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도대체 얼마 써낸 거죠?", "요즘 도는 그 찌라시(정보지) 사실인가요."
지난 주말 사적인 모임자리에 갔던 기자에게 쏟아진 질문이다. 그동안 경제 이슈와 거리를 멀리 했던 이들까지도 이번만큼은 호기심 가득 찬 눈초리였다. 재계 1~2위인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 간 세기의 대결, 한국전력 삼성동 부지 입찰을 두고서였다.
결국 10조55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액수를 베팅한 현대차의 낙찰이 지난 18일 공식발표 됐음에도 여전히 SNS(사회관계망시스템)에서는 뒷얘기가 퍼지고 있다. 물론 팩트인지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이다.
여러 '작가'들의 '찌라시'가 돌고 있지만 대개 내용의 흐름은 '삼성의 입찰가는 실제 얼마이고 이 낙찰 결과를 본 A사 오너가 격한 반응을 보였으며 이에 A사 임원들이 얼어붙어있다' 정도로 요약된다. 속이 쓰린 그 A사가 누군지에 대해선 해석이 제각각이다.
연예계 소문도 아닌 기업 이슈가 이렇게까지 세간의 관심을 끈 것은 일단 상상하기 힘든 거액의 응찰가 때문이다. 감정가(3조3346억원)의 세배를 훌쩍 넘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주인공'의 뚝심 베팅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양쪽이 막판까지 패를 드러내지 않고 레이스를 펼친 모습은 마차 영화 '타짜'를 보는듯한 짜릿한 긴장감을 줬다는 관전평도 있다.
그런데 찌라시는 찌라시일 뿐. 삼성전자가 4조원을 써냈든 10조원을 써냈든 달라질 것은 없다. 자명한 팩트는 10조5500억원을 써낸 현대차가 삼성동 땅의 주인이 됐다는 것 하나다.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는 법이다. 통합 사옥이 무엇보다 절실했던 현대차는 이 땅이 그 정도 가치가 있다고 봤고, 또 이를 지불할 능력도 있다. 삼성은 이 땅의 가치를 조금 다르게 봤을 뿐 진 것도 아니고 자존심 상할 이유도 없다.
이제 주어진 앞길만 보고 가면 된다. 한국 대표기업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초를 다투며 사투를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외부의 관심도 좋지만 확인되지 않은 억측들이 시장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된다.
삼성전자(225,000원 ▲5,500 +2.51%)는 이번에 남겨둔 자금을 기술 설비에 더 투자해 미래 신성장 동력을 키우며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지혜를 발휘하면 된다. 또현대차(526,000원 ▲13,000 +2.53%)도 그동안 그려온 청사진대로 새 통합사옥을 든든한 본진으로 삼아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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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동 뒷얘기로 한가하게 소모전을 벌일 시간이 없다. 이제 더 넓은 세상 밖으로 눈 돌려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