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 열린다…'한미 FTA 체결' 거품빠진 무한경쟁 체제 돌입

미국 시장 열린다…'한미 FTA 체결' 거품빠진 무한경쟁 체제 돌입

뉴스1 제공
2012.03.14 20:43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주사위는 던져졌다. 4년 10개월간에 걸친 지리한 협상을벌여온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15일 오전0시에 공식 발효된다.

미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15조1000억달러로 한국 GDP(1조145억달러)보다15배 많은 국가다.

또한 미국 GDP는전세계 GDP의 23%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7월 유럽연합(EU)에 이어 미국과도 FTA를 체결해전 세계 GDP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거대한 경제영토를확보했다.

한미 FTA 발효로 자동차, 섬유 등 대표적 수혜업종은 FTA를 경제성장의 디딤돌로 삼아 도약을 준비하고 있고농업, 제약 등 피해업종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또한정부는 FTA 효과를 소비자들이 느낄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한미 FTA 발효로 업체별 명암 극명

한·미 FTA 시대를 맞아 제일 화색이 도는 곳은 자동차 업계다.

특히 발효 5년차인 2016년부터 무관세가 적용되는 완성차 업체보다 발효와 동시에 무관세가 적용되는 부품 업체의 손발이 더 분주하다.

제네럴모터스(GM), 크라이슬러, 포드 등 미국차 업체뿐 아니라 미국에서 생산되는 도요타, 혼다 등 모든 수입차 업체들이 값이 싸진 우리나라의 자동차 부품을 구매할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실제 미국 자동차 부품 바이어들의64%가 한국산 차부품 구입을 늘리겠다고 답했다.

국내 부품업계는 이같은 부품 수요 전망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GM에 배전박스를 공급하고 있는 대성전기는하루 평균 생산량을 종전 2000개에서 2500개로 늘리고 주말에도 공장을가동하고 있다.

부품업체 현대모비스는 태스크포스팀(TF)를 만들어 미국 자동차 시장 공략에나섰다.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20일 미국 자동차 산업 심장인 디트로이트의 크라이슬러 본사에서 협력업체15개와 함께 기술전시회를 열었다.

모비스 관계자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부품 판매 증대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FTA 발효로 가격 경쟁력이 생겨 수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미FTA의또 다른 수혜업종인 섬유업계도 분주하긴 마찬가지다.

업계의 대표격인 한국섬유산업협회(섬산련)은 한·미 FTA 발효가 침체된 국내 섬유업계에게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섬산련은 13일 성명서를 통해 "한·미 FTA 발효는 주요 경쟁 상대국에 앞서 시장을 선점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며 "선진화와 산업구조 고도화를 앞당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비해농어업과 제약 등 피해업종은 앞날에 어두움이 짙다.

미국산 농산물의 3분의 2 이상이 관세가 사라지고 나머지도 점진적으로 철폐되기 때문이다.관세장벽이 무너져 상대적으로 기반이 취약한 우리나라 농업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산 농산물이 향후 15년간 연평균 4억2400만달러(약 4900억원) 증가하고 국내 농업생산은 같은 기간 내 연평균8150억원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정부는 농어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2조1000억원을 투입하고 면세유 공급 기한을 늘려 농가에 29조8000억원의 세제를 지원해 50조원 이상을 지원한다.

제약 산업은앞으로 10년간 연평균 최대 1179억원 어치 생산이 줄어들고1590만 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 등 수혜업종의 경우 (FTA를) 매우 반기고 있지만 제약 업종은그리 달갑지 않다"며 "정부의 지원책 등을 살펴보며 향후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제약산업 피해가 예상됨에 따라향후 10년간 연구개발(R&D)과 기반시설 확보 등에 예산 1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소비자 'FTA 효과' 느낄 수 있도록 유통구조 개선해야

정부는 한·미 FTA 발효로 관세가 낮아지거나 사라져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수입가격이 5000만원하는 수입차는관세 인하에 따라 소비자의 세 부담이 약 400만원 줄어든다고 밝혔다.

또한 30만원짜리의류는약 4만3000원, 체리·와인·건포도 등은 2000원 정도 가격이 낮아질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일각에서는 업체들이 관세 인하를 악용해 마진 높이기에 혈안이 돼 정작 소비자들은 FTA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2004년 발효된 한국-칠레 FTA다. 양국간 FTA가 발효된 후칠레산 와인의 수입가격은 관세가 단계적으로 낮아져 지난 2009년 폐지됐으나 국내 유통가격은 오히려올랐다.

또한 지난해 한·EU FTA가 발효됐지만 유럽산 명품 가격이 내리기는 커녕 오히려 인상됐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FTA 효과를 체감하려면 불합리한 유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FTA 발효로큰 재미를 본 것은 소비자가 아닌 수입업자와 유통업자"라며"복잡한 유통구조로 소비자에게 돌아가야 할 관세 인하 효과가 업체들의 주머니만 불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유통구조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관세청은 한·미 FTA로 관세가 인하되는 품목의 가격 정보를 비교해 소비자들에게 알릴계획이다.

또한 관세 인하 품목을 대량으로 사들인 뒤 창고에 묵혀 시세차익을 노리는 수입업자들에게 수입신고 지연 가산세를 물릴 방침이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도 13일 "한·미 FTA를 저해하는 복잡한 유통구조와 각종 규제 등 비효율적 시스템을 개선해 모든 국민이 FTA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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