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구 기자 = 권오현 삼성전자 DS 사업총괄 사장과 정연주 삼성물산 사장이 2012년도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삼성그룹은 7일 권오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총괄 사장과 정연주 삼성물산 사장을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시킨 것을 골자로 한 2012년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와 함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밝힌 것처럼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등 이 회장 3자녀의 '깜짝' 승진은 없었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의 둘째 사위인 김재열 제일모직 사장이 삼성엔지니어링 경영기획총괄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밝힌 여성 최고경영자(CEO)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이번 인사에는 여성 CEO가 등장하지 못해 아쉬움을 줬다.
삼성의 이번 사장단 인사는 올해 들어 몇 차례 수시 인사를 한 영향으로 지난해(부회장 승진 2명, 사장 승진 9명, 업무 변경 7명) 등 예년과 비교해 사장 승진자가 줄었고, 업무변경은 늘었다.
사장 승진은 이철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담당 사장, 최치준 삼성전기 사장, 김봉영 삼성에버랜드 사장, 김창수 삼성화재 사장, 윤진혁 에스원 사장, 이동휘 삼성BP화학 사장 등 6명이다. 업무 변경은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 등 9명이다.
삼성그룹은 "이번 인사는 중핵 경영진을 보강해 시니어 리더십을 대폭 강화했다"며 "풍부한 경험과 검증된 성공 방정식을 뉴 리더의 창조적 에너지와 결합해 질적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 달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의 최대 화두는 삼성전자 '최지성-권오현' 쌍두마차의 출현이다.
삼성전자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디바이스)사업을 총괄하는 권오현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향후 최지성 부회장과 함께 완제품(세트)과 부품(디바이스)으로 나눠 독립경영체제를 운영하는데 한층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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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사는 또한 이건희 회장이 최근 강조한 것처럼 철저히 실적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 회장은 "(삼성 사장단 인사는) 예년하고 다를 바 없지만 항상 삼성이나 저의 인사방침은 신상필벌"이라며 "잘하는 사람은 더 잘하게 발탁을 하고, 못하는 사람은 과감하게 누르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당초 예상하지 못했던 정연주 삼성물산 사장의 부회장 승진이 대표적인 예다.
건설경기가 극심한 침체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10년 삼성물산 사령탑에 오른 정 사장은 그 해 4조 4284억원에 달하는 해외수주 실적을 올렸다.
이는 삼성물산이 2009년 한 해 기록한 해외수주 규모 2조58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실적이다.
삼성물산은 올해에는 해외수주가 5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정연주 부회장은 지난 2003년부터 7년간 삼성엔지니어링 대표로 재직하면서 경영위기에 처한 회사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량업체로 키웠다"며 "삼성물산 대표로 부임한 이후에도 단순 시공위주의 국내사업 구조를 탈피해 개발사업을 강화하고 해외시장 공략으로 글로벌 성장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치준 삼성전기 부사장이 사상 처음 내부승진을 통해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것 역시 실적 위주의 승진이다.
최치준 부사장은 지난 2006년 LCR(전자소자) 사업부장으로 부임한 후 기술혁신을 통해 MLCC(다층세라믹콘덴서)사업을 글로벌 선두주자로 끌어올렸다.
이와 함께 6년 연속 TV 1위를 이어간 윤부근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과 애플을 누르고 스마트폰 1위를 달성한 신종균 무선사업부 사장도 유임됐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실 이철환 부사장의 사장 승진도 눈에 띠는 대목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개발 담당 임원이 사장급으로 보임된 첫 사례"라며 "전세계적으로 치열해지고 있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글로벌 모바일 경쟁에서 더 분발하라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기대를 모았던 이건희 삼성 회장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 겸 삼성에버랜드 경영전략담당 사장, 차녀인 이서현 제일모직 및 제일기획 부사장 등 오너 일가의 깜짝 승진은 없었다.
지난해 이 회장 3자녀 모두 승진하면서 3세 경영체제에 가속도를 붙였던 것과는 상반된 인사였다.
다만 이서현 부사장 남편인 김재열 제일모직 사장이 삼성엔지니어링으로 이동해 경영기획을 총괄하는 업무 변경이 있었다.
한편 기대를 모았던 여성 사장 승진자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