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지구 80바퀴 달렸다' 모하비사막 뜨겁게 달군 제네시스 EQ900

[르포]'지구 80바퀴 달렸다' 모하비사막 뜨겁게 달군 제네시스 EQ900

로스앤젤레스(미국)=박상빈 기자
2015.11.22 09:00

EQ900 막바지 담금질 한창이던 '현대·기아자동차 모하비주행시험장' 가보니

미국 모하비 사막에 위치한 현대·기아자동차 모하비주행시험장(CPG)에서 막바지 담금질중인 '제네시스 EQ900'의 모습. 풍경에는 조슈아 나무와 데쓰밸리의 모습이 보인다./사진제공=제네시스
미국 모하비 사막에 위치한 현대·기아자동차 모하비주행시험장(CPG)에서 막바지 담금질중인 '제네시스 EQ900'의 모습. 풍경에는 조슈아 나무와 데쓰밸리의 모습이 보인다./사진제공=제네시스

뜨거운 햇빛과 차가운 바람이 불던 가을의 미국 모하비사막(Mohave Desert). 그 가운데 자리잡은 1770만㎡ 규모의 현대·기아자동차 모하비주행시험장(Califonia Proving Ground)에선 가혹한 조건을 이겨내고 차량에 최고의 품질을 담고자 하는 극한의 시험이 반복되고 있었다.

현대·기아차가 2004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건립한 모하비주행시험장은 여의도의 6배가 넘는 규모로, 인공위성에서도 식별이 되는 거대한 장소다. 더운 공기와 사막 특유의 건조함을 시험할 수 있는 장소일 뿐 아니라 '죽음의 계곡'이라고 불리는 북쪽 지역의 '데쓰밸리'로 성능 시험을 가는 데도 차로 3시간 거리인 안성맞춤 장소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찾은 모하비주행시험장에는 다음달 초 한국 출시를 앞두고 있는 '제네시스 EQ900(현지명 G90)'가 모습을 드러냈다. 여름에는 지표 온도가 50℃가 넘고, 겨울철에는 폭풍우가 내리는 이곳에서 이미 수차례의 시험을 거친 상태지만 출시를 앞둔 막바지 담금질에 묘한 긴장감이 새어나왔다.

올해 1월을 시작으로 모하비주행시험장을 거쳐간 EQ900의 시험차량은 20대. 한국에서 20일간 배를 타고 이곳에 온 차량들은 지난 몇 개월간 이곳 구석구석을 돌았다.

최고 시속 200km로 한 바퀴를 달리는 데 180초가 걸리는 10.3km 길이의 고속주회로를 포함해 비포장로, 장등판로, 쏠림시험로, 미국 LA지역 도로를 반영한 LA프리웨이 등 11개 시험로의 총 연장 길이는 61km에 달했다. EQ900 시험차량은 1대당 16만1000km씩 총 20대가 320만km가량을 달렸다. 이는 지구둘레 80바퀴의 거리와 맞먹는 수준이다.

EQ900의 성능 시험은 △내구성 △주행감성 △승차감 등 차량이 발휘해야 하는 모든 성능 영역에서 최고의 품질을 구현할 수 있도록 목표가 세워져 있었다. EQ900가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차종인 만큼 모하비주행시험장의 연구원들은 휴일도 반납한 채 시험에 나서고 있다는 후문이 들렸다.

차량의 근간을 이루는 내구성을 시험하는 과정을 체험하기 위해 EQ900의 뒷좌석에 올라탔다. 앞서 언론행사에서 확인한 내관이었지만 항공기 1등석을 지향해 최고급 가죽과 마감재로 완성한 시트에 앉으니 몸이 착 감기는 인상을 받았다.

미국 모하비 사막에 위치한 현대·기아자동차 모하비주행시험장(CPG)에서 막바지 담금질중인 '제네시스 EQ900'의 모습. 비포장 시험로 주위로 사막에서 자라는 사막풀(부쉬)이 보인다./사진제공=제네시스
미국 모하비 사막에 위치한 현대·기아자동차 모하비주행시험장(CPG)에서 막바지 담금질중인 '제네시스 EQ900'의 모습. 비포장 시험로 주위로 사막에서 자라는 사막풀(부쉬)이 보인다./사진제공=제네시스

그렇게 타고 향한 고속주회로는 직선 구간 2km 등으로 이뤄진 3차로 트랙이었다. 한국의 남양연구소 시험로의 2배 길이로, 최대 경사각은 12%였다. 최대 시속 200km까지 주행이 가능한 이곳에서 EQ900는 3개월간 5만km가량을 달리며 내구성 검사를 받았다. 고속과 거센 바람, 사막의 열기 등을 압축적으로 받으며 내구성을 측정하는 과정이었다.

이와 함께 사막 지형 등 11.4km의 오프로드 시험로도 내구성 시험에 일조했다. 사막의 가운데에 마련된 시험장 주위로는 모하비사막의 태양광과 자외선을 내리 받으며 탈색이나 변색 등을 시험 받던 주요 실내외 차량 부품들도 보였다. 성경 여호수아를 닮은 사막의 조슈아(Joshua Tree) 나무와 멀리 보이는 데쓰밸리의 풍경이 시험장과 묘하게 어우러졌다.

내구성 확인에 이어 찾은 급커브 구간, 8% 경사 언덕 등으로 구성된 핸들링 시험로와 미국 시장 맞춤형 차량을 개발할 수 있는 LA프리웨이 시험로에서는 차량의 주행감성을 체험할 수 있었다. 18가지 노면으로 이뤄진 승차감·소음 시험로에서는 소음·진동을 억제시키고 최상의 승차감을 제공하는 시험이 이뤄졌다.

이날 제네시스는 향후 미국 시장을 비롯해 전세계 시장에서 EQ900가 맞붙어야 할 경쟁 프리미엄 세단 메르세데스-벤츠 S550, 렉서스 LS 460L을 마련한 비교시승 시간을 제공했다. 한국 시장에서 '회장님 차, 사장님 차'라고 불렸던 에쿠스의 후속 차량이지만 EQ900가 추구하는 지향점이 더 높은 곳임을 알리는 대목이었다.

이미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최고급 세단들과 견줘 EQ900는 위장막에 가려진 외관과 직접 운전하지 않아 확인 못한 주행성능을 제외하곤 뒷좌석에 앉아 체험한 승차감만을 비교할 때 대등한 품질을 갖췄다는 인상을 받았다. 벤츠를 운전해준 현지 외국인 직원은 "EQ900가 경쟁차종보다 조용하고, 운전도 부드럽다"는 평가를 전했다.

손과 몸이 닿아 느껴진 품질감성을 비롯해 급커브, 급가속 상황에서도 느낄 수 있던 안락함과 조용함은 흡족스러웠다. 함께 비교시승에 나선 여러 취재진들의 입에서 "렉서스는 넘어섰다" "벤츠에 밀리지 않는다"라는 평가가 나왔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EQ900를 개발하는 데 '경쟁 세단과 동등해도 현대차그룹만의 고유 특성을 갖추지 않으면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했다"며 "'감동을 주자'라는 콘셉트에 맞춰 고유의 최고급 세단을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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