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수출을 허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바지안 광구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컨소시엄이 생산 원유를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쿠르드 자치정부와 석유 이권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이라크 중앙정부는 그동안 쿠르드 차지정부와 외국기업간의 석유 개발 계약을 불법으로 규정, 수출을 금했었다.

석유공사와 SK에너지 등이 참여하는 한국컨소시엄은 지난 2007년 11월 바지안 광구 지분 100%를 획득했다. 석유공사가 50.4% SK에너지가 15.2%로 각각 1ㆍ2대 주주고,대성산업과GS(63,300원 ▲500 +0.8%)홀딩스 등이 나머지 지분을 갖고 있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인근에서 최근 석유가 발견돼 바지안 광구의 성공 가능성은 거의 100%"라고 말했다.

바지안 광구 운영권자인 석유공사는 지난 1월부터 바지안에 사무소를 차리고 10여명의 직원을 파견해 탐사작업을 진행 중이다.

바지안 광구의 추정매장량은 5억배럴로 우리나라가 약 8개월간 쓸 수 있는 양이다. 개발에 참여한 기업들로서는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다.

하지만 SK에너지는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이라크 중앙정부가 바지안 광구에서 손을 떼는 것을 남부 유전개발 참여 조건으로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라크 정부는 남부 유전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말과 올 2월에 실시한 남부 유전 개발 입찰자격심사에서 석유공사와 SK에너지를 연이어 탈락시켰다.

이라크 남부 유전은 바지안 광구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매장량이 크다. 미국 쉐브론과 프랑스 토탈 등이 공동 개발할 예정인 우마르 유전의 경우 추정 매장량은 63억배럴로 바지안의 13배에 달한다.

석유공사는 바지안 유전 외에도 쿠르드 지역내 7개 유전 개발에 참여하고 있어 발을 빼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문제는 SK에너지. SK에너지는 남부 유전개발에 참여하려면 15.2%의 지분만 털어내면 된다. 하지만 불확실성을 좇기 위해 바지안이란 확실성을 포기하기는 어렵다는 게 SK에너지의 딜레마다. 막상 팔려고 내놓는다고 해도 원유값이 지난해 정점에 비해 많이 떨어진 상황에서 15.2%의 지분을 떠안을 매수자가 나설지도 의문이다.

SK에너지는 일단 사태의 추이를 봐가며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이라크 정부가 재정수입을 늘리기 위해 석유 개발에 적극적인 상황이어서 규제가 완화되는 쪽으로 가는 상황"이라며 "일단은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SK에너지는 최근 바지안 광구의 지분 19%중 3.8%를 석유공사에 넘기는 식으로 부담을 다소 던 상황이다.

정부도 이라크 정부와 남부 바스라 유전을 수의계약으로 따내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바지안건의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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