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조선 지원 朴정부 공약 '통상마찰' 시비등 지지부진...업계 "선박금융 지원 절실"
박근혜 정부의 해운·조선 지원 공약인 '선박금융공사' 설립안이 방향을 잡지 못 하면서 관련업계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최악의 업황 침체를 견뎌내기 위해선 한시라도 빠른 선박금융 지원이 절실하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하지만 관련 논의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심지어 선박금융공사 설립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선박금융 통상마찰 가능성 등 장애 '첩첩'=선박금융공사 설립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최악의 침체에 빠진 세계 1위 조선과 세계 5위인 해운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해야 한다는 명분에서 출발했다. 선박금융을 전담할 공공기관을 만들어 유동성을 지원해 달라는 업계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것이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선박금융공사 설립 논의는 크게 진전되지 못 하고 있다. 주무 부처인 금융위원회의 입장이 일단 부정적이다. 가장 큰 이유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상 분쟁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공사를 통한 선박금융 지원이 특정산업(해운·조선)에 대한 보조금으로 간주돼 중국과 유럽연합(EU) 등 경쟁국과 마찰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최근 "선박금융공사는 WTO 규정 때문에 쉽지 않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기존 정책금융기관들의 다양한 이해관계 탓에 선박금융 관련 업무 이관이나 기능 재편이 쉽지 않은 것도 배경으로 꼽힌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수출입은행(기획재정부)과 무역보험공사(산업통상자원부), 산업은행, 정책금융공사(이상 금융위원회) 등 선박금융과 관련된 이해관계 기관과 담당부처가 다 달라 논의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해운 "보증만이라도". 조선 "보완책 찾아야"=해운·조선업계는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 하고 있다. 선박금융공사 설립이 무산되거나 장기 과제로 남겨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지원은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배 값이 싸다는 점을 이용해 경쟁국들은 선박금융을 등에 업고 고효율 선박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우리는 금융 지원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라며 "시간을 조금만 더 지체하면 STX팬오션처럼 유동성 위기에 몰리는 곳이 나타날 수 있다"고 염려했다.
업계는 상대적으로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국회의 관련 법안 논의에 그나마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선박금융과 관련해선 김정훈 국회 정무위원장(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한국해양금융공사법'과 이진복 새누리당 의원의 '한국선박금융공사법' 등 2개 법안이 계류돼 있다.
국회 정무위는 지난 18일 '선박금융공사법 및 해양금융공사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해운업계는 단기 유동성 해갈을 위해 우선 '보증' 만이라도 해결해 달라는 입장이다. 보증업무를 주로 하는 '해운보증기금'을 설립해 운영하고 향후 대출 업무를 붙여 선박금융공사로 발전시키고 해양산업 전반을 지원하는 해양금융공사로 확대하자는 방안이다. 공사 설립이 당장 어렵다면 단계적으로 추진하자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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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들의 경우 배를 짓는 데 필요한 선박건조자금이 부족해 선박제작금융 활성화가 절실한 형편이다. 조선업계는 선박금융공사 설립 시 통상마찰이 예상된다면 특정산업에 대한 보조금 시비를 피할 수 있는 보완책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예컨대, '조선'이나 '해운', '선박' 등 특정 명칭을 배제하고 보증기금 형태로 공적 금융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