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수주에 쉴틈없는 영도조선소.."야드 전체 풀가동"

거침없는 수주에 쉴틈없는 영도조선소.."야드 전체 풀가동"

부산=김도균 기자
2026.04.23 04:20

[MT리포트]조선업 마지막 열쇠 RG③부산 조선소 현장서 확인된 슈퍼사이클

[편집자주] K조선은 최근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향후 과제는 대형부터 중소 조선소까지 전 밸류체인이 모두 뱃고동을 키고 글로벌 수주전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금융권이 보수적인 RG(선수금환급보증) 발급 기조부터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 부산 영도구 HJ중공업 영도조선소. 건조중인 컨테이너선의 모습./사진=김도균 기자
20일 부산 영도구 HJ중공업 영도조선소. 건조중인 컨테이너선의 모습./사진=김도균 기자

"현재 조선소 도크부터 안벽, 야드까지 생산라인 전체가 '풀가동' 상태입니다."

지난 20일 부산 HJ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만난 조기열 생산운영팀장은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그의 뒤에서는 선박 건조의 기초 공정인 후판을 다듬는 선각공장이 쉴 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화물트럭 1대 길이의 대형 용접 설비 2대가 불꽃을 튀기며 거대한 철판을 갈랐다. 작업자들도 분주했다. 한쪽에서는 절단면을 다듬고, 다른 쪽에서는 6명이 한조를 이뤄 철판을 가열해 곡면을 만드는 작업을 이어갔다. 달궈진 철판에 물을 뿌리자 흰 수증기가 순식간에 현장을 채웠다.

이 조선소 대형 도크에서는 79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2척이 선형을 갖춘 채 상부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인근에는 같은 급 선박이 골격의 절반 가량을 드러낸 상태로 자리 잡고 있었다. 해군의 독도함과 미 해군 4만 톤급 군수지원함 'USNS 아멜리아 에어하트함'의 창정비가 이뤄지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참수리급 고속정 2척, 고속상륙정, 해양수산부 어업관리선 등도 건조 대상이었다.

조 팀장은 "영도조선소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조선소라 주요 설비는 이미 감가상각이 끝난 상태지만 현장 경험과 기술력으로 사실상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심정으로 작업하고 있다"며 "선별 수주는 그간 대형 조선사들의 전략으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에는 중형 조선사들도 수익성이 높은 선종 중심으로 수주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형조선 3사 실적/그래픽=이지혜
중형조선 3사 실적/그래픽=이지혜

HJ중공업(31,000원 ▲3,000 +10.71%) 영도조선소의 분위기는 실적으로도 확인된다. 조선 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9504억원으로 전년 대비 13.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58억원에서 595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고부가 선종 중심의 수주 전환도 두드러졌다. HJ중공업은 2024년 7900TEU급 컨테이너선 8척, 지난해 8850TEU급 4척을 수주했는데 모두 친환경 고부가 선박이다. LNG(액화천연가스) 벙커링선을 포함하면 지난해 고부가 선박 비중은 전체 매출의 50% 수준에 달했다. 이는 2022년 약 18%와 비교할 때 크게 증가한 수치다.

HJ중공업만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다. 대한조선과 케이조선 역시 대형 조선사의 비주력 선종을 공략하는 전략을 택하며 실적 상승세를 타고 있다. 대한조선과 케이조선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24년 대비 각각 2배, 13배 정도 늘었다. 수주는 올해도 진행형이다. 대한조선은 지난 1분기에만 수에즈맥스급 원유운반선 12척을 수주하는 성과를 냈다. 케이조선은 이달 들어 유럽 선사와 5만톤급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4척(옵션 2척 포함)의 계약을 체결했다. HJ중공업도 지난 2월 3532억원 규모의 친환경 컨테이너선 2척(옵션 2척 별도)을 수주했다.

이를 바탕으로 조선업이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관측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국내 조선사의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 규제 강화로 친환경 선박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것도 호재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 조선업 호황은 수요의 질적 변화와 제한된 공급 구조가 맞물린 결과"라며 "중장기 성장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이 과실을 중소형 조선사들도 획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일 부산 영도구 HJ중공업 영도조선소./사진=김도균 기자
20일 부산 영도구 HJ중공업 영도조선소./사진=김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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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산업1부 김도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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