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것 같은 생각에도 투자"…날개없는 선풍기 '다이슨의 힘'

"미친 것 같은 생각에도 투자"…날개없는 선풍기 '다이슨의 힘'

싱가포르=김성은 기자
2016.08.03 15:27

[르포]싱가포르 디지털 모터 공장 공개 "내년까지 1500만대 생산…연구개발에 매주 400만 파운드 투자"

다이슨의 싱가폴 웨스트파크 디지털 모터 제조공장 전경/사진제공=다이슨
다이슨의 싱가폴 웨스트파크 디지털 모터 제조공장 전경/사진제공=다이슨

"다이슨 디지털 모터의 핵심은 임펠라(Impeller·전자기 에너지를 이용해 회전하는 모터 내 부품)에 있습니다. 다이슨 디지털 모터(DDM)의 최신 버전인 'V9'(모터명·헤어드라이어 등에 활용)은 항공기에 사용될 정도의 가볍고 튼튼한 알루미늄을 이용해 만들고 블레이드(날개수) 수가 기존(11개) 대비 2개 더 많은 13개로 회전력 및 안정성을 높인 점이 특징입니다."

클레어 로크 다이슨 파워 시스템 엔지니어는 "DDM의 핵심은 얼마나 더 작게, 더 가볍게 만드는가에 있다"며 "임펠라는 모터의 속도와 소리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부품으로 모두 다이슨이 자체 생산한다"고 강조했다.

클레어 로크(Clare Loke) 다이슨 파워 시스템 엔지니어/사진제공=다이슨
클레어 로크(Clare Loke) 다이슨 파워 시스템 엔지니어/사진제공=다이슨

무선 진공청소기, 날개 없는 선풍기 등으로 유명한 영국 기업 다이슨이 지난 2일 한국 언론에 최초로 싱가포르 내 웨스트파크에 위치한 DDM 공장을 공개했다. 싱가포르 DDM 공장은 2013년 설립됐는데 기존 세트 생산법인인 말레이시아 공장과의 접근성이나 교통 연계성 등이 고려된 위치 선정이었다.

다이슨이 제작하는 디지털 모터는 전부 이곳에서 생산되며 총 8개 생산라인에 설치된 50여 대 자동화 기기가 24시간 365일 내내 가동된다. 지난해 1100만개의 모터를 생산했는데 3초에 1대 꼴로 만든 셈. 다이슨은 올해 8월~2017년 8월까지 DDM 생산량을 1500만대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국내에 잘 알려진 다이슨 제품 중 하나는 'V8' 모터를 활용해 지난 6월 출시된 '다이슨 V8 무선청소기'. V8은 분당 최대 11만 RPM의 속도로 회전하며 최대 출력은 전작 제품 대비 21.4% 늘어난 425W다.

청소기 무선 배터리 사용 시간은 기존 20분에서 40분으로 늘었고 소음은 50% 개선됐다. 이 모터 개발을 위해 다이슨의 10~15명의 엔지니어가 18개월의 시간을 투자했다. 다이슨은 V8 무선청소기의 흡입력은 세계 최고이며 성능의 원천은 모터라 자부한다.

로크 엔지니어는 "다이슨 모터 기술력의 핵심은 디자인에 알고리즘을 결합한다는데 있다"며 "날개 수를 단순히 늘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공기의 흐름, 각도 등을 하나하나 계산해 최적의 속도와 균형을 맞추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즉 다이슨의 모터 기술 경쟁력은 소프트웨어 경쟁력이며 이는 모두 지적재산권으로서 보호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이슨은 현재 특허 및 특허 출원 중인 모터가 264개다.

다이슨에게 디자인은 외형 그 이상이다. 웨스트파크 공장 세미나실 한 켠에는 '디자인은 그것이 최적으로 기능할 때에만 진정으로 아름답다(Design is only truly beautiful when it works properly)' 글귀가 적혀 있었다.

안드리아노 니로(Adriano Niro) 다이슨 RDD 엔지니어링 총책임자/사진제공=다이슨
안드리아노 니로(Adriano Niro) 다이슨 RDD 엔지니어링 총책임자/사진제공=다이슨

통상의 연구개발 조직에 대해 R&D(research and development)라는 이름을 붙이는데 다이슨은 RDD(Research Design and Development)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안드리아노 니로 다이슨 RDD 엔지니어링 총책임자는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다른 생각이 필요하다"며 "다이슨은 단순히 보여지는 것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사용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제품을 디자인한다"고 강조했다.

손쉽게 무선청소기를 들어 높은 곳도 청소할 수 있도록 모터를 제품의 상단부에 배치한 점, 청소의 번거로움 및 공기 흐름 방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선풍기 날개를 없앤 점 등은 다이슨의 철학에서 나왔다.

다이슨은 '다음 기술'을 만들기 위해 향후에도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다이슨의 지난해 말 기준 전세계 직원 7004명 가운데 엔지니어는 2084명으로 그 비중이 29.8%에 달한다. 지난 한해 총 매출액은 17억4000만파운드(약 2조5800억원), 수익(=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익)은 4억4800만파운드(약 6600억원)다. 이 가운데 제품개발 비용은 수익의 46.0%인 2억600만파운드(약 3100억원).

니로 총책임자는 "다이슨의 장점은 아무리 미친 아이디어인 것처럼 보여도 투자를 한다는 점"이라며 "이 곳이 창업주인 제임슨 다이슨의 개인 회사임과 동시에 그가 투자를 즐겨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니로 총책임자는 "다이슨은 가능한 한 젊은 엔지니어를 많이 채용하고자 한다"며 "전세계 RDD 인력을 올해 300명, 내년까지 5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이슨은 올해 연구개발에 매주 400만파운드(약 59억원)씩을 투자할 계획이며 향후 3년 동안은 추가적으로 100만파운드를 외부 기술 투자에 사용한다. 투자 계획에는 40개의 제품 개발과 20개 대학과의 협업을 통한 50개의 연구 프로그램이 포함될 예정이다.

다이슨의 싱가폴 웨스트파크 디지털 모터 제조 공장 내부/사진제공=다이슨
다이슨의 싱가폴 웨스트파크 디지털 모터 제조 공장 내부/사진제공=다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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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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