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오전 7시30분에 열린 대한항공 이사회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그룹 경영권을 놓고 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 이사회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은 언뜻 납득하기 힘들다.
이날 대한항공 이사외에선 재무구조 개선방안이 중요 논의 사안으로 채택돼 조원태 회장이 직접 사외이사들을 포함한 이사회 소속 이사들에게 이를 설명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조 회장은 이사들 앞에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우한 한국교민 수송을 위해 긴급 편성된 특별전세기에 승무원들과 동행했던 것이 주 이유다. 이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자가격리'를 택한 것이다.
조 회장은 정부가 정한 규정에 따르면 공식 '격리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 무증상 감염이 나올 우려가 있다고 판단, 당분간 자가격리를 하는 쪽을 택했다. 이미 전세기에 탄 대한항공 승무원들도 특별 휴가를 받은 상태다.
조 회장은 대신 이날 이사회에서 자택과 회의실 장소를 화상으로 연결한 컨퍼런스콜(화상회의) 형태로 회의를 주재했다. 이 컨퍼런스콜은 원거리 관계자들끼리 회의할 때 자주 쓰는 방식으로 세종과 서울로 나뉜 정부부처 공무원들도 이 방식으로 공식 회의를 한다.
정부가 설정한 자가격리 기간은 14일로 조 회장은 오는 7일 예정된 한진칼 이사회도 컨퍼런스콜 방식으로 진행한다.
조 회장은 이날 대한항공 이사회에서 "경영권 방어 측면에서 현 시점이 대단히 중요한 고비"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고 한다.
한진그룹은 이날 대한항공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 재무구조 개선안과 7일 한진칼 이사회에서 확정할 이사진 구성 등 지배구조 개선안을 충분히 논의한 뒤 이를 바탕으로 종합적인 그룹 경영 개선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한편 지난 4일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조 회장을 지지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조 회장의 한진칼 우호지분은 33.45%로 늘었다. 이는 32.06% 지분을 보유한 상대편 조현아 전 부사장측(KCGI, 반도건설)보다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것이다.
한진그룹은 이들 이사회를 거쳐 오는 3월말께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주주총회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