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대·중소기업간 새로운 '동반성장'을 기대한다

[기고]대·중소기업간 새로운 '동반성장'을 기대한다

윤상직 지식경제부 1차관
2012.02.09 06:18

1년여의 진통 끝에 협력이익배분제 도입방안에 대한 대·중소기업간 합의가 전격 이뤄졌다. 대·중소기업 양측이 모두 한발씩 양보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찬사를 보내고 싶다. 이번 협력이익배분제 합의를 계기로 적정납품단가 책정 등 한 차원 높은 동반성장의 문화와 관행이 우리 업계에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대기업에서 철수 발표를 한 바 있지만, 빵과 제과 등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이 지금 우리 사회의 논란거리다. 중요한 것은 이런 논란이 왜 제기되고 있는지 대기업이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는 점이다.

얼마 전 '경영의 신'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의 방한을 통해 그의 경영지론을 다시 한 번 짚어볼 기회가 있었다. "사업 확장은 사회적 대의명분이 있어야 한다", "약육강식의 비즈니스에서도 지켜야 할 것은 거래 상대방에 대한 배려의 마음가짐이다" 등 그가 평생 일관되게 지켜온 경영철학은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곱씹어 봐야 한다.

국민이 진정으로 대기업에 원하는 것은 좁은 골목상권 진출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국부를 창출하고 국민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산업보국(産業報國)', '수출보국(輸出報國)'의 신념, 벤처정신이 아니겠는가? 국민들은 대기업이 경영성과 뿐 만 아니라 근로자, 협력업체, 지역주민, 소비자 등 자신을 둘러싼 이해관계자에게 행복을 주고, 이를 통해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동반성장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도 대기업과 협력업체간 관계에 그치지 않고 기업을 둘러싼 이해 관계자와의 관계로 폭 넓게 확대·발전되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대기업들이 소상공인 적합업종에서 스스로 철수하거나, 사회적 책임을 선언하는 등 동반성장 노력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이 진정성을 갖고 임하는 만큼 이제는 중소기업도 이에 적극적으로 호응해야 할 때라고 본다.

중소기업이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정부와 대기업의 시혜적 지원만 기대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중소기업도 지원을 원하는 만큼 생산성 향상과 기술혁신, 기업 투명성 제고 등 대기업의 동반자가 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당당한 파트너로 거듭날 때 동반성장도 가능해 질 수 있는 것이다.

정부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조력자로서 그 역할을 다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동반성장은 법과 제도보다는 기업의 문화와 관행으로 정착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동반성장이 기업문화로 확산될 수 있도록 분위기 조성에 주력하는 한편,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없는지도 살펴봐야한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중소기업간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소통하며 함께 고민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앞으로 하도급법, 공정거래법, 상생법 등 지난 해 국회를 중심으로 개선해 온 법·제도가 현장에서 확실히 정착될 수 있도록 하는데 온 힘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의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과 제도 정비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입춘이 지났다. 그동안 꽁꽁 얼어붙었던 이해 관계자들의 갈등이 녹고 다시 한 번 대기업, 중소기업, 정부가 동반성장을 향해서 한발 한발 함께 나아갈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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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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