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키플랫폼] 총회2

"AI(인공지능)에게 가이드라인만 잘 제시하면 누구라도 혼자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만들 수 있다."(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
글로벌 바이오산업·경제금융 전문가들이 AI가 바이오산업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AI를 통한 신약 개발 등이 10년 내 주류를 차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글로벌 전문가들은 한국 바이오 기업·스타트업에도 큰 기회가 열리는 만큼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AI·양자컴퓨팅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 원장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6 키플랫폼'(K.E.Y. PLATFORM 2026) 총회 2 기조강연 '1인 유니콘 시대의 도래'에서 "AI를 잘 활용하면 한국에서도 린(Lean) AI 네이티브(설립 5년 이내, 직원 50명 미만으로 연 매출 500만 달러 이상을 달성한 AI 스타트업)가 가능하고 실제 성공 가능성이 보이는 바이오 기업들도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태흠 아델파이벤처스 대표는 "컴퓨터를 이용해서 신약을 개발하려는 시도는 1980년대부터 있었는데 지금은 AI로 인해 기하급수적으로 효율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AI가 현재 신약 개발, 의료적 이용, 임상 실험, 의약품 생산 등에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10년 안, 혹은 더 이른 시기에 약 60%의 신약이 AI를 통해 개발될 수 있다고 예상한다"며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수년이 걸릴 작업을 AI 시뮬레이션으로 며칠 만에 끝내고 있다. 이런 기술력은 결국 개발 비용의 절감과 시장 진입시간 단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오산업에서도 데이터 확보가 중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기존 연구 데이터를 AI가 인식하기 용이한 바이오마커 데이터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김연진 아스트라제네카(AZ) 시니어 디렉터는 "바이오마커(생체 지표)는 AI(인공지능) 신약 개발의 진정한 레버리지 포인트가 될 수 있다. 특히 AI가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데이터(AI-ready biomarker data)는 단순히 신약 개발에서 짧게 도움을 주는 게 아니라 전체 과정의 장기적인 전략 자산이 될 것"이라며 "현재 글로벌 제약사가 집행하는 대규모 투자가 바이오마커에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양자컴퓨터 또한 바이오산업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소프트웨어로서 AI를 활용하는 것에 더해 하드웨어로 양자컴퓨터를 사용하면 신약 개발 초기부터 임상까지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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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준 롯데홀딩스 헬스케어&바이오파마 CVC(기업형 벤처캐피탈) 매니징 파트너는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슈퍼컴퓨터로 10해년(10의 25승)이 걸리는 계산을 양자컴퓨터로 하면 5분 만에 결과가 나온다"며 "AI가 신약 개발 초기부터 임상까지 전부 검토할 수 있는 혁신의 도구가 됐다"고 강조했다.

바이오 스타트업을 둘러싼 환경이 격변하고 있는 만큼 세계무대를 목표로 뛰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제니 주 코리아 콘퍼런스 회장은 "스스로 성장의 한계를 정하지 말아야 한다"며 "지금은 장벽을 넘는 시대가 아니라 장벽 자체가 사라지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이유는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투자자의 언어로 이야기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무엇을 만들었는지가 아니라, 그 기술이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는지를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약·바이오 업계가 미국 메릴랜드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 바이오 기업에게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메릴랜드는 NIH(미국 국립보건원)와 FDA(미국 식품의약청)를 비롯해 연방 연구소, 존스홉킨스대 등 바이오 인프라가 밀집해 바이오·생명과학·제약 분야에서 경쟁력이 높다.
트로이 르메일 스토발 테드코(TEDCO) 대표는 "한국 기업과 미국 메릴랜드주의 투자·산업 생태계를 연결해 한국 기업의 세계시장 진출을 돕겠다"며 "집 차고에서, 뒷마당에서 떠올린 아이디어가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실험실이든 변호사든 모든 것을 무상 지원한다. 우리 펀드는 시작 단계에서 16만 달러~50만 달러(한화 2억 3000만~7억 4000만 원)를 지원하고, 벤처 투자 단계까지 가게 되면 최대 200만 달러까지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테드코는 메릴랜드주 산하 투자기관이다.
전문가들은 AI가 바이오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면서,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투자, 규제, 인재 등 전방위적인 생태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토발 대표는 "기술은 항상 법과 규제보다 빠르게 발전하기 때문에 규제 환경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투자자와 산업계가 정책 입안자들과 함께 방향을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