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퇴직연금 연내 전환추진...20여 사업자 선정예정, 성과급 미반영해 DC형 유리할 듯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이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하고 사업자 선정에 나섰다. 한전은 퇴직금 추계액이 1조 5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최근 기업 퇴직연금 전환액으로는 유례없는 액수로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사활을 건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한전은 지난달 28일 퇴직연금 사업자 선정 공고를 내고 전직원의 퇴직연금 전환절차에 들어갔다고 8일 밝혔다. 한전은 7일 입찰제안서 신청을 마감했는데, 퇴직연금 분야 올해 최대어인 만큼 국내 46개 퇴직연금 사업자 대부분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전 노동조합은 지난 8월 28일 퇴직연금제 도입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조합원 1만 3611명이 참여해 87.1%가 찬성함으로써 도입이 결정됐다. 한전 전직원은 1만 9800여명이다. 한전은 퇴직연금 가입을 희망하는 전직원을 대상으로 DB(확정급여형)과 DC(확정기여형), 혼합형(일부 DB+DC) 퇴직연금을 선택하도록 했다. 한전 측은 재무안전성과 자산운용실적, 고객만족도, 제도운용역량, 자산운용역량, 서비스제공역량, 수수료 등을 평가해 오는 13일께 최종 사업자를 선정한다.
퇴직연금 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 은행과 보험, 증권사를 포함한 46개 퇴직연금 사업자 대부분이 참여한 것으로 안다"면서 "최종 선정사 숫자가 얼마나될지 알 수 없으나 탈락시 퇴직연금 사업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만큼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1.5조원은 퇴직연금으로는 유례없는 액수로 과거 KT나 삼성전자급 초대형 사업장"이라고 말했다. 한전 안팎에서는 연금사업자로 20곳 정도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렇게되면 신청사업자의 절반 이상이 탈락하게된다.
특히 한전은 DB와 DC, 혼합형을 모두 도입해 주목된다. 이는 경영평가 성과급의 퇴직금 적용배제와 관련이 있다. 한전은 내년부터 정부의 공기업 정상화 이행과제에 따라 퇴직금에 경영평과성과급을 적용할 수 없게 되고, 만약 적용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불이익을 당하게 돼 장래 성과급 자체가 줄어들게 된다. 이에 노조는 퇴직연금 도입여부와 함께 기존 경영평가 성과급의 퇴직금 적용 배제안에 대해서도 통과시켰다.
기업이 운용하는 DB형은 퇴직전 3개월간 평균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하는 방식인만큼 임금상승 기대가 높은 신입직원들에 유리한 반면, DC형은 매년 월평균임금을 반영하는 방식이라 추후 임금상승기대가 낮은 장기근속자에 유리하다. 향후 경영평가 성과급을 퇴직금에 산입할 수 없게되면 DC형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DB에서는 그동안 받은 성과금을 최종 퇴직연금에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근속연수에 따라 유불리가 엇갈릴 수 있어 노사협의를 통해 다양한 연금유형을 선택토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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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퇴직연금 사업자 관계자는 "통상 공기업은 보수적인 성향이 있어 은행과 보험권이 유리한 DB형을 택할 가능성이 높지만 한전의 경우 경영성과급 이슈가 맞물려 DC형 비중이 상당할 것으로 보여 증권업계의 기대감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