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종편 대거 선정에 허리 휘겠네"

재계, "종편 대거 선정에 허리 휘겠네"

오동희 기자
2010.12.31 15:47

"종편 사업자로 조, 중, 동, 매경이, 보도는 연합이 된다면서요?"

정부의 종합편성채널 및 보도채널 사업자 선정을 앞둔 31일 오전 공식 발표가 나지 않았는데도 A 기업의 임원은 시중에 떠도는 얘기라며 이렇게 전했다.

이 임원은 "설마 종편을 4개씩이나 선정하겠느냐"며 "그러면 내년 광고시장이 많이 어려울 것이고 기업들도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11시 30분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이 기업 임원의 말과 똑같은 명단을 사업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후 다시 통화하게 된 임원은 "내년에 신규 방송사업자들의 광고 요구에 기업들이 견디기 힘들 것이다"며 "지나치게 많은 사업자를 선정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B기업 관계자도 "광고 예산은 한정돼 있는데, 매체만 늘려놓으면 결국 기업들만 힘들어진다"며 "특히 제작비 등이 많이 들어가는 종편 사업자를 이렇게 늘려놓으면 한정된 예산에서 이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도, 안 들어 줄 수도 없어 내년 광고담당 임직원들은 언론사를 피해 다녀야 할 형국"이라고 말했다.

C 기업 관계자는 "어디는 광고 물량을 주고 어디는 안주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자칫 해당 방송사의 감정을 자극할 수 있다"며 "신문 광고 비용을 포함한 타 집행 예산을 끌어들여 방송 광고물량을 늘린다 해도 실제 광고 효과에 기대한 방송 마케팅을 할 수 있겠느냐"며 토로했다. 특히 신문광고 물량을 방송으로 돌릴 경우 기존 신문업계의 반발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D 방송사 관계자는 "현재 3개 공중파 방송사보다 많은 4개 사업자를 선정해 치열한 경쟁으로 향후 2-3년 내에 신규 사업자 중 2개 정도는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며 "퇴출되지 않기 위해 기업에 대한 광고 유치 경쟁이 심해질 것이다"고 분석했다.

일례로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SBS 조차도 월드컵과 동계올림픽 등의 특수에도 불구하고 지난 3분기까지 매출 4835억원에 영업적자 237억원을 기록하는 등 방송 시장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4개 사업자를 추가 선정한 것은 방송시장 자체를 흔드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수입의 상당 부분을 기업광고에 의존하는 방송사의 현실에서 4개 종편 사업자의 선정으로 기업들은 방송사의 광고요구에 시달릴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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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 기자

'기자의 생명은 현장에 있다' 머니투데이 산업1부 선임기자(국장대우)입니다. 추천도서 John Rawls의 'A Theory of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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