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재계의 호소-기업할 권리①

지난달 26일 국회가 UN 산하 국제노동기구(ILO)의 핵심협약 3개를 비준하자, 이번엔 재계가 노조법 개정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조할 권리가 강해진만큼 경영할 권리도 균형을 맞춰달라는 요구다.
9일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은 지난해 말 개정, 올초 시행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의 '노조할 권리 강화'에 상응하는 '대체근로' 등 경영계의 대항권을 높이는 노조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말 국회를 통과한 노조법과 공무원노조법, 교원노조법에 이어 지난달말 국회에서 비준한 결사의 자유(87호, 98호)와 강제노동금지(29호) 등 ILO 핵심협약은 해고자 등의 노조가입을 허용하고, 6급 이상 공무원들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
장정우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장은 "노동조합이 파업에 나설 경우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겠지만, 경영계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파업에 맞서 대체근로 등 대항권이 주어져야 하는데 지난해 노조법 개정안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재개정을 촉구했다.
경총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7년까지 근로자 1000명당 평균 근로손실일수는 43.13일로 경쟁국인 일본(0.25일)의 190배, 미국(5.2)의 8배로 파업 손실이 커 미국과 일본처럼 대체근로로 손실을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행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43조 '사용자의 채용제한' 조항엔 쟁의행위 기간 중엔 쟁위행위로 중단된 자리에 채용 또는 대체할 수 없고, 도급 또는 하도급도 줄 수 없다고 못박았다.
장 본부장은 "미국은 대체근로 금지규정 자체가 없고, 독일과 프랑스, 영국은 파견근로자의 대체근로는 금지하고 있지만, 신규채용이나 하도급을 통한 대체근로는 허용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고 말했다.
경영계가 가진 수단은 직장폐쇄인데, 이는 개시 및 유지요건이 매우 엄격하게 적용돼 대항수단으로서 사용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도 "노동조합법과 ILO핵심협약 비준안이 우리경제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국회에 여러 차례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일방적으로 처리됐다"고 지적했다.
추 실장은 이어 "ILO핵심협약 비준안 국회 통과로 노동자의 단결권만 강화됨으로써 노조 우위의 힘의 불균형이 더욱 심화됨은 물론, 기업 투자의욕 저하, 일자리 감소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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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우리나라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만 형사적으로 강하게 규율하고 노동자의 부당행위는 규율하지 않아 불공정하다는 게 재계의 목소리다. 사용자는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2년 이하 징역,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미국은 사용자 및 노조의 부당노동행위를 규율하고, 정부의 지시 미이행시 형사처벌 규정만 있지,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형사처벌규정은 없다. 이도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라야 한다는 게 경영계의 입장이다.
김용춘 전경련 고용정책팀 팀장은 "현재 노사의 힘의 균형은 기울어져 있다"며 " 대체근로 허용, 부당노동행위제도 개선 등 사용자 대항권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도록 보완 입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정의당과 노동단체들은 해고자도 노조 임원이 될 수 있도록 자격 제한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비정규직 관련 노동자와 사용자 정의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해 ILO 협약 비준 이후에도 노사 힘겨루기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