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삼척 화력발전' 과대포장해 회사채·CP 팔았나

동양 '삼척 화력발전' 과대포장해 회사채·CP 팔았나

오상헌 기자, 박종진
2013.10.29 05:45

동양그룹 "1조 주장"에 IB업계 "터무니없어"...개인투자자에 사업성 집중홍보

금융당국이 삼척 화력발전소(동양파워)의 사업성 전반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은 사업가치가 부풀려져 계열사 회사채와 CP(기업어음)를 불완전판매하는 데 활용된 정황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발전업계나 IB(투자은행)업계에선 실제 동양파워의 가치가 1조원에 달한다는 평가에 대해 "터무니없다"는 견해가 적잖았다. 미래가치는 분명하지만 사업 진척정도나 막대한 투자비용과 회수기간, 사업 진행과정의 불투명성 등을 고려하면 다분히 과대 포장된 측면이 크다는 것이다.

동양그룹은 지난 2월 삼척 화력발전소 건설 민간사업자로 최종 선정된 후 동양파워의 가치가 최대 1조원에 달한다고 자체 평가했다. 2017년 발전소가 완공되면 30년간 1조5000억원의 연매출과 3000억원의 영업이익이 가능하다고도 했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도 지난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동양파워) 지분 전체(100%)를 팔면 6000억~7000억원까지도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룹 주요 계열사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지만 당장 매각해도 최소 6000억원은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발전업계나 IB 관계자들의 평가는 사뭇 다르다. 동양파워는동양시멘트(16,190원 ▲450 +2.86%)와 동양레저, ㈜동양(805원 ▲5 +0.63%)이 각각 55.02%, 24.99%, 19.99%의 지분을 보유중이다. 자본금은 동양시멘트가 현물출자한 발전소 부지(247억원 규모)를 포함해 540억원에 불과하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최대 가치가 자본금의 20배에 달하는 셈이다 .

발전업계 관계자는 "동양파워의 현재 가치는 라이선스(사업권)와 부지에 불과하다"며 "각종 민원이 수반되는 인허가 절차와 자금조달(파이낸싱) 등이 전혀 안돼 있는데 1조원의 가치가 있다고 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IB업계에서도 동양파워를 최대 1조원 매물로 평가되는 STX에너지에 빗대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STX에너지는 곧 상업운전이 가능한 정도로 사업이 진척됐으나 동양파워는 '딱지'(사업권)를 얻은 데 불과하다는 점에서다. IB업계에선 미래가치를 최대한 반영하더라고 동양파워의 적정가치가 3000억원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동양그룹 출신의 한 인사는 "동양파워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동양그룹이 수천억원을 요구했지만 협상 상대방인 한 대기업이 '현재까지 투입비용에다 20%를 더 얹어주겠다'고 해 결렬된 일도 있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동양그룹에 발전사업권을 준 정부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관계자는 "정부는 평가기준에 따라 엄중히 사업자를 선정했다"며 "동양에서 스스로 1조원 가치라고 말하고 다녔다면 사기성 발언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처럼 동양파워의 가치가 실제보다 부풀려진 배경에 동양그룹의 '의도성'이 개입됐는지를 집중 조사중이다. 동양그룹 경영진이 회사채와 CP의 원활한 판매를 위해 화력발전사업을 소재로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동양시멘트가 발행한 회사채 투자자도 "투자권유 안내서에 보면 '삼척 화력발전을 통해 연간 1조5000억원의 매출과 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전망한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며 "사기성 판매에 해당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금융권에선 동양파워가 매각되더라도 동양그룹이 추산한 평가가치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개인투자자들의 원금회수율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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