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휘발유값은 지난해 9월19일 2026.62원을 나타낸 이후 18주 연속 내려 20일 전국 평균 리터당 1923.61원(한국석유공사 기준)을 기록했다.
기름 값이 서민생활 안정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기름 값 하락은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동반 하락한 결과다. 두바이유는 배럴당 107달러 선으로 지난해 고점대비 15%가량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1050원대로 최근 일 년 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불과 1년 전에는 상황이 달랐다. 지난해 4월만 해도 휘발유값은 100일 넘게 상승하면서 서민들을 압박했고, 물가의 연쇄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해 기름 값이 한창 상승할 때 정부는 알뜰주유소와 석유제품 전자상거래, 석유혼합판매 등 각종 대책을 쏟아냈지만, 여기에 따른 효과는 인정하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문제는 정부가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판명 난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알뜰주유소는 지난해 목표였던 1000개소 확충을 달성하지 못해 1 년 더 목표 시한을 연장했다.
석유혼합판매제도는 시행 5개월째 신청 주유소가 하나도 없는 상태지만 제도 개선은커녕 "정유사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 효과를 보기 어렵다"며 책임을 미루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이들 대책을 시행하는 데는 수백억 원에 달하는 세금이 투입된다. 전자상거래의 경우 수입 제품에 대해 석유수입할당관세, 수입부담금, 바이오디젤 혼합의무 면제 등의 혜택이 돌아간다.
경유는 리터당 약 55원의 혜택으로, 지난해 7월 이후 국내로 수입된 총 경유량 58만 킬로리터(㎘)에 대한 혜택은 320억원에 달한다. 반면 실제 주유소 판매가격 인하 효과는 리터당 2~3원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결과적으로 수입업자의 배만 불리는 셈이지만 정부는 오히려 혜택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알뜰주유소 역시 지난해 77억원에 달하는 지원금 투입됐지만 서울 지역 첫 알뜰주유소가 경영난으로 문을 닫는 등 제도상의 허점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국제유가와 환율 변동 앞에서는 '백약이 무효'라며 항변할 일도 아니다. 문제를 정면 돌파하는 것은 전체 휘발유 가격의 47%에 달하는 유류세를 조정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정부도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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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유가 정책에 사용한 지원금을 유류세를 낮추는 데 썼더라면, 혜택이 일부 업자나 외국 정유사가 아닌 전국민에게 돌아갔을 것 아니냐." 유가 상승 때마다, 막대한 이윤을 취하는 '파렴치범'으로 몰렸던 한 정유업체 관계자의 성난 얼굴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