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창원R&D센터' 지난달 말부터 가동…주방 가전 연구원 1500여명 근무

"여기에 있는 냉장고를 일렬로 세우면 1400미터 정도 됩니다. 63빌딩 5개 높이와 맞먹죠.LG전자(109,400원 ▲1,100 +1.02%)가 전 세계에서 출시하는 모든 냉장고는 전부 여기를 거쳐 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6일 LG전자가 지난달 말부터 가동한 '창원R&D센터' 지하 1층에 있는 400여 평 규모의 시료보관실에 들어서자 냉장고 750여 대가 눈에 들어왔다.냉장고마다 붙어있는 A4 용지 크기의 종이에는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폴란드 등 세계 각국에 있는 LG전자 현지 법인에서 개발한 제품임을 알 수 있는 메모와 같은 흔적이 눈에 띄었다.
권오민 냉장고RD/ED 기획파트 선임연구원은 "시료보관실은 냉장고 도서관 혹은 박물관 역할을 한다"며 "창원R&D센터에서 근무하는 주방 가전 연구원 1500여 명이 수시로 내려와 냉장고를 직접 시험하는 등 다른 주방 가전 제조사에서는 볼 수 없는 LG전자만의 '보고'(寶庫)"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권 선임연구원의 자부심처럼 창원R&D센터를 한 번 둘러보니 국내 최초로 냉장고(1965년 모델명 G-120 출시·문화재 제560호)를 만든 LG전자의 장인정신과 최신 기술력의 배경이 각 층마다 베어 있었다. 무엇보다 창원R&D센터의 직사각형 외관의 경우 냉장고를 형상화할 정도로 LG전자가 주방 가전에 공들이고 있음을 가늠할 수 있었다.

철저한 보안이 요구되는 4층 3D프린터실로 올라가니 대당 8억원을 호가하는 3D프린터 4대가 동시에 내뿜는 열기로 후끈함이 느껴졌다. 박수소리 냉장고RD/ED 연구원이 성인 남성이 양팔을 벌린 정도 크기의 냉장고 사이드 커버를 렌더링하자 '중형 3D프린터'가 프린터 특유의 소음과 함께 플라스틱을 녹여 시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여기에 설치된 3D프린터는 냉장고 문과 같은 대형 크기는 물론, 검지 손가락만한 스크류 제작도 하루 이틀 만에 완성할 정도라고 한다. 3D프린터실에서는 LG전자 냉장고 사업부가 개발에 앞서 만드는 시제품의 80% 가량을 소화한다.
박 연구원은 "그동안 각종 시제품을 외부에 의뢰했지만, 보안 등의 문제로 최근 3D프린터 4대를 한꺼번에 구입했다"며 "이렇게 연간 7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이는 그대로 주방 가전 R&D(연구·개발)에 투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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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제품 기획단계부터 개발까지을 거친 LG전자 냉장고는 창원R&D센터 1층과 걸어서 2분 남짓한 거리에 있는 창원1사업장(공장)에서 생산된다. 이날 현장에 들어서자마자 한눈에 봐도 2미터 정도 돼 보이는 주황색 로봇팔이 막 찍어낸 냉장고 본체를 2~3초에 한 대씩 옮기는데 한창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LG전자 냉장고는 현재 16초에 한 대씩 만들어진다. 포장까지 끝낸 제품은 10톤 트럭에 실려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부산항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소비자와 만난다.
이문태 냉장고 제조팀 책임은 "창원1사업장 공장은 최대 1000만대까지 생산이 가능하다"며 "올해 글로벌 시장 냉장고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11% 늘어난 940만대로 기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