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조선發 위기 확산 막으려면

[기자수첩]조선發 위기 확산 막으려면

장웅조 기자
2009.10.15 17:01

"조선업 위기는 조선업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선박 기자재 업체들도 목이 바짝바짝 타들어 갑니다"

한 선박용 기계부품 생산업체 직원이 전한 현장 분위기다. 일감이 줄어들어 평소보다 긴 추석휴가를 보냈다는 그는 작년보다 20% 넘게 줄어든 매출액을 걱정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올 들어 거의 따내지 못한 신규수주나 세계 3위 선사 CMA-CGM의 모라토리움(지불유예) 선언 검토 소식 등으로 최근 조선업계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조선업과 관련된 업체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조선업 발 '2차 피해'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것이다.

갈수록 경제주체간 관계가 긴밀해지는 세상에서, 한 업체나 업계의 위기는 더 이상 그들만의 것이 아니다. 미국계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파장이 한국의 경제까지 뒤흔들어 놓았듯, 조선업 불황의 영향도 조선업체에만 그치지 않고 있다.

선주사가 조선소에 선박의 발주를 취소하거나 인도연기를 요청하면 조선사 역시 선박 기자재 업체들에게 주문을 취소하거나 납기를 미뤄 달라 요구하면서 피해가 연쇄적으로 확산됐다. 올해 들어 전체 작업물량의 10~30%에 해당하는 물량이 발주처로부터 발주취소나 납기연기 통보를 받았고, 기자재업체들의 공장가동률은 급락했다. 이들이 이용하는 물류센터의 최근 3개월 평균 입출고 회전율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5% 감소했으며, 업체별 매출액은 5~30%까지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한 기자재업체의 경영난은 특정 지역 경제에 대한 우려로 연결되고 있다. 전국 조선기자재업체 580개 중 부산에 위치한 업체가 62%나 되기 때문이다. 이들의 업황악화가 임금감소로 연결되고, 이는 곧 소비 축소를 불러와 부산 지역경제를 어렵게 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정부가 조선업 지원의 의지를 보일 때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이들의 목소리에는 올 들어 끊임없이 회자된 조선업 위기론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이렇다 할 지원책을 내놓지 않은 정부에 대한 서운함도 묻어난다.

중국 정부처럼 막대한 양의 달러를 퍼부어 조선업을 지원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 정부도 할 수 있는 것은 해 봐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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