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기름에 색깔ㆍ냄새 넣는 이유?

주유소 기름에 색깔ㆍ냄새 넣는 이유?

최석환 기자
2009.09.17 15:41

주유소에서 넣는 기름에도 색깔이 있을까. 대부분이 땅 속에서 시꺼먼 원유가 솟아나는 장면에 익숙하기 때문에 '검정색'으로 생각하기가 쉽다. 물론 직접 주유를 해봤거나 주유하는 모습을 주의 깊게 관찰한 사람이라면 '물처럼 투명한 색'이라고 착각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원유를 높은 온도의 탱크 안에서 정제해 나오는 보통휘발유나 경유 등 석유제품은 원래 색이 거의 없고 냄새도 거의 나지 않는다. 그러나 주유소에서 파는 기름은 색깔이 있다.

1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보통휘발유는 아주 옅은 노란색을, 경유는 그보다 더 짙은 노란색을 띈다. 고급휘발유는 푸른색이다.

이처럼 각 석유제품의 색깔이 다른 이유는 제품을 판매하기 전 저유소에서 넣는 첨가제가 다르기 때문이다. 첨가제는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 동시에 휘발유나 경유 등 제품별로 구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유사휘발유나 혼유를 구분하고 방지하는 기능도 있다. 또한 각 정유사는 제품에 넣는 고유한 첨가제나 식별제를 통해 자사 제품을 구분한다.

"냄새만 맡아도 어디 기름인지 알 수 있다"는SK에너지(118,200원 ▲2,700 +2.34%)육상출하팀의 김기산 반장의 말이 이를 뒷받침한다.

다만 고급휘발유는 제품의 성능 개선을 위해 제품 출하단계가 아닌 제조 단계에서 첨가제들을 혼합하기 때문에 색깔이 보통휘발유, 경유와 확연히 구분된다. 실내 등유와 보일러용 등유도 법적으로 식별제를 첨가하도록 돼있다.

아울러 충전소에서 주유하는 액화석유가스(LPG)의 지독한 냄새에도 비밀이 있다.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이나 유전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인위적으로 압축해 액체로 만든 것이 LPG인데, 순수한 LPG는 무색·무취·무미·무독인 상태이다.

기체 상태의 LPG는 공기보다 무거워 대기 중에 날아가지 않고 낮은 곳에 모이는 성질이 있다. 다시 말해 폭발 위험성이 높다.

따라서 누출시 안전을 위해 즉각 인지할 수 있도록 LPG 안에 황 성분의 부취제를 첨가한다. 황은 극소량으로도 냄새의 확산 속도가 빨라 LPG의 부취제로 사용된다.

통상적으로 맡을 수 있는 LPG의 냄새는 LPG 자체의 냄새가 아닌 황 냄새로 봐야 한다. '황'이라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약 1톤의 LPG가스에 20g 정도의 극소량만 부취제로 첨가, 인체에 무해하고 LPG의 성능에도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유소나 충전소에서 접하는 휘발유와 경유, LPG 본래의 독특한 색깔과 냄새는 정유사 제조 공장에서나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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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환 산업1부장

"위대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던 셰익스피어의 말을 마음에 담고, '시(詩)처럼 사는 삶(Deep Life)'을 꿈꿉니다. 그리고 오늘밤도 '알랭 드 보통'이 '불안'에 적어둔 "이 세상에서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덮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란 글을 곱씹으며 잠을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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