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익성 낮은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라"
이번 주 대한민국 산업지형을 뒤흔든 가장 큰 사건인 삼성-한화간 1조9000억원 규모 빅딜을 보며 앞으로 기업 인수·합병(M&A)과 매각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이번 빅딜은 외환위기 당시 정부 주도의 빅딜과 달리, 자율적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향후 국내 기업 M&A 시장의 척도가 될 만하다.
미래 성장성이 높은 분야나 해당 분야 핵심 역량을 갖춘 기업은 적극 인수하고 수익성이 낮은 계열사나 사업은 재빨리 정리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유지하는 GE식, 혹은 구글식 성장모델이 연상된다. 앞으로 국내 재계의 자발적인 구조조정이 기대되는 순간이다.
이번 빅딜로 한화는 삼성종합화학, 삼성테크윈 등 삼성의 석유화학·방위산업 4개 계열사를 사들였다. 한화는 자산규모를 50조원대로 늘리며 재계 서열 9위로 도약했으며, 화학·방산 등 핵심 사업 분야에서 글로벌 메이저들과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삼성은 비핵심사업을 정리하고 전자·금융·건설 등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게 됐다.
이번 빅딜은 지금까지 우리 중견기업 혹은 대기업이 성장을 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거쳐야 하는 M&A 과정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그동안 정부나 채권단이 중간에 끼어 있지 않은 기업간 인수합병은 커다란 장애물이 하나 있었다.
그게 바로 '오너십에 대한 집착'이다. 기업가들은 흔히 "내가, 우리 아버지가 어떻게 키운 회사인데..."라는 오너십에만 집착해 정작 수익성과 미래 발전 가능성이 낮은 사업을 버리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또 경쟁자간 M&A가 필요할 경우 "내가 리더십을 가져야 하니, 당신이 나한테 팔아라"라는 집착이 M&A를 어렵게 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은 이번 빅딜에서 오너십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과단성을 보였다. 화학과 방산에서 글로벌 메이저가 되기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을 때, 글로벌 메이저가 될 수 있는 역량을 이미 갖추고 있는 한화에 이들 사업을 넘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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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국내 M&A 시장에서는 우리은행, 현대증권,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 메가박스, KT렌탈, 대한전선, 금호산업, 금호고속, 홈플러스, 팬택, 한국토지신탁, 쌍용건설, 쌍용양회 등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관리중인 동부제철,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 등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기업이 썩어가는 살을 제때 도려내지 않고 썩을 대로 썩어 채권단의 관리를 받는 상황까지 가는 것보다는, 지금과 같은 디플레이션 초입에 적극적인 M&A를 통해 각 기업의 핵심 성장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이 바람직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