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면 올레드 TV에 이어 곡면 올레드 TV도 우리가 세계 최초입니다."(LG전자)
"출시 시기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당초 계획대로 6월에 내놓을 겁니다."(삼성전자)
지난 29일LG전자(114,200원 ▲1,100 +0.97%)가 세계 최초로 55인치 곡면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출시한 직후 LG전자와삼성전자(188,700원 ▲5,200 +2.83%)의 목소리다. LG전자는 또 하나의 승전보라며 자축했고 삼성은 "신경 안 쓴다"고 강조했다. 2위의 다급함일까, 세계 TV 판매 7년 연속 1위의 자신감일까.
UHD(울트라HD·초고선명)와 평면 올레드 TV에 이어 곡면 올레드 TV까지 LG전자에 '세계 최초' 타이틀을 빼앗겼으니 울상을 지을 만도 한데 삼성전자는 너무나도 차분했다. 삼성전자가 예상외로 평온한 까닭은 이들의 TV 전략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보자. 2010년 독일에서 열린 국제소비가전박람회(IFA 2010)에서 주요 가전업체들이 너도나도 3D TV를 내놓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침묵을 지켰다. 그러다 4개월 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CES 2011)에서 무려 40여 대의 3D TV를 선보이며 시장을 휘어잡았다.
이후 UHD와 올레드 TV 역시 삼성전자는 출시를 서두르지 않았다. 이들 모두 어느 정도 초기 시장이 형성된 뒤 내놓는 방식을 취했다. 지난해 UHD TV 출시가 늦어지자 "콘텐츠가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품을 내놓는 것은 의미가 없다"던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의 발언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시장이 어느 정도 형성된 뒤 소비자들이 받아들일 준비가 됐을 때 기술력을 응집한 제품을 내놓고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것이 삼성전자의 전략이다. 출시 시기보다 제품력으로 승부하겠다는 자신감이 담겨 있다.
반면 LG전자는 차세대 TV 시장에서 연이은 최초 출시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 언론에서도 LG전자의 최초 출시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특히 LG전자가 지난 1월 출시한 55인치 올레드 TV의 경우 경쟁 제품 없이 나홀로 독주하고 있다. 1100만원짜리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출시 4개월 만에 200대를 팔아 총 22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 차세대 TV 초기 시장을 이끌며 꾸준히 선두 자리를 내놓지 않는다는 면에서 LG전자의 전략도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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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양사의 전략 중 어느 쪽이 좋다 나쁘다를 논할 수는 없다. 다만 양사가 치열하게 경쟁하며 세계 TV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이들이 세계 TV 시장을 호령하던 일본 업체들을 제치고 세계 선두 자리에 오른 것은 강한 경쟁상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린 법이다. 오는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소비가전박람회(IFA 2013)에서 벌어질 이들의 또 다른 격돌과 성장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