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두산重, 국산화 94% 해수담수화 플랜트 프로젝트 성공

지난 26일 부산역에서 1시간가량 자동차로 이동하니 기장군 바닷가에 우뚝 솟은 바지선이 눈에 들어왔다. 오는 7월부터 바닷물을 마시는 물로 전환해 공급하는 담수화설비가 가동되는데 그 '수원지'다. 이곳에서 끌어올린 바닷물이 해저터널을 통해두산중공업(96,600원 ▲3,000 +3.21%)이 개발한 해수담수화 플랜트공장으로 이동한다. 바다에서 350m 떨어진 공장에서 4차례 공정을 통해 바닷물이 마시는 물로 바뀐다.
기장 담수화 플랜트 외에 국내에는 40여개 해수담수화 플랜트가 있지만 주로 공업용수 공급이 목적이다. 두산중공업의 기장 해수담수화 플랜트는 광역상수원 공급용으로 만들어지는 첫 사례다.
플랜트공장에 들어서니 역삼투압(RO·Reverse Osmosis)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해수담수화 플랜트의 핵심 구성품 가운데 하나인 '유닛트레인'이 자리잡고 있었다. 역삼투압 방식은 배추를 절일 때 소금을 넣어 물기를 빼는 원리(삼투압)의 반대로, 바닷물을 멤브레인에 고압으로 통과시켜 염분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유닛트레인'은 멤브레인과 고압펌프로 구성된다. 멤브레인은 염분을 제거하는 막이다. 고압펌프는 역삼투압 방식으로 바닷물에서 소금기를 빼기 위해서는 고압이 필요한데 이 부분을 담당한다. '유닛트레인'의 크기가 클수록 경제성이 좋아진다.
상용화된 역삼투압방식 해수담수화시설의 '유닛트레인'의 크기는 대략 2~3MIGD 규모다.
두산중공업은 세계 최대규모인 8MIGD(MIGD는 담수생산 단위용량·1MIGD는 하루 1만5000명의 생활용수량으로 4546톤가량) 규모의 '유닛트레인' 개발에 성공했다. 이곳 기장공장에는 2MIGD급 담수화시설도 포함되기 때문에 전체 담수공급 가능량은 10MIGD 규모가 된다. '유닛트레인'을 거친 물의 절반 정도는 다시 마지막 단계를 거치면서 마실 수 있는 수질이 좋은 물로 지하탱크에 저장된다.
기장 담수화 플랜트 '유닛트레인'의 크기도 크기지만 바닷물을 거르는 데도 두산중공업의 핵심기술이 적용됐다. 볼방식 여과장치는 부유식으로 걸러지지 않은 잔여 부유물을 걸러내는 기능을 한다. 두산중공업만이 보유한 기술이다.
플랜트공장을 나와 지하공장에 들어서니 하얀 솜처럼 생긴 골프공만한 크기의 볼들이 1.5m 높이를 가득 채웠다. 바닷물이 들어오면 이 볼들이 필터 역할을 해 다음 단계인 전처리설비로 물이 공급된 뒤 유닛트레인으로 옮겨진다.
독자들의 PICK!
두산중공업은 또 최종 음용수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전기 사용량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에너지회수장치를 설치했다. 해수담수 과정에서 남은 짠 물을 재활용해 에너지를 일으키는 원리로 에너지효율을 높였다.
우성우 두산중공업 기장RO건설사무소 시운전부장은 "현재 기술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효율성을 높이도록 연구 중"이라며 "다양한 연구·개발로 비용절감 효과를 높이고 원천기술을 확보하는데 노력한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의 기장 해수담수화 플랜트는 무엇보다 바닷물을 마시는 물로 탄생시키는 과정이 대부분 국내기술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에너지회수장치를 제외한 94%의 장치가 국산화됐다. 기존 수출하던 해수담수화 플랜트는 주요 설비들이 수입품이었다.
두산중공업은 해수담수화 플랜트의 국산화 성공으로 해수담수화부문에서 명실공히 세계 1위를 지킬 수 있게 됐다. 환경오염 및 물부족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세계적 기업들이 담수화 플랜트에 주목하는 가운데 두산중공업은 4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한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프로젝트 성공뿐 아니라 담수플랜트의 핵심설비인 증발기를 창원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 설치하는 모듈공법을 최초 개발했다. 두산중공업은 수처리사업을 미래 성장엔진으로 육성해나갈 계획이다.
정연배 두산중공업 현장소장은 "두산중공업은 이곳의 실적을 바탕으로 해외 수주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며 "국산화로 이익률을 높이고 외화도 벌어들이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다음달 준공식을 열고 시운전을 한 후 빠르면 오는 7월 본격적으로 바닷물로 식수를 만들어 공급할 계획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수돗물은 하루 4만5000톤으로 부산 기장군민 5만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아울러 두산중공업은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 약 40곳과 손을 잡고 기장 플랜트 건설에 참여했다. 정 소장은 "두산중공업 중심으로 이뤄낸 부산 해수담수화 플랜트 프로젝트는 정부가 '창조경제'와 대·중소기업 협업의 성공사례로 꼽을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