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했던 일본, 우리에게 고마워한다"

"절박했던 일본, 우리에게 고마워한다"

정진우 기자
2011.04.20 09:45

[인터뷰]주강수 가스공사사장 "경영 효율화로 부채비율 줄일 것"

# 지난 3월21일한국가스공사(34,650원 ▲300 +0.87%)는 우리나라에 들여올 LNG(액화천연가스) 6만 톤을 도쿄전력과 도호쿠전력에 전달했다. 서울시 하루 사용량에 해당되는 막대한 규모를 제공한 것은 동북부 대지진으로 원자력발전 가동이 중단돼 에너지 수급에 어려움을 겪던 일본 전력회사들의 LNG 교환(스왑) 요구를 수용한 조치다.

LNG스왑은 LNG 소비국간 필요시기에 물량을 빌려서 미리 사용하고 나중에 반환하는 제도다. 대체연료인 LNG를 확보하기 위해선 최소 1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일본이 가스공사에 물량 교환을 부탁한 것이다. LNG는 현물 시장이 발달하지 않아 통상 판매자와 구매자간 1대1 협상을 통해 거래된다. 공사는 국내 수급 물량이 충분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주강수 가스공사 사장은 당시 상황과 관련해 "대지진과 쓰나미 때문에 원전 가동이 중단된 일본은 대체 연료인 LNG 공급이 절박했었다"며 "일본의 비상사태를 지켜볼 수만은 없어 요구에 응했다"고 설명했다.

주 사장은 "일본은 우리나라와 더불어 세계 LNG 시장에서 중요한 수입국으로 그동안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등 긴밀히 협조해 왔다"며 "LNG 수급에 어려움이 있을 때 스왑 거래를 통해 도움을 주고 받아온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거래가 처음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가스공사는 이처럼 지진 발생 직후 일본 측 요청으로 국내 LNG 수급에 영향이 없는 범위 내에서 3∼4월 물량 중 36만 톤을 일본에 보냈다. 주 사장은 "국가적 재난으로 경황이 없는 일본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했고 일본도 급박한 에너지 수급에 숨통을 트여 준 점에 대해 고마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대표 에너지 공기업인 가스공사의 존재감이 확인된 사례다. 국제사회에서 우리보다 에너지 선진국으로 평가받던 일본을 가스공사가 도울 수 있었던 건 그동안 에너지 자주개발률을 꾸준히 높여왔기 때문이다.

주 사장은 "천연가스 도입과 판매 사업에 머무르지 않고 해외자원개발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자원탐사 개발에서부터 수송·공급까지 균형 잡힌 수직 일관체제 구축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자주개발률이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지만 2017년까지 25%로 높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공사는 지난 1998년 오만, 카타르 가스전 지분참여를 시작으로 예멘,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미얀마, 우즈벡 등지로 진출 지역을 넓혀왔다. 2009년 이라크 정부가 주관한 국제입찰에 참여, 국내 자원개발 사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주바이르 유전과 바드라 유전 개발 사업권을 확보했다. 지난해에도 아카스와 만수리아 가스전 개발권을 확보했다. 최근엔 캐나다 북극 우미악 가스전 지분 20%를 인수함으로써 국내 최초로 북극권 자원개발에도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러다 보니 가스공사 부채가 크게 늘었다. 지난 20006년 8조7000억 원이던 부채가 지난해 19조원으로 증가한 것이다. 일각에선 해외사업이 과도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하지만 주 사장은 "에너지 자주개발률 확보를 위해 해외 자원개발에 7000억 원을 투자했고, 기타 판매물량 증가와 유가상승 등으로 운전자금 5000억 원이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에너지 개발 관련 부채는 1조2000억 원 정도로 양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국가 정책인 서민경제 활성화가 부채증가의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스 공급 시설 인프라 확충에 5조원, 물가안정에 4조원을 투입하는 등 국민 편익 증진이 부채 증가의 원인 이었다"고 강조했다.

공사는 2013년까지 가스 미 공급 지역을 대상으로 주 배관을 총 1040㎞ 건설해 전국 40개 지역에 추가로 천연가스를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해 동절기 때 이상 한파에도 불구하고 가스 공급이 중단되지 않은 것도 생산·공급설비 등 인프라 확충 덕분이었다. 또 2008년 이후 고유가 상황에서 도시가스 요금 원료비 연동제 유보에 따라 4조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는데, 이는 국내 물가안정에 크게 기여했단 평가를 받고 있다.

주 사장은 "원가절감을 포함한 경영 효율화 방안에 따라 부채 비율이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자구 노력은 2008년부터 지속되고 있다. 비 핵심사업 자회사(3개)와 직원 사택을 매각했다. 설비 운전원 근무형태 개선, 청경과 소방대 등 분야를 민간 위탁으로 전환하는 등 내년까지 기능 인력 305명을 감축할 계획이다. 가스공사는 이를 바탕으로 △2008년 552억 원 △2009년 1101억 원 △2010년 1137억 원의 예산절감 실적을 거뒀다.

주 사장은 "공사의 부채비율이 높은 편이지만 자금 조달엔 전혀 문제없다"며 "투자자금은 회사채로, 운전자금은 단기차입금으로 조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 신용등급은 현재 국가 신용등급과 같은 수준이고 해외채권 유통 금리는 수출입은행, 산업은행보다도 낮은 국내 최저 수준"이라며 "앞으로 글로벌 메이저사들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통해 자원개발 사업 역량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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