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임금은 동결, 양측 한발씩 물러서…1사3노조 특이한 노사관계 '상생문화' 만들어

금호석유(118,000원 0%)화학 노사가 21일 임금단체협약을 체결하며 27년 무분규 기록을 이어갔다. 금호석화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노동계의 최대 쟁점 중 하나인 통상임금 문제를 노측과 사측이 한발씩 양보하면서 합의를 이끌어냈다.
금호석화는 이날 오전 서울 수표동 본사에서 임단협 조인식을 갖고, 김성채 대표와 양근주 울산고무공장 노조위원장, 이성팔 울산수지공장 노조위원장, 이치훈 여수고무공장 노조위원장 등 노조 3곳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임단협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금호석화 노사는 지난 7월부터 총 13차례에 걸쳐 협상을 진행했고, 이날 체결한 임단협은 4월 임금부터 소급 적용된다.
노사는 상여금 600%를 통상임금에 포함시키기로 합의했다. 통상임금은 시간외 수당, 야근, 퇴직금 등 다른 급여의 기준이 되는 만큼 실질적으로 임금이 인상될 전망이다.
대신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불황이 계속되는 점을 감안해서, 임금은 동결시키기로 했다. 내년 경제전망이 불투명하고, 업계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에서 노사가 함께 대비키로 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이번 임단협은 사측은 통상임금에서, 노조 측은 임금 인상에서 한발씩 양보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성채 대표도 "다양한 쟁점에도 노사 양측이 통상임금 확대라는 큰 틀에 합의한 것에 대해 감사하다"며 "이번 협약은 회사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높이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호석화는 이번 노사협상을 충돌없이 마무리하면서 1987년 8월 파업이후 27년 동안 무분규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금호석화는 '1사 3노조'라는 특이한 노사 관계를 갖고 있다. 1987년 울산 공장에 노조가 설립된 이후 지리적으로 거리가 먼 여수 공장에 두번째 노조가 생겼고, 2001년 금호케미칼(옛 미원유화)을 합병하며 기존 노조를 그대로 유지시켰기 때문이다.
때문에 사측과 노조, 노조와 노조 사이 상생 없이는 회사운영이 어렵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2010년부터 3년간 이어진 자율협약에서 임금동결로 분규직전까지 몰렸는데도, 노사 간 끈질긴 대화 끝에 무분규 기록을 이어갔다고 한다.
1997년 업계의 경쟁 심화와 외환위기로 위기감이 고조되자 울산 고무공장 노사는 회사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임금동결을 결의하고 쟁의기금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2001년 금호케미칼 인수 당시에 회사는 해고대신 희망퇴직을 택했고, 노조는 상여금 100%를 자진 반납하며 회사에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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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인 박찬구 회장 역시 수시로 각 사업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할 만큼 노사 문제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월에는 여수공장에서 11년 넘게 무재해 기록을 달성한 것을 기념해 직접 공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아울러 한번 공장가동을 멈추면 재가동에 수개월이 걸려, 파업 시 노사 양측이 심각한 타격을 입는 석유화학 업종의 특성도 27년 무분규 기록 달성에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