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회장, '코웨이 발판으로 회생'..홍 사장 "웅진과 코웨이는 별개회사"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과 홍준기 웅진코웨이 사장이 웅진코웨이의 진로를 놓고 서로 다른 셈법을 하고 있다는 갈등설이 그룹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8일 웅진홀딩스 관계자는 "윤 회장이 웅진코웨이를 기반으로 한 그룹 회생 의지를 갖고 있는 것과 달리 홍 사장은 코웨이 매각에 전력을 쏟고 있는 것으로 봐서 MBK 쪽과 뜻을 같이 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섭섭한 속내를 드러냈다.
웅진이 이미 MBK 파트너에서 매각키로 했던웅진코웨이(72,000원 ▲100 +0.14%)의 대표에게 이런 시선을 보내는 이유는 웅진그룹의 코웨이에 대한 애착과 현실적 상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웅진홀딩스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더라도 웅진코웨이가 없는 상태에서는 회생이 험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웅진홀딩스(2,675원 ▼25 -0.93%)가 채권단과 사전 상의 없이 법정관리를 전격적으로 신청한 이유도 웅진코웨이를 매각하지 않고 보유한 상태에서의 회생계획을 채권단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웅진코웨이 매각대금 1조 2000억원을 조달하더라도 빚을 갚고 나면 900억원밖에 남지 않아 연말까지 도래하는 부채를 감당하기에는 버거웠고 웅진그룹은 몇 개월을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법정관리 신청을 통해 부채상환을 유예 받은 후 그룹 내 구조조정과 캐시카우인 웅진코웨이 등을 활용해 회생하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비용을 줄이고 조직을 슬림화한 후 회생의 발판으로 웅진코웨이와 웅진식품, 웅진씽크빅 등의 '캐시카우'가 필요해 '매각 보류'로 방향을 선회해 '회생의 키'를 윤 회장이 잡겠다는 게 기본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홍준기 사장 등 일부 임직원의 생각은 다르다. 웅진코웨이 내부에는 윤 회장이 그룹을 살리기 위해 '웅진코웨이'를 팔겠다고 내놓을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다시 놓지 않겠다는 것이냐는 불편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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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사장은 법정관리 신청 다음날인 지난달 27일 본사 13층에 직원 200여명을 모아놓고 '웅진코웨이는 결국 매각될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룹의 생각과는 다른 대목이다.
그는 대주주인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 신청도 당일 오후 3시 법원에 신청서 접수가 완료된 후 알았다며 황당해 했다.
홍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밖에서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경쟁사들도 회사가 망했다는 이야기를 할텐데, 웅진그룹과 웅진코웨이와는 별개의 회사"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웅진그룹이 코웨이 주식을 30% 가진 대주주이기는 하지만 코웨이의 영업에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다. 우리가 그동안 홀딩스를 도와줬으면 줬지, 웅진홀딩스 때문에 사업이 잘 되거나 안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 입장에서는 섭섭하게 들릴 얘기일지는 모르지만, 수천명의 코디(방문판매원) 등 코웨이 직원들의 수장인 홍 사장의 입장에서는 그룹 리스크가 코웨이까지 미치는 것을 차단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웅진홀딩스와는 달리 웅진코웨이는 최근 신문광고 등을 통해 소비자와 코디들을 안심시키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공주의 옛 이름인 '웅진'을 사명으로 정하는 등 애향심이 깊은 윤 회장이 애착을 갖고 추진해온 공주 '유구천 살리기' 사업도 지금까진 웅진코웨이가 사업주체가 돼 왔으나 MBK로 매각 될 경우 웅진홀딩스로 넘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