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 법정관리 신청 직전 한달간 무슨 일이?

웅진, 법정관리 신청 직전 한달간 무슨 일이?

오동희 기자
2012.09.27 16:04

계열사 자금돌려막는 와중에 지분 교통정리..내부 친인척 임원들은 지분 매각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지난달 29일 웅진홀딩스가 MBK파트너스와 웅진코웨이 지분 30.9%를 매각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맺을 때만 해도 이달 말 매각대금 약 1조 2000억원의 수혈로 웅진그룹은 유동성 위기에서 탈출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채 한달도 안된 지난 26일 웅진그룹은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와 계열사인 극동건설의 기업회생신청서를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에 제출하고, 재산보전처분 신청 및 포괄적 금지명령 신청서를 제출해 승인받으면서 법정관리를 위한 수순에 들어갔다.

회생 기미를 보이던 웅진그룹 내에서 약 한달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지난 4일 웅진홀딩스는 중부세무서로부터 118억 3400만원의 징수유예를 받는 조건으로 극동건설 자회사인 (주)렉스필드컨트리클럽이 보유한 토지를 142억원에 담보로 제공했다.

이어 14일에는 렉스필드컨트리클럽이 보유하고 있던 자회사 웅진플레이도시(워터파크 등 사업)의 우선주 80.26%(600만주)를 9억원에 웅진홀딩스에 매각했다. 웅진플레이도시의 대주주가 렉스필드에서 홀딩스로 바뀐 것.

웅진플레이도시는 윤석금 회장이 보통주 1.05%, 김인복씨가 98.45%를 보유하고 있으며, 우선주는 100% (주)렉스필드컨트리클럽이 보유했었다. 웅진플레이도시는 명의이전 과정에서 소송이 붙어 현재 여전히 소송이 진행 중이다. 인수 당시 윤 회장은 이 회사에 개인자금 709억원을 빌려줬다. 윤 회장의 채권 709억원을 보유한 회사를 홀딩스 아래에 두는 조치를 취했다.

극동건설은 또 최근 제주도 비즈니스호텔인 '오션스위츠 제주호텔' 지분 100%를 웅진식품에 넘겼다. 주식양수도계약은 이번 주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플레이도시와 오션스위츠호텔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자체적으로 이익을 내는 '알짜'회사들로 알려졌다.

경영진이 사전에 극동건설을 정리하기로 결정하고 나머지 회사들을 중심으로 '재기'를 도모하기 위해 우량 회사들을 주력 기업 소속으로 재정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지난 14일까지 해도 MBK파트너스와의 매각대금도 준비되고 있어 위기설은 잠잠해지는 듯했고, 웅진홀딩스도 극동건설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한 자금을 투입하는 등 회생조치에 나서는 듯했다.

웅진홀딩스는 이미 지난 6월 29일 극동건설에 149억원, 8월 14일에 180억원에 이어 이달 들어 10일에도 225억원을 대여해줬다. 만기도래한 채무상환을 위한 '실탄공급'으로 해석됐다.

이런 자금은 웅진홀딩스가 그동안 계열사로부터 빌려와 극동건설에 쏟아 붓는 식이었다.

웅진홀딩스는 추가로 지난 18일에는 웅진에너지로부터 280억원, 19일에는 웅진씽크빅으로부터 250억원 등 총 530억원을 빌렸다. 하지만 이 돈은 지난 25일 현대스위스저축은행으로 들어온 극동건설의 만기어음 150억원을 막는데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웅진씽크빅으로부터 빌린 250억원은 당초 상환만기일인 28일보다 사흘 앞서 극동건설 1차 부도가 난 25일에 웅진씽크빅으로 되돌아갔다. 더 이상 극동건설에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웅진에너지로부터 빌린 단기차입금 280억원은 상환마감일이 28일이지만 아직 상환했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다만 웅진홀딩스가 26일 기업회생신청을 했기 때문에 웅진에너지가 빌려준 280억원을 미리 당겨 받지 않았다면 법정관리가 확정될 때까지는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긴박한 자금 조달 상황에서도웅진씽크빅(1,083원 0%)은 꾸준히 당초 예정된 자사주 매집에 나섰다. 지난 6월 21일부터 9월7일까지 99억 9300만원 규모의 자사주 100만주를 매수했다.

윤 회장의 부인인 김향숙씨는 자사주 매집이 끝나고웅진홀딩스(2,675원 ▼25 -0.93%)와 극동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직전인 지난 24일과 25일 각각 3만 3861주와 1만 920주 등 0.17%의 웅진씽크빅 보유지분 약 4억 가량을 전량 매각했다.

윤석금 회장의 친척인 윤석희씨도 이달 들어 9월 14, 19, 21, 24, 25일 등 5회에 걸쳐 2890주를 약 1억 1000여만원에 매도했다.

지주사인 웅진홀딩스 경영지원실장인 우정민 전무도 2만 4648주를 8월27일과 9월14일, 20일 세차례에 걸쳐 전량 매도했다. 윤 회장의 친인척이나 핵심 참모들이 법정관리 직전에 지분을 매도했다는 것에 대해 주변의 시선이 곱지 않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기자의 생명은 현장에 있다' 머니투데이 산업1부 선임기자(국장대우)입니다. 추천도서 John Rawls의 'A Theory of Justice'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